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관리 중 매각 절차를 밟고 있는 쌍용자동차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에 국내 전기버스 전문기업 에디슨모터스가 선정됐다. 에디슨모터스는 쌍용차 인수 뒤 전기 세단,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을 생산해 연 30만 대 이상 판매하겠다는 계획이다.

'전기버스' 에디슨모터스, 쌍용자동차 새 주인 된다
20일 서울회생법원에 따르면 이날 쌍용차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에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이 선정됐다. 두 회사는 이달 양해각서(MOU)를 맺고 정밀 실사를 진행한 뒤 내달께 투자 계약을 맺을 예정이다. 쌍용차는 연내 매각 절차를 마무리짓는다는 목표다. 최종 인수 대금은 퇴직 충당금을 포함한 공익채권 약 7000억원을 비롯해 최대 1조원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쌍용차 인수전은 에디슨모터스와 이엘비앤티(EL B&T) 간 2파전으로 진행됐다. 앞서 본입찰에서 이엘비앤티가 5000억원대, 에디슨모터스가 2800억원대 금액을 적어냈다. 금액에서는 이엘비앤티가 앞섰지만 법원은 에디슨모터스의 자금 조달 방안이나 경영 정상화 계획 등이 더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에디슨모터스는 본입찰에 써낸 금액에 더해 200억~300억원을 추가 투입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에디슨모터스는 사모펀드 운용사 KCGI,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PE), 쎄미시스코, TG투자 등과 컨소시엄을 이뤘다. 쌍용차 운영은 에디슨모터스, 쎄미시스코, TG투자가 맡고 키스톤PE와 KCGI는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하기로 했다. 인수·운영 자금으로 8000억원 이상 조달해 쌍용차를 회생시킬 계획이다. 2009년에 이어 지난 4월 두 번째로 회생절차에 돌입한 쌍용차는 다시 한 번 법정관리를 졸업할 수 있게 됐다.

2015년 설립된 에디슨모터스는 천연가스(CNG) 버스, 전기트럭, 전기버스 등을 제조·판매하는 회사다. 지상파 방송사 PD 출신인 강영권 대표가 이끌고 있다. 지난해 서울시 전기버스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작년 매출 898억원, 영업이익 28억원을 거뒀다.

에디슨모터스는 전기버스 생산 노하우로 쌍용차를 전기차 회사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전기차 15만 대를 포함해 연 30만 대가량 판매하겠다는 목표다. 에디슨모터스가 보유한 기술로 1회 충전 시 450~800㎞를 달리는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강 대표는 “전기차에 필요한 전자제어·자율주행 등 노하우와 함께 노조의 무분규를 전제로 쌍용차를 3~5년 내 흑자전환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쌍용차는 2004년 중국 상하이차, 2010년 인도 마힌드라그룹에 매각됐다가 17년 만에 국내 기업 품에 안기게 됐다. 상반기 매출 1조1482억원, 영업손실 1779억원을 나타냈다. 지난달엔 첫 전기차 ‘코란도 이모션’ 200여 대를 독일, 영국 등에 수출했다. 내년 출시 목표로 중형 SUV인 ‘J100’(프로젝트명), 히트작이었던 무쏘의 뒤를 이을 ‘KR10’(프로젝트명) 개발도 준비 중이다.

김종우/오현아 기자 jong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