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친구와 자취를 하기로 했는데, 보증금이 약간 모자랍니다. 주말 아르바이트로 번 돈으로 9개월간 대출을 상환하겠습니다.”

최근 P2P 온투업체 ‘캠퍼스펀드’에서 투자자를 모집 중인 대학생 신용대출에 소개된 글이다. 한 대학의 식품영양학과에 다니는 이 학생은 80만원을 빌리려고 캠퍼스펀드의 문을 두드렸다. 캠퍼스펀드를 운영하는 레드로켓은 부모에게 손을 벌릴 상황이 되지 못하고, 기존 금융사에서도 외면받는 대학생들을 위해 투자자를 모아 적게는 50만원, 많게는 120만원을 빌려준다.

투자 수익률은 연 10% 남짓. 학생들에겐 이보다 1~2%포인트가량 높은 이자를 받는다. 투자자에겐 이 학생이 몇 학년인지, 학점은 어떤지, 어학성적은 몇 점인지, 다른 금융회사 대출을 갖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레드로켓은 캠퍼스펀드를 ‘학생의 신용도가 아니라 가능성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기존 금융사들이 외면했던 ‘틈새금융’의 역할을 하는 레드로켓이 온투업체로 등록된 이유다.

주택담보대출, 개인신용대출을 주로 취급해온 온투업체들은 최근 수년간 크게 다양화됐다는 평을 받는다. 대학생 신용대출, 공공기관 매출채권은 물론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도 투자할 수 있다. 투자자들은 온투업체를 잘 고르면 안정성과 수익률을 동시에 추구하면서 투자의 가치도 추구할 수 있다.

루트에너지는 지난 8일 새만금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태양광 1구역’에 대한 투자자금을 모집했다. 증권사 은행 등 금융회사가 할 수 있던 재생에너지 PF(프로젝트파이낸싱)에 개인도 투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비플러스는 ‘임팩트투자 플랫폼’을 전면에 내세운 온투업 등록업체다. 이 업체에서 돈을 빌리려면 해당 사업체의 서비스와 제품이 어떻게 사회를 이롭게 하는지를 증명해야 한다. 최근에는 재활용이 가능한 종이냄비 제조비용, 사회적협동조합 운영비, 마을공동체 조성을 위한 비용을 모집하고 있다.

비드펀딩은 공공기관 조달 사업과, 공사를 따낸 중소기업의 매출채권을 담보로 잡고 투자자를 모집한다. 펀펀딩(온투업 등록명 베네핏소셜)에 투자하면 관급 공사를 수주한 중소 건설업체에 대출해주는 격이 된다. 투자 수익률은 연 12~13%로 공공기관에서 정산받을 권리를 담보로 잡는 경우 안정성이 더욱 올라간다는 설명이다.

모우다는 의사, 약사 등 의료인과 의료법인에 대출을 해준다. 이 회사를 설립한 전지선 대표는 의료인이 아니라 통계전문가인데, 병의원은 각종 공개된 정보와 공공데이터가 많다는 것에 착안해 의료전문 온투 플랫폼을 설립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