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 소재 넥슨 사옥.  /사진=연합뉴스
경기 성남 소재 넥슨 사옥. /사진=연합뉴스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1억달러를 들여 비트코인을 대량 매수한 넥슨의 선택이 뒤늦게 빛을 보고 있다. 매수 이후 비트코인이 급락, 반 토막 나 한때 손실이 600억원대에 달했지만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신고점을 경신하면서 200억원 가까운 수익 구간에 들어선 것으로 파악된다.

10일 회사 측에 따르면 넥슨은 올 4월 1억달러(약 1130억원) 규모 투자를 단행해 매수한 비트코인 1717개를 현재도 변동 없이 보유 중이다. 당시 매수 평균 단가는 약 5만8200달러 정도였다. 이달 9일 비트코인 시세가 한때 6만7000달러를 돌파함에 따라 190억원 넘는 수익을 거둔 셈이 됐다.

비트코인 가격은 최고점 대비 소폭 하락해 이날 오후 5시 현재 6만6000달러대(업비트 기준)를 기록 중이다.

넥슨이 처음부터 웃었던 건 아니다. 비트코인 대량 매수 이후 가격이 내려 빠졌기 때문. 6월에는 2만8000달러 선까지 떨어져 손실률이 50%를 넘었다. 당시 기준으로 600억원 이상 손해를 입었고, 결국 넥슨은 지난 7월 비트코인 거래 손해액 44억9900만엔(약 460억원)을 영업 외 비용으로 계상한다고 공시했었다.

하지만 업계 은어로 이른바 ‘존버’(최대한 버틴다는 뜻) 끝에 최근 가상자산 시장 호재가 이어지며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해 넥슨의 투자 수익률도 16%대까지 치고 올라왔다.

넥슨은 게임 업계에서 가상자산(암호화폐)에 일찌감치 관심을 보이며 투자와 관련 사업을 추진해온 기업으로 꼽힌다. 창업자인 김정주 전 NXC 대표 의중이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넥슨 지주회사인 NXC는 김 전 대표 주도로 국내외 암호화폐 거래소 코빗과 비트스탬프를 차례로 인수했다. 지난해에는 가상자산 분야에 초점을 맞춘 트레이딩(투자·금융거래) 플랫폼 자회사 아퀴스도 설립한 바 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