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으로 대박난 2030…"빌딩 사러 가요" [이슈+]
주식이나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로 대박을 터뜨린 투자자들이 빌딩 구매에 나서고 있다. 통상 빌딩 매입 문의는 상속이나 증여 목적이 대부분이었지만, 위험자산으로 큰 돈을 번 젊은층이 안전자산으로 자금을 옮기고 있는 것이다.

17일 NH농협은행에 따르면 올해 들어 전체 부동산 상담 건수 중 빌딩이 차지하는 비중은 76%를 차지했다. 특히, 2030세대를 중심으로 빌딩 문의가 작년보다 늘고 있다는 게 특징이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비트코인이나 주식으로 돈을 번 2030세대들이 빌딩 구매에 대한 문의가 늘고 있다"며 "어르신들은 노후를 위해 임대수익을 중점에 두고 투자하는 반면, 젊은 층은 시세차익에 초점을 두고 유망한 지역의 빌딩 구매에 나선다는 점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올해 빌딩 투자에 나선 2030세대가 늘고 있다. 부동산컨설팅업체 리얼티코리아에 따르면 올해 서울에서 1000억원 미만 중·소형 빌딩 매매에 나선 2030세대는 67명(3분기 누적)으로 집계됐다. 지난해보다는 줄었지만,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리테일부동산 시장이 침체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라는 분석이다.

앞으로도 자산가들의 빌딩투자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상가나 빌딩은 종합부동산세가 나오지 않고, 취득세도 4.6%로 세율이 고정돼 투자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취득세의 경우 주택은 주과세가 적용돼 13.4%(농특세 등 포함)까지 세금을 포함해야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가나 빌딩 투자가 세금 부담이 덜한 편이다.

또 금융당국이 주택시장에 대해 규제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도 상업용 부동산에 긍정적 요인이다. 리얼티코리아에 따르면 1000억원 미만 중소형 빌딩 매매금액은 2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3조1700억원)보다 감소했지만, 2018년 3분기(1조9500억원) 2019년(1조940-억원)과 비교하면 증가하고 있다.

이재국 리얼티코리아 팀장은 "연도별 거래금액 총액의 경우, 올해 3분기는 작년보다 소폭 감소했지만 2018년과 2019년 대비 거래량은 증가하고 있는 모습"이라며 "이는 주택 시장의 규제로 인해 상업용 부동산이 반사이익이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