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HERE-RO 2·3·4·5, 4개 거점센터 구축 완료
미래가치가 높이는 7개 분야 입주기업 선발
로봇 미래인재 양성을 위한 ‘SNU RAIP’ 운영
서울대 내 우수한 재원 활용한 지원이 강점

[한경잡앤조이=이진호 기자] 서울대는 2020년 서울시 캠퍼스타운 조성사업 종합형에 선정됐다. 서울대 캠퍼스타운은 창업 입주 공간 4곳에 총 50개 기업이 입주하며 단기간에 많은 우수 기업을 발굴하는 성과를 냈다. 서울대 캠퍼스타운사업단은 2023년까지 성장 잠재력을 가진 혁신 스타트업 100개를 양성하는 것이 목표다.

김태완 서울대 캠퍼스타운사업단장은 “서울대 캠퍼스타운은 기술 창업 중심으로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로봇, 핀테크, 블록체인, 바이오테크, 지역사회 문제 해결형의 7가지 분야에서 기업을 선발했다”고 말했다. 김 단장은 “이들 분야는 미래가치가 높은 분야”라며 “서울대는 미래 시장이 급성장하는 분야의 기업을 많이 선발해 국가 산업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9월 30일 서울시 관악구에 있는 거점센터 ‘창업 HERE-RO3’에서 김 단장을 만났다.
김태완 서울대 캠퍼스타운사업단장
김태완 서울대 캠퍼스타운사업단장
그동안의 성과를 돌아본다면
“서울대 캠퍼스타운 사업단 입주기업은 2020년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누적 약 9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공공, 랭코드, 에니아이, 에스앤피랩, 잘라컴퍼니 5개 기업은 팁스(TIPS·민관협력창업지원사업) 프로그램에 선정됐다. 팁스는 민간과 정부가 공동으로 유망 창업기업을 발굴해 육성하는 사업이다. 민간 운영사가 선투자(1억∼2억원)한 창업기업에 정부가 연구개발, 사업화, 해외 마케팅 등 최대 7억까지 연계 지원한다.”

올해 종합형 사업의 가장 큰 이슈는 무엇이었나
“올해 서울시가 캠퍼스타운 종합형 대학을 추가로 선발했다. 서울시 내에 창업 인프라가 그만큼 확충될 예정이다. 인프라를 바탕으로 입주기업의 성과도 늘어날 전망한다. 캠퍼스타운 사업을 통해 지속 가능한 창업생태계 발전 모델을 개발하는 것이 종합형 대학들의 가장 큰 이슈가 될 것 같다.”

거점센터를 여러 곳 만들었다. 비결은 무엇인가
“서울대 캠퍼스타운은 현재 ‘창업 HERE-RO 2·3·4’를 개소했으며, ‘창업 HERE-RO 5(관악구 호암로 24길 6)’가 10월 개소한다. 732.53㎡(222평) 규모로 총 22팀을 수용할 수 있다. 추가로 서울대에서 총 128억원에 매입한 ‘창업 HERE-RO 1(관악구 남부순환로 1890)’이 2022년 개소 예정이다. 거점센터 확대는 서울대와 관악구의 적극적인 지원 의지가 없었으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관악구와 서울대는 총 5개 공간에 70여개 기업의 입주 공간을 확보할 예정이다.”
김태완 서울대 캠퍼스타운사업단장 “올해 입주기업 50개 모집 완료, 2023년까지 100개 목표”
서울대 캠퍼스타운 사업단이 강점으로 가지고 있는 부분은
“서울대 캠퍼스타운 사업단은 스타트업들의 입주가 확정되는 시점부터 적극적인 지원을 한다. 홍보부터 국·내외 벤처캐피탈(VC)과 스타트업계 종사자 간의 연계를 지원한다. 서울대기술지주회사와 공학컨설팅센터 등 서울대 내 우수한 재원을 활용한 지원도 강점이다. 입주기업이 단기간 내 성장할 수 있도록 수요자 맞춤형 지원을 하고 있다.”

