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윤정 대표의 스타트업 PR 이야기

[한경잡앤조이=태윤정 선을만나다 대표] “제가 언론사에 아는 분들이 있어서 기사는 가끔씩 나올 수 있습니다.”

종종 홍보 대행 상담을 청해 온 스타트업 대표들에게서 이런 얘기를 듣곤 하는데요. 주로 사회 경험이 많은 중년의 창업자들이 이런 얘기들을 하는 분들입니다. 이런 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나면 ‘두 가지의 이해 수준이 떨어지는 분들이구나’ 미뤄 짐작을 하게 됩니다.
△(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
△(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
우선 미디어에 대한 이해가 상당히 떨어진다고 볼 수 있고요. 또 한 가지는 홍보에 대한 이해도도 낙제점입니다. 사회 경험이 많은 분들이니 자연스럽게 언론사에 아는 분들, 특히 윗선에 아는 분들이 있을 것입니다. 이런 인간관계에 기대어 운 좋게, 어쩌다 한두 번 기사에 나올 순 있을 겁니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입니다. 지속적으로 다양한 앵글의 기업가치와 성장을 보여줄 수 있는 기사를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퍼블리시티 홍보는 언론사의 속성과 생리를 잘 헤아리는 것이 정말 중요합니다. 어차피 기자들이나 PD, 방송작가 등이 아이템을 채택해야하고, 그들이 데스크에 발제를 해 허락을 얻어야만 기사를 쓸 수 있습니다. 이런 프로세스를 밟아야하니까 우선 언론사에서 채택할 수 있는 새로운 사실(fact)과 흥미로운 관점이 있어야 하고, 대중 독자가 읽었을 때 이해가 가능해야합니다. 또한 지나친 상업성을 배제하고 보편적 가치도 포함하고 있어야만 하죠.

홍보대행사에서는 이런 고민을 담아 고객사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아이템을 선별하고, 언론사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 기획서로 만듭니다. 기획서만 봐도 기사를 채택하고, 발제 가능하며, 기사로 이어질 수 있는 완성도를 높여 피칭을 하게 됩니다. 더욱이 요즘 젊은 기자들은 윗선에서 내려주는 아이템에 대한 거부감이 크고 반발도 있기 때문에 언론사 데스크나 부장급 언론인들도 후배기자들의 눈치를 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런 언론사의 환경도 이해하지 못한 채 언론사 윗분들의 네트워크를 자랑삼아 기사가 나올 수 있다고 쉽게 얘기하시는 분들은 어쩌면 자신의 비즈니스도 이렇게 여기는 것은 아닐까 살짝 의심의 눈길도 가져보게 됩니다.

두 번째는 홍보에 대한 이해도입니다. 홍보는 농사와 아주 비슷한 속성을 갖고 있습니다. 씨앗 뿌리고 싹이 트고 뿌리가 깊어지면서 줄기와 잎이 무성해지고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 농사처럼 홍보도 시간과 정성과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이 오랜 시간 어우러져야 합니다. 특히 스타트업 홍보는 더욱 힘듭니다. 쌀농사처럼 검증된 농법으로 농사를 짓는 것이 아니라 농법 자체도 검증되지 않은 특이 작물을 농사짓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스타트업 홍보는 우선 ‘스타트업 성장과 에코시스템’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해야만 합니다. 비즈니스 자체에 대한 성장은 물론, 투자 유치와 기업가치의 상승, 수주와 협업의 매커니즘과 혁신의 주체이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따를 수밖에 없는 이해관계자 커뮤니케이션과 채용 등 기업 성장 전반에 걸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해야만 합니다.

더욱이 오랜 시간 검증받은 기업이 아니기 때문에 언론에 해당 스타트업에 대해 알리고 설득시키는 과정도 결코 녹록지 않습니다. 이런 이유로 저희는 고객사의 창업자와 깊은 대화를 통해 비전에 대한 이해는 물론, 향후 준비되고 있는 계획들과 성장과정의 고민까지 아주 세부적으로 파악하는 미팅을 정기적으로 갖고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분기별 피칭 플랜을 만들고 피칭에 들어갑니다. 이렇게 장기적인 플랜을 염두에 두고 전략적인 피칭 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하기 때문에 고객사 대부분 연간단위로 계약을 맺고, 6년부터 3~4년 지속적인 계약을 맺고 있는 곳이 대부분입니다. 특히 창업 단계에서부터 스타트업을 알고 있는 경우가 많아 창업자들로서는 기업의 히스토리를 따로 말하지 않아도 충분한 이해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성장파트너로서의 연대감 또한 깊어지게 됩니다.

지난 7년간 제가 옆에서 지켜본 스타트업 창업자들 중에서 좋은 성장을 이룬 창업자들에게서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우선 비즈니스에 무섭도록 집중을 한다는 점입니다. 이상한 행사 참석이나 헛된 명성에 눈길 돌리지 않고 오로지 핵심역량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또한 스타트업 내부에서 조직을 갖출 수 없을 때 홍보 등은 규모와 덩치가 아닌 스타트업을 가장 잘 이해하는 파트너를 선택하고 그들의 전문성을 인정하고 적극적이며 솔직하게 대화에 나섭니다. 그냥 대행사가 아닌 성장파트너로 받아들이고 홍보대행사가 가진 전문성을 100% 활용해 자신의 회사에 성장에 보탬이 되도록 합니다.

자신의 기업에 도움이 된다면 스펀지처럼 흡수하고 그가 누구이든 전문성을 가진 주체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귀와 마음을 열고 성장에 보탬이 되도록 하는 자세, 결국 기업이든 개인이든 열린 자세야 말로 성장의 열쇠인 것 같습니다.

태윤정 대표는 15년 간 방송작가로 활동하다 2008년 홍보대행사 ‘선을만나다’를 설립해 정책홍보 프로젝트 등을 맡았다. 2015년 스타트업 전문 홍보대행사로 전환, 현재는 스타트업을 비롯해 AC, VC 등 스타트업 전문 홍보 파트너로 활약하고 있다.저서 - <홍보의마법, 스타트업 전쟁에서 살아남기>


<한경잡앤조이에서 '텍스트 브이로거'를 모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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