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빅쇼트 노리다 `굴욕`…버리 "공매도 안 한다"
영화 `빅쇼트`의 실제 주인공이자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당시 공매도로 유명세를 탔던 마이클 버리가 테슬라 주식 하락에 더 이상 베팅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마이클 버리는 현지시간 15일 미국 CNBC와 독점 인터뷰를 통해 "테슬라 풋옵션은 그저 트레이딩이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마이클 버리는 "언론이 이 사안을 지나치게 부풀리고 있는데, 투자 포지션은 헤지 차원이었을 뿐, 알려진 것과 달리 수 천, 수십 억 달러 규모의 공매도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풋옵션 계약은 특정 주식이 일정한 시점에 가격이 하락하는 조건에 베팅해 수익을 노리는 투자 전략이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자료에 따르면 마이클 버리가 시도했던 공매도 포지션은 1분기 기준 테슬라 풋옵션 약 80만1천계약, 2분기 기준 107만 5,500계약을 보유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해당 풋옵션은 주식 100주 당 계약으로 전날 테슬라 종가(843달러) 기준 약 107조원 규모에 달한다.

이날 인터뷰에서 그는 이달들어 가격이 크게 오른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에 대해서도 "공매도 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내왔다.

다만 버리는 "블록체인 기술에 흥미를 느끼고, 현실 세계에서도 사용될 거라 믿는다"면서도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시장 안에 거품이 있고, 참여한 대부분의 사람들 잘 이해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마이클 버리 사이언에셋매니지먼트 창업자 트위터, 프로필 삭제로 기존 글을 볼 수 없다.)
한편 마이클 버리는 CNBC의 인터뷰 시점에 앞서 테슬라와 암호화폐 가격 상승을 비판해오던 자신의 트위터 계정(@michaeljburry)도 삭제했다.

그는 지난 4월 트위터 계정을 삭제한 바 있으며, 이후 6월부터 레버리지를 통한 암호화폐 시장의 위험성을 지적한 트윗과 글 삭제를 반복해왔다.

마이클 버리는 앞서 지난 8월에도 미국 증시 상승에 대해 "역사상 가장 거대한 투기 거품이 발생했다"며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테슬라를 비롯해 캐시우드 아크 이노베이션 ETF(ARKK)에 대해서도 풋옵션 베팅을 해 기술주 주가 하락에 대한 우려를 키운 바 있다.

주가 하락에 베팅한 마이클 버리의 기대와 달리 테슬라는 독일 기가팩토리의 양산 가능성, 보유 중인 비트코인의 평가가치 상승으로 오는 20일 실적 발표를 앞두고 연일 주가가 상승하고 있다. 미국 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지난 5월말 563달러선까지 하락한 뒤 다섯달 간 약 49% 상승을 이어가며 전날 843달러를 기록했다.
(영화 빅쇼트의 한 장면, 마이클 버리를 연기한 크리스천 베일)
김종학기자 jh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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