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이앤씨가 지은 '아크로 서울포레스트'. 유명 연예인을 비롯해 CEO들이 대거 입주하면서 서울의 새로운 부촌 아파트로 떠올랐다.
DL이앤씨가 지은 '아크로 서울포레스트'. 유명 연예인을 비롯해 CEO들이 대거 입주하면서 서울의 새로운 부촌 아파트로 떠올랐다.
샤이니 키가 직접 대파 김치를 만들어서 입대를 앞둔 샤이니 태민의 집을 찾아갔던 방송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나 혼자 산다' 방송으로 태민의 집 곳곳이 공개되면서 아파트의 '조망'을 두고 출연자인 박나래와 기안84는 감탄했다. 한강과 서울숲, 도심까지 3개의 뷰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초고층 아파트의 조망 선호도가 다양해지고 있다. 몇년 전까지만해도 수변(바다·강)이나 녹지( 숲·공원·골프장) 중 하나만 만족하면 되는 분위기였지만, 이제는 파노라마식으로 다양한 조망을 원하는 수요가 늘고 있다. 수요층들도 다양한 조망을 충족하는 새로 짓는 아파트를 선호하면서 이동하고 있다.

초고층 아파트가 몰려 있는 성수동 일대만 봐도 달라지는 분위기를 알 수 있다. 10년 전 한화 갤러리아포레가 준공될 즈음만 하더라도 서울숲이 바로 앞에 펼쳐져 공원뷰가 주목을 받더니, 2017년 '서울숲 트리마제'가 올라가면서 한강뷰가 부러움을 샀다. 젊은 부유층으로 일컫어지는 연예인들이 집을 공개하면서 간접 체험도 가능했다. 소녀시대의 써니는 자신의 집을 공개하면서 한강뷰를 대표 자랑거리로 소개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태민의 집처럼 여러가지 뷰를 즐길 수 있는 집이 인기를 끌고 있다.
샤이니 태민이 군입대 전에 공개한 다양한 뷰가 있는 초고층 아파트(위)와 소녀시대 써니가 공개했던 한강뷰의 아파트. / 해당화면 캡쳐
샤이니 태민이 군입대 전에 공개한 다양한 뷰가 있는 초고층 아파트(위)와 소녀시대 써니가 공개했던 한강뷰의 아파트. / 해당화면 캡쳐
다양한 뷰 만큼이나 아크로 서울 포레스트에는 국내 대표적인 CEO를 비롯해 연예인들이 각계각층의 인사들이 살고 있다. 군 입대를 한 태민을 비롯해 배우 이제훈과 씨엔블루의 강민혁 등 젊은 연예인들을 비롯해 탤런트 최란·이충희 전 농구감독 부부, 배우 윤유선 부부, 손지창·오연수 부부, 주상욱·차예련 부부 등 가족단위로도 거주하고 있다. 권승조 카카오 수석부회장은 트리마제를 팔고 아예 이사를 했고, 신현성 티몬 대표, 조만호 무신사 대표 등 젊은 CEO들도 입주민이다. 이 밖에도 재계의 유력인사들이 이웃사촌으로 실제 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1년 전국 공동주택 가격 공시’에서 이 아파트는 전용면적 273.93㎡ 기준으로 67억9800만원으로 전국 상위 7위에 올랐다. 1~5위는 강남 일대의 연립이나 빌라형 아파트였고, 강북에서는 6위 한남더힐을 잇게 됐다.

이 같은 경향은 초고층 아파트가 몰려 있는 인천 송도국제도시 일대도 마찬가지다. 과거에는 송도센트럴파크 주변의 아파트들만 대장 아파트로 소개됐지만, 이후에는 오션뷰 아파트가 주목을 받았다. 최근에는 바다와 공원·골프장 등 두 개 이상의 '더블뷰'를 즐길 수 있는 아파트들의 가치가 뛰고 있다.

2015년에 나란히 입주한 '송도 센트럴파크 푸르지오'와 '더샵 마스터뷰'를 비교해도 그렇다. 두 아파트는 최근 매매가는 거의 비슷하지만, 2년 전만해도 1억원 차이가 났었다. 더샵 마스터뷰 주변으로 인프라가 형성되면서 조망의 가치가 주목을 받았다는 게 주변 공인중개사들의 얘기다.

송도센트럴파크를 끼고 있는 송도 센트럴파크 푸르지오 전용면적 84㎡는 33층이 지난달 11억9500만원에 매매됐고, 잭니클라우스GC와 바다조망이 동시에 가능한 더샵 마스터뷰의 같은 면적 24층은 지난 8월 11억5000만원에 실거래됐다. 그러나 2년 전인 2019년 9월만 하더라도 두 아파트의 실거래가 차이는 1억원 이상이 났다. 송도 센트럴파크 푸르지오는 7억3000만~7억4000만원대에 매매됐고, 더샵 마스터뷰는 6억3000만~6억4000만원대였다.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아파트 전경. 사진=이송렬 기자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아파트 전경. 사진=이송렬 기자
최근 송도에서 분양되고 있는 아파트들은 랜드마크시티지구 워터프론트 호수 주변에 조성되고 있다. 서해안 쪽에 더 가깝다보니 오션뷰를 기본적으로 즐길 수 있고 주변에 호수나 공원, 골프장 뷰도 가능하다. 아파트의 후면이라고 하더라도 기존의 송도 '시티뷰'가 가능한 것도 특징이다. 송도에서 분양권 거래가 가능한 아파트들의 웃돈은 수억원을 호가하고 있다. 남향의 저층 보다는 북향의 고층을 선호하는 게 특징이다. 집에 대한 전통적인 선택의 기준에서 '조망'이나 '뷰'로 선택지가 변하고 있는 셈이다.

송도 일대 공인중개사들에 따르면, 힐스테이트 송도더스카이 전용 84㎡의 분양권은 남동향의 저층은 4억원가량의 웃돈이 붙어 11억원에 매물이 나와있다. 같은 면적으로 북서향이라도 고층이라면 웃돈은 6억원가량으로 분양권 총 가격은 13억원을 호가하고 있다.

주변에서 분양되는 아파트들도 흥행몰이중이다. 송도가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됐고 분양권 거래가 불가능함에도 청약에는 통장이 몰리고 있다. 올해초 GS건설이 공급한 ‘송도자이 크리스탈오션’은 1순위 청약에는 979가구 모집(특별공급 제외)에 총 2만381명의 청약자가 몰려 평균 경쟁률 20.82대 1을 기록했다. GS건설은 이러한 기세를 몰아 이달 랜드마크시티 6공구A17블록에 들어서는 ‘송도자이 더 스타’를 공급한다. 전용면적 84~151㎡의 1533가구로 서해 바다를 볼 수 있는 오션뷰에 잭니클라우스GC, 송도 워터프런트 호수 등을 조망할 수 있다.

인테리어 전문가인 남경엽 뉴빌드 대표(필명 송도부자)는 "송도국제도시는 개발이 진행되고 인구가 늘면서 다양한 인구들이 유입됐고, 선호하는 아파트들도 다양해지고 있다"라며 "과거와같이 쳔편일률적인 구조 보다는 가족들의 다양한 취향에 맞춘 인테리어나 조망을 선호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