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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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자동차에 쓰이는 2차전지 원재료인 리튬 가격이 급등하면서 세계 리튬 공급량의 약 35%를 차지하고 있는 미국 앨버말(ALB)이 주목받고 있다. ‘하얀 석유’로도 불리는 리튬은 최근 1년간 가격이 3배 넘게 뛰었다. 가격 폭등세에 앨버말의 수익이 크게 늘어나자 캐나다 투자은행 로열뱅크오브캐나다(RBC)는 최근 앨버말의 목표주가를 기존 246달러에서 280달러로 높이기도 했다.

1994년 설립된 앨버말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에 본사를 두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해 있다. 시가총액은 268억달러에 달한다. 세계 1위 리튬 회사로 100개국에 직원을 두고 있다. 리튬 외에도 제약, 시추 등에 사용되는 브로민(브롬)과 석유화학 공정에 쓰이는 촉매제 등을 생산한다. 리튬 사업부가 앨버말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7%다.

원가 경쟁력 높은 ‘리튬 대장株’

전기차시대 '하얀석유' 캔다…리튬대장주 앨버말
많은 리튬 기업 가운데 앨버말이 주목받는 이유는 원가 경쟁력이다. 아룬 비스와나단 RBC 애널리스트는 “앨버말은 비용을 낮출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춘 회사”라며 “글로벌 규모를 감안하면 전기차 수요 확대로 수혜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앨버말은 유일하게 염호(소금호수)와 광산 모두에서 리튬을 채취·채굴하는 기업이다. 2차전지의 핵심 소재인 양극재 원재료로는 탄산리튬과 수산화리튬이 있다. 일반적으로 탄산리튬은 염호에서 채취하는 것이, 수산화리튬은 광산에서 채굴하는 것이 원가를 절감하는 데 도움이 된다. 앨버말은 칠레 아타카마에서 염호를, 호주 그린부시 광산에서 리튬을 채취·채굴하고 있다. 칠레와 호주는 전체 리튬 매장량의 각각 43.8%, 22.4%를 차지하고 있다.

앨버말은 수직 계열화를 이룬 유일한 리튬 기업이기도 하다. 광산뿐만 아니라 탄산리튬과 수산화리튬을 제조하는 설비까지 모두 보유하고 있다. 리튬 공급 사슬 전반을 장악하고 있어 리튬을 시세 대비 싸게 공급받을 수 있다.

기초 체력이 튼튼한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앨버말의 매출 가운데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비율은 리튬 가격이 낮았던 지난해에도 대부분 30%를 상회했다.

발빠른 사업 확장 주목

앨버말은 사업 확장에도 적극적이다. 추가 리튬 생산 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올해 말까지 칠레와 호주 등지에서의 증설을 예고했다. 켄트 매스터스 앨버말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8월 성명을 통해 “리튬 사업부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며 “칠레에 있는 두 공장이 시범 가동 중이며 호주의 한 공장은 연말까지 공사가 끝날 것”이라고 했다. 2025년까지 미국과 호주에서 추가 증설에도 나설 방침이다.

리튬 외 다른 사업부의 전망도 긍정적이다. 하이투자증권은 리포트를 통해 “브로민 부문의 조정 EBITDA는 기존에 앨버말이 보유하고 있는 염호보다 브로민 함유량이 높은 매그놀리아 염호 개발 효과로 전년 대비 4~10%가량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리튬 가격 불확실성은 위험 요소

현재 주가 상승세가 부담된다는 지적도 있다. 올해 앨버말의 주가 상승률은 148.12%에 달한다. 주가순자산비율(PBR)도 다른 글로벌 주요 광산업체에 비해 높다. 26일 기준 앨버말의 PBR은 4.39배로, BHP(2.80배)와 FMG(1.82배)보다 크다. 리튬 가격이 언제 하락할지 모른다는 우려와 글로벌 공급난으로 전기차 생산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수 있다는 것도 위험 요소로 꼽혔다.

하지만 미국 투자전문매체 배런스는 친환경 기조로 전기차가 각광받고 있고, 리튬 가격이 201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당분간 고공 행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정보 사이트 팁랭크는 앨버말에 대해 매수 의견을 내놨다. 최근 3개월간 18명의 애널리스트 중 12명이 매수를, 4명이 유지를, 2명은 매도를 추천했다. 12개월 목표 주가 평균치는 257.56달러다. 현 주가(236.16달러) 대비 9.06%의 상승 여력이 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