입주기업은 어떻게 선정하나
“지원 기업이 혁신기술과 글로벌 진출 가능성이 있는가를 우선 평가한다. 서울대 캠퍼스타운은 기술 창업 분야를 우대해 선발하고 있다. AI, 빅데이터, 로봇, 핀테크, 블록체인, 바이오테크, 지역사회 문제 해결형의 7가지 분야다.”

대표적인 창업 육성 사업을 소개한다면
“SNU RAIP(Robot AI Program) 프로그램을 꼽을 수 있다. 서울대 캠퍼스타운사업단의 고유한 프로그램이다. SNU RAIP은 로봇(Robot)·AI 기술 분야의 미래인재 양성을 위해 만든 교육 프로그램이다. 로봇을 통한 첨단 AI 교육이 이뤄진다. 서울대의 인적 자원과 메이커스페이스를 활용해 이론·적용·활용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현재 관악구 내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중학생에 이어 궁극적으로 초등학생까지 교육 대상을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이 프로그램을 관악구에서부터 시작해 서울시, 나아가 전국으로 확산시키는 것이 앞으로의 목표다.”

투자연계 중심의 연계·성장 프로그램도 강점이다
”서울대 캠퍼스타운 사업단은 입주기업을 대상으로 투자유치를 위한 투자자와의 적극적인 연계를 지원한다. 정기적인 기업설명(IR), 데모데이도 개최한다. 창업자의 아이디어 고도화를 위해 시제품 제작 장비와 교육도 제공하고 있다. 사업단은 창업자의 창업역량을 강화해 기업이 단기간 내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입주 스타트업 중에 성공 사례가 있다면
“국내 최초 디스크 타입 생리컵을 개발한 ‘듀이’를 꼽을 수 있다. 임지원 대표가 운영하는 듀이는 서울대 캠퍼스타운 단위형부터 현재 종합형까지 입주 중인 기업이다. 올해 식약청 승인이 완료돼 현재 크라우드펀딩 개시했다. 황건필 대표가 설립한 ‘에니아이’는 사업단에서 구축한 로봇팔을 활용한 기초연구를 통해 아이템 피벗에 성공했다. 에니아이는 햄버거 생산 자동화 로봇 시스템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IR 및 스피치 컨설팅을 통해 국내 창업기업대상 최대 규모의 ‘도전! K스타트업 왕중왕전’에서 대상을 받았으며 마이크로소프트 스타트업 프로그램 및 본투글로벌 해외진출지원 사업에도 선정됐다. 이선언 대표의 ‘공공’은 서울대 기술지원 연계를 통해 제작된 시제품으로 와디즈 펀딩에 성공했다. 이 대표는 물을 이용한 친환경 공기청정기를 만들었는데 기술평가 우수기업(TCB) T-4등급 인증받았다.
추성훈 대표의 ‘잘라컴퍼니’는 입주기업 선정 시부터 투자자와의 연계를 통해 법인전환 및 시드 투자에 성공했다. 잘라컴퍼니는 스트리밍 영상 편집을 위한 편집점 추천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지훈 대표의 ‘지니얼로지’는 AI 기반 유전자 예측 플랫폼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핵심기술인 CookHLA 알고리즘이 네이처 커뮤니케이션 논문을 게재하는 성과를 냈다.”
서울대 캠퍼스타운은 현재 ‘창업 HERE-RO 2·3·4’를 개소했다.  창업 HERE-RO 3 건물.
서울대 캠퍼스타운은 현재 ‘창업 HERE-RO 2·3·4’를 개소했다. 창업 HERE-RO 3 건물.
투자유치와 판로개척을 위한 프로그램은 무엇이 있나
“서울대 캠퍼스타운 사업단은 정기적으로 IR과 투자유치를 위해 사업단 주최의 데모데이를 개최한다. 이를 위해 기업 홍보영상을 제작하고 한국경제매거진 ‘서울대 캠퍼스타운 입주기업 특별판’을 제작해 전국 VC와 엑셀러레이터(AC)에 배포한다. 상시 투자자와 연계할 수 있도록 입주기업 포트폴리오도 제작한다. 기업간거래(B2B), 기업과 소비자간 거래(B2C) 렌탈이 필요한 경우 한국렌탈과의 연계를 통해 입주기업의 판로개척을 돕고 있다.”

