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청년 일자리 정책과제 제언
"대기업 늘리고, 고숙련 일자리 필요"
"청년 친화 근로법제 구축해야"




◆…한국경제연구원은 기업의 규제·비용 부담 증가와 코로나19 상황 등으로 우리나라의 청년 일자리 문제가 심화했다며 대기업 숫자를 늘리고 장수기업을 육성하는 등 민간 기업 중심으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사진 클립아트코리아)




청년들의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해 대기업과 장수기업을 늘리고 청년 친화 근로법제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장수기업을 육성하는 부분만 떼어내서 봤을 때는 기반이 약한 모양새다. 무거운 상속세가 가업 승계를 원하는 기업의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상속세 과세체계 개편을 검토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18일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5대 정책 방향과 10대 정책과제를 제시했다. 한경연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년층의 실업률은 지난해 9.0%로 전체 평균 실업률(4.0%)의 2.3배 수준으로 청년 체감실업률은 25.1%에 이르러 청년 4명 가운데 1명은 사실상 실업 상태다.

한경연은 "규제와 비용 부담 증가 등으로 기업들의 고용 창출 여력이 떨어지고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팬더믹마저 겹쳐 청년들의 일자리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민간기업 중심으로 청년들이 일하고 싶은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고 했다.

"안정적 일자리 확보 위해 장수기업 육성해야"


한경연은 독일·일본 등 주요 선진국처럼 장수기업이 많이 나올 수 있는 제도적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력이 긴 장수기업은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함은 물론, 고용창출 능력도 뛰어나기 때문에 일자리 버팀목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게 한경연의 설명이다.


2018년 현재 일본은 장수기업(100년 이상)은 3만3259개인 반면, 한국은 10개에 불과하다. 장수기업이 적은데는 막대한 조세 부담을 들 수 있다. 국내 상속세 최고세율은 50%로, 여기에 최대주주 주식 할증평가까지 더할 땐 60%까지 오른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경연은 안정적인 중소기업들마저도 가업을 포기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봤다.

이에 현행 최고 50%인 상속세율을 25%로 인하하고, 연부연납 기한을 현행 5년에서 10년까지 연장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가업상속공제의 경우 세제 적용대상을 매출 1조원 중견기업까지 확대하고 공제 한도를 2배로 상향하며, 사후 관리 요건을 완화해 제도의 실효성을 제고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획재정부는 이달 말 상속세 개편 방안에 대한 연구용역 작업이 끝나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에서 이를 논의할 예정이다.

주요 대기업 해외 일자리 줄일 때 국내 일자리 늘려



◆…국내 7개사(삼성전자·현대자동차·LG전자·SK하이닉스·기아자동차·현대모비스·삼성물산) 일자리 추이(자료 한국경제연구원)



주요 기업들은 꾸준히 국내 일자리를 늘려온 것으로 조사됐다. 포춘 글로벌 500대 기업에 선정된 국내 기업들 중 국내외 임직원 현황을 살펴볼 수 있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전자 ▲SK하이닉스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 ▲삼성물산의 일자리 추이를 살펴보면, 국내 일자리는 2015년 27만6948명에서 2020년 30만491명으로 8.5% 늘었다. 반면 7개사의 해외 일자리는 같은 기간 36만3722명에서 30만2554명으로 16.8% 줄었다.


하지만 국내 대기업 수는 주요 선진국에 비해 크게 부족한 편이다. 1만 개 기업 중 대기업이 미국은 62개, 독일은 44개, 일본은 39개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9개에 불과하다. 한경연은 이처럼 대기업이 적은 이유가 공정거래법, 금융지주회사법, 상법 등에서 기업이 성장함에 따라 추가 규제를 받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한경연은 기업이 커진다는 이유로 규제가 늘어나는 시스템을 해소해야 한다며 원칙 허용 시스템 도입 등 3대 규제 원칙 정립을 최우선 국정과제로 선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고숙련 일자리가 답"

한경연은 4차 산업혁명시대에는 개발인력 중심으로 일자리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 진단하고, 고숙련 일자리 창출을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경연은 이런 추세에 맞춰 신성장산업 인재 육성 필요성을 강조하며 수도권정비계획법에 따른 대학의 입학정원 증가 규제와 같은 핵심 규제를 전면 재검토할 것을 주장했다. 또 불확실성이 높고 대규모 금액이 소요되는 신성장·원천기술, 국가전략기술에 대해서만이라도 중견·대기업도 중소기업 세액공제율 수준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기업이 청년 신규채용 여력을 늘릴 수 있도록 현재의 노동 규제를 개선하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적합한 노사 자율적 근로 환경 구축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산업혁명 시대 제조업을 기반으로 한 획일적인 낡은 노동법을 개선해 4차 산업혁명에 맞는 유연한 근로법제를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 밖에 청년실업이 해소될 때까지 고용증대세액공제 시 최저한세 적용을 배제해야 하며, 100년 지속 연금 개혁 특위를 구성해 연금개혁 공론화의 필요성을 공론화하고 청년들도 누릴 수 있는 연금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극심한 취업난으로 청년들의 구직을 포기하고 있고 더 좋은 일자리를 얻기 위해 취업을 미루는 청년들이 많다"며 "청년실업을 해결하기 위해서 안정적인 근로 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 대기업이 많이 나오고 지속 가능한 성장과 고용이 가능한 장수기업 육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세일보 / 강상엽 기자 yubyoup@joseilbo.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