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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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다음주 유류세 인하 방안을 발표한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80달러를 넘어서는 등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인한 경제 충격이 가시화돼서다. 다만, 저소득층에게만 지원하는 유가 환급금 방식은 고려하지 않기로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부의 고(高)유가 대책을 묻는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대해 "유류세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그러면서 지난 2018년의 유류세 인하 사례를 언급했다. 당시 정부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80달러 이상으로 치솟자 11월부터 이듬해 8월까지 유류세를 인하했다. 인하 폭은 첫 6개월간 15%, 이후엔 7%였다.

유가 전망을 묻는 서 의원의 질의에 대해선 "국제유가가 2018년 10월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라면서 "이와 같은 높은 유가가 금방 떨어지진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두바이유 현물 가격은 이달 6일 배럴당 80달러대(80.55달러)에 처음 진입한 이후 84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2018년 10월 4일 84.44달러를 기록한 이후 3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지만 원화 약세와 맞물리면서 체감 유가 상승 폭은 더욱 크다.

서 의원이 "유류세 인하를 검토한 바 없다고 최근 발표하지 않았느냐"고 지적하자 홍 부총리는 이어 "유류세 인하는 이미 검토해왔지만 확정되기 전에 내용이 나갔을 경우 혼란이 있을 수 있어 내부적으로 검토해왔다"면서 "열흘 이내, 다음주 쯤 내용을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유류세 인하 방식은 기름을 많이 사용하는 계층, 부유층에 혜택이 집중적으로 돌아가는 방식"이라며 "2008년 사용했던 유가환급금 방식을 도입할 계획은 없냐"고 질의한 것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밝혔다. 홍 부총리는 "2018년 방식대로 유류세 인하를 하겠다. 유가환급금 방식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정부 실무자들 사이에서도 저소득층만을 대상으로 유가환급금을 주는 것은 무리라는 입장이 우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가환급금을 주기 위해선 대상을 가려내는 작업과 함께 새롭게 예산을 투입해야하는 문제가 있어서다. 이를 위해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이 필요하기 때문에 즉각적으로 효과를 내기도 어려운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인하율은 지난 2018년과 유사한 15% 이내에서 결정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홍 부총리는 "인하율 등 구체적인 내용은 결정이 되는대로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