재학생을 대상으로 한 창업 교육도 진행하나
“일반적인 기초 이론 교육 외에도 학생 창업 활성화와 학내 창업 분위기 확산을 위해 창업 특강과 세미나를 정기적으로 개최한다. 서울대에는 국내 최초의 창업 관련 학사 과정인 경영대학 연합전공 벤처경영학과가 있다. 2013년 12월 국내 최초로 학부 과정 벤처경영학 연합전공이 신설됐다. 매해 40명의 신입생을 선발하고 지난 6년 동안 누적 인원 2053명의 강의를 수강했다. 이 전공 신입생의 11.67%가 창업을 했으며 총 10건의 법인 기업이 설립됐다. 시리즈 B 투자까지 진행한 회사도 2에 이른다. 총 400억원의 투자를 받은 기업이 나오기도 했다.”

지역 사회와 연계해 지원하는 부분은 어떤 것이 있나
“서울대 캠퍼스타운 사업단은 올해로 10년째 지역 상권 업체컨설팅을 실행하고 있는 서울대 학부생 컨설팅 전문동아리 ‘티움(T-um)’과 서울신용보증재단이 보유한 상권 분석 전문가를 연계하고 있다. 지역 상인들이 자생력을 높이고 경쟁력 향상이 목적이다. 연계를 통해 소상공인의 애로사항을 파악하고 컨설팅을 통해 문제를 해결한다. 또한 지역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 서울대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낙성대동과 대학동의 지역 발전을 이끌기 위한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프로젝트 기반 정규교과도 운영한다. 이밖에도 소상공인 협업체 지원사업 공모 및 커뮤니티 활성화를 지원하며 캠퍼스타운 지역 내 소규모 창업의 활성화와 지역창업문화 확산을 위한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성공하는 창업기업들이 많이 나오기 위해서는 어떤 것이 필요한가
“국가적으로 창업 성공률을 높이려면 기업의 현직자들이 창업에 뛰어들어야 한다. 기업에서 경험을 가진 사람들은 많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다. 실제 창업은 아이디어가 굉장히 중요하다. 기업에서 경험과 아이디어 그리고 기술을 가진 사람이 창업에 도전하면 성공 확률이 높다. 기업에서는 이들이 3년 정도 적극적으로 창업에 도전할 수 있는 휴직 제도를 만들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실패해도 다시 회사로 돌아올 수 있게 하는 법률적인 제도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 기업에 있는 사람들이 용기를 가지고 창업에 도전 할 수 있다. 역설적으로 한국의 위기였던 IMF 시점에 창업한 이들의 성공사례는 기업 경험이 있는 사람에게 도전의 기회를 주면 성공적인 창업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앞으로의 목표는
“2023년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스타트업 100개를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혁신기업 발굴에 힘을 쏟고 있다. 서울대 캠퍼스타운은 대학과 자치구의 협력체계 구축을 통해 창업 육성과 지역 상생 프로젝트를 꾸준히 진행할 예정이다. 이를 바탕으로 지역경제 침체 문제와 청년 일자리 문제를 동시에 풀어나갈 계획이다.”
김태완 서울대 캠퍼스타운사업단장 “올해 입주기업 50개 모집 완료, 2023년까지 100개 목표”
김태완 서울대 캠퍼스타운 사업단장
서울대학교 캠퍼스타운사업단장(2020~현재)
서울특별시 서울AI발전협의회 위원(2019~현재)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 방문학자(2018~2019)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조선해양공학과 조·부·정교수(2003~현재)
서울대학교 관악학생생활관장(2012~2014)
서울대학교 경력개발센터 소장(2010~2014)
미국 애리조나주립대학교 컴퓨터공학박사(1993~1996)

jinho23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