사전에 확정된 분양가로 10년 뒤 주택을 매입할 수 있는 ‘누구나집’ 사업이 본격화된다. 사진은 인천 영종도 미단시티의 누구나집 건설 현장.  한경DB
사전에 확정된 분양가로 10년 뒤 주택을 매입할 수 있는 ‘누구나집’ 사업이 본격화된다. 사진은 인천 영종도 미단시티의 누구나집 건설 현장. 한경DB
저렴한 임대료로 10년간 거주한 뒤 미리 정한 가격에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는 ‘누구나집’ 사업이 본격화된다. 의왕 초평지구 등 경기·인천지역 시범사업 6곳의 전용면적 84㎡ 분양가는 5억9400만~8억5000만원으로 정해졌다. 2035년으로 예상되는 분양전환 시점 가격이 현재 시세 수준이라는 평가다. 공유차량, 24시간 보육 등 다양한 주거서비스도 제공될 것으로 예상된다.

의왕 전용 84㎡ 8억원대

검단·의왕·화성에…10년 살면 5억~8억에 분양
29일 국토교통부와 LH(한국토지주택공사), 인천도시공사는 경기·인천지역 누구나집 시범 사업지 6곳의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 결과를 발표했다. LH가 진행하는 4개 시범사업에는 계룡건설 컨소시엄(화성 능동A1·899가구), 제일건설 컨소시엄(의왕 초평A2·951가구), 우미건설 컨소시엄(인천 검단AA26·1366가구), 극동건설 컨소시엄(인천 검단AA31·766가구)이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인천도시공사가 맡은 2개 사업은 금성백조주택(인천 검단AA27·1629가구)과 제일건설 컨소시엄(인천 검단AA30·464가구)이 각각 맡는다.

검단·의왕·화성에…10년 살면 5억~8억에 분양
누구나집은 사전에 확정된 분양가로 10년 뒤 주택을 매입할 수 있는 ‘분양가확정 분양전환형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이다. 집값의 10%를 낸 뒤 10년 동안 시세 85~95% 수준의 임대료를 내고 거주한 뒤 분양전환 할 수 있다. 안정적인 소득은 있지만 당장 집을 마련할 목돈이 없는 무주택자·청년·신혼부부 등을 위해 여당 부동산특별위원회가 제시한 제도다.

분양가는 3~4인 가족 선호도가 높은 중형 기준 5억~8억원대다. 화성 능동A1은 전용 74~84㎡로 공급된다. 확정분양가는 전용 74㎡는 6억3800만원, 전용 84㎡는 7억400만원 선이다.

의왕 초평A2는 전용 84㎡가 8억5000만원으로 시범사업지 중 가장 높다. 전용 59㎡는 6억1000만원이고 전용 74㎡는 7억600만원이다. 인천 검단은 4개 사업지에서 총 4123가구를 공급한다. 지구별로 차이가 있지만 확정분양가는 전용 84㎡ 기준 5억9400만~6억1300만원으로 제시됐다. 전용 59㎡는 4억원대, 74㎡는 5억원대다.

10년간 주택 구입은 불가

정부는 확정분양가를 사업 착수 시점부터 분양 시점까지 예상 연평균 주택가격 상승률(1.5%)을 적용한 주택가격 범위 내에서 정하도록 했다. 수분양자들은 입주 후 10년째가 되는 2035년께 이 가격에 분양전환 여부를 결정하면 된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임대주택을 분양전환할 때 일반적으로 전환시점 감정평가 결과를 반영해 가격을 정하는 것과 비교하면 파격적인 수준”이라며 “분양전환 시점까지 무주택을 유지해야 한다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체 물량의 20% 이상은 특별공급 물량으로 배정한다. 무주택인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 120% 이내의 청년, 신혼부부, 고령자에게 공급한다. 물량의 80% 이하는 일반 무주택자에게 할당한다. 현시점에서는 임대주택이기 때문에 청약통장은 필요없다.

6개 사업지는 주택건설 사업계획승인, 실시설계 등을 거쳐 2023년 상반기부터 착공에 들어간다. 입주자 모집은 착공 후 2년, 입주까지는 통상 착공 이후 2년6개월 정도가 소요된다.

국토부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인해 아파트 품질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고려해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주거서비스 항목 배점을 높였다. 의왕 초평A2 사업자로 선정된 제일건설 컨소시엄은 단지 내 공유차량·조식 서비스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다른 사업장에도 24시간 보육서비스, 실업·출산 등 기간 임대료 면제, 단지 내 청년 창업 시 임대료 면제 등이 도입된다.

올해 공모를 진행하지 않은 경기 시화 MTV, 파주 금촌, 안산 반월시화 등 3개 시범 사업지(4620가구)는 내년 공모가 진행된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