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출시된 애플 스마트워치 신작 '애플워치7'. 애플 제공
15일 출시된 애플 스마트워치 신작 '애플워치7'. 애플 제공
애플이 15일 출시한 스마트워치 신제품 '애플워치7'를 리뷰용으로 대여해 1주일간 써봤다. 기능 측면에선 전작보다 크게 새로워진 것은 없었지만, 시계 화면 크기가 약 20% 커져 가독성과 조작 편의성이 좋아졌다. 배터리 충전 속도는 33% 빨라졌다. 두 달전 출시돼 호평을 받고 있는 삼성전자의 '갤럭시워치4'와의 '손목 위 전쟁'이 한층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화면 크기 20% 커진 애플워치

애플의 스마트워치는 줄곧 정사각형에 가까운 직사각형 모양을 유지하고 있다. 다른 제조사의 스마트워치보다 큰 화면이 장점이었다. 이번에도 기본 모양을 유지한 채 화면 크기를 더 키워 장점을 강화했다.

디스플레이 크기가 40㎜ 모델은 41㎜로, 44㎜은 45㎜로 소폭 커졌다. 화면 테두리인 베젤은 전작보다 40% 얇은 1.7㎜로 만들어 결과적으로 콘텐츠가 보이는 화면 크기가 20% 넓어졌다. 화면이 커진 덕분에 글자와 앱 크기도 커졌다. 화면 넘김, 앱 선택 등 조작도 한결 편리해졌다.

애플워치7에서는 쿼티(QWERTY) 키보드도 새로 추가됐다. 문자를 보낼 때 말로 불러주는 것 외에 글자를 직접 입력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다만 한글은 지원되지 않는다.

디자인은 디스플레이 모서리를 좀 더 부드러운 곡면 형태로 다듬었다. 미세한 차이라 전작과 크게 구별되지는 않았다.
애플워치7를 착용한 모습. 서민준 기자
애플워치7를 착용한 모습. 서민준 기자
배터리 수명은 크게 향상되진 않았다. 수면 측정 기능을 사용하지 않으면 100% 충전된 상태에서 하루 반나절 정도 버틴다. 다만 배터리 충전 속도는 33% 빨라졌다. 0%에서 80%로 충전하는 데 45분 걸린다. 충전 케이블은 가장 일반적으로 쓰이는 'USB-C' 타입으로 바뀌었다.

스마트워치의 가치는 무엇보다 운동 측정, 헬스케어 기능으로 건강 관리를 도와준다는 데 있다. 애플워치7은 달리기, 자전거, 수영, 요가, 필라테스 등 다양한 운동을 측정할 수 있다. 하루 걸음 수와 칼로리 소모량도 꼬박꼬박 기록해준다. 오늘 오전까지 걸음 수를 이전 1주일 평균과 비교해줘 '오후엔 좀 더 걸어야겠구나'는 식으로 자극을 받을 수 있었다.

헬스케어 기능으로는 심전도, 혈중 산소 등을 잴 수 있다. 이전보다 추가된 건 없었다.
내구성 측면에선 기존 방수 외에 방진 기능까지 추가됐다. 먼지로부터 시계를 보호해주는 기능이다. 방수는 수심 50m까지 지원된다. 애플워치7를 끼고 수영장에 들어가도 지장이 없다.

건강관리는 체성분 측정되는 갤럭시가 우위

올 8월 출시된 삼성전자 스마트워치 신제품 갤럭시워치4 클래식. 삼성전자 제공
올 8월 출시된 삼성전자 스마트워치 신제품 갤럭시워치4 클래식. 삼성전자 제공
두 달 전 삼성전자에서도 스마트워치 신제품 갤럭시워치4가 나왔기에 자연스레 이 제품과 비교를 해보게 됐다.

화면 크기는 확실히 애플워치가 컸다. 갤럭시워치4(워치 클래식 포함)는 규격만 보면 40㎜, 42㎜, 44㎜, 46㎜로 41㎜, 45㎜인 애플워치7과 비슷하다. 하지만 갤럭시워치는 원 모양이여서 체감상 크기는 애플워치보다 작을 수밖에 없다.

큰 화면에 따른 글자나 앱의 가독성은 애플이 삼성보다 나았다. 두 제품 다 시계 바탕 화면(워치페이스)에 자신이 찍은 사진을 넣을 수 있다. 셀카를 찍어 바탕 화면 설정을 했을 때 애플워치가 갤럭시워치보다 사진이 잘 보여 큰 화면의 장점을 실감할 수 있었다.

큰 화면의 이점은 조작 편의성과도 연결된다. 갤럭시워치는 시계 화면 테두리를 위아래로 '문지르는' 식으로 조작을 한다. 반면 애플워치는 스마트폰처럼 화면을 직접 넘길 수 있다. 조작 편의성에선 애플이 우위였다.

하지만 디자인 측면에선 원 모양의 갤럭시워치에 손이 올라갔다. 특히 시계 테두리를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로 마감한 갤럭시워치4 클래식은 웬만한 패션 시계에 손색이 없을 만큼 디자인이 예쁘다. 고급 패션 시계도 원 모양이 일반적이며, 애플이 스마트워치에 사각형 모양을 채택한 것은 디자인보다 사용성에 좀 더 무게를 뒀기 때문으로 보인다.

시계 바탕화면(워치페이스)은 애플워치, 갤럭시워치 모두 시침·분침이 나오는 클래식 디자인, 숫자가 나오는 디지털 디자인, 동물 그림, 인포그래픽 등 다양한 종류가 기본으로 제공된다. 하지만 애플은 '워치애니띵' 앱을 쓰면 샤넬, 헤르메스, 디오르 등 유명 패션 브랜드의 고급스러운 워치페이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게 매력이었다. 다만 워치애니띵 앱은 유료(2500원)다.

헬스케어 기능은 갤럭시워치가 한 발 앞서갔다고 평가할 수밖에 없었다. 갤럭시워치4는 이번에 체지방률, 체지방량, 골격근량, 체수분, 체질량지수(BMI), 기초대사량 등 체성분 측정 기능이 새로 생겼다. 애플워치는 이런 기능이 없다.

갤럭시워치4, 애플워치7 모두 기대를 모았던 혈당 측정 기능은 들어가지 않았다. 혈당은 당뇨 환자뿐 아니라 상당수 중장년층이 관심이 많은 건강 지표다. 어느 제품이든 혈당 측정을 먼저 구현하면 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 수명은 두 제품 다 한나절 반 정도 유지된다는 점에서 비슷했다. 두 제품 모두 배터리 수명을 2~3일 정도로 늘리는 게 과제라는 지적이다.

가격은 갤럭시워치4가 26만9000원으로 시작하는 한편 애플워치4는 49만9000원부터다.

서민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