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토스 X-라인. 사진=기아 인도 홈페이지
셀토스 X-라인. 사진=기아 인도 홈페이지
현대·기아자동차가 글로벌 점유율 끌어올리기에 한창이다. 일부 국가에서는 '국민차 브랜드'를 위협할 정도로 활약하고 있다. 인도에서 인기몰이에 나선 기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셀토스'가 대표적이다. 반도체 수급난 여파 속에서도 타지에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평가다.

7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기아 셀토스는 지난 9월 세계 4위 규모 자동차 시장인 인도에서 전체 판매 순위 3위에 올랐다. SUV 부문에서는 1위를 기록했다.

셀토스는 100% 현지 맞춤형 차량은 아니지만 유독 인도 시장에서 잘 팔리는 SUV다. 인기에 힘입어 현지 전용 트림 '셀토스 X-라인'으로 출시됐을 정도다. 지난달에는 셀토스 전 세계 판매(2만4131대)의 40%가 인도에서 나오기도 했다.

판매량은 9583대로 지난해 9월보다 5.5% 늘었다. 같은 기간 기아 인도 판매량(1만4441대)이 반도체 공급 차질로 22.7% 줄어든 상황에서 선전한 것이다.

셀토스는 기아 전체 인도 판매의 66.3%를 차지하며 시장 점유율 상승도 이끌었다. 지난달 기아 점유율은 7.8%로 지난해 9월보다 1.4%포인트 올랐다. 8월 점유율과 비교해도 1.4% 포인트 상승해 3위인 타타 모터스(13.8%)를 맹추격했다.
기아 쏘넷. 사진=기아
기아 쏘넷. 사진=기아
같은 기간 기아 대표 현지 전략형 SUV '쏘넷'의 활약상도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9월 출시 후 누적 판매 10만대를 돌파, 이 기간 인도에서 가장 많이 팔린 SUV 4위에 올랐다. 지난 5월과 7월에는 SUV 부문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다만 지난달 판매량은 반도체 수급난 여파로 작년 9월보다 51.9% 감소한 4454대로 집계됐다.

현대차도 인기 전략 차종 '크레타'를 주축으로 상승세다. 크레타의 올해 누적 판매량은 12만5967대로 전년 동기 대비 108.7% 급증했다. 지난달 크레타 판매량은 8193대로 인도 전체 5위, SUV 판매로는 3위를 기록했다. 현지 수요를 감안하면 사실상 SUV 판매 1위이지만 부품 수급난에 따른 출고 지연으로 판매가 감소하면서 순위 또한 밀렸다는 분석이다.

이에 9월 현대차 인도 점유율(17.8%)은 0.5%포인트 늘면서 현지 1위 업체인 마루티스즈키(33.9%)와의 격차를 줄였다. 기아 점유율까지 합치면 25.6%로 마루티스즈키와의 차이가 8% 포인트대로 좁혀진다.
기아 리오. 사진=기아
기아 리오. 사진=기아
러시아에서도 전략 차종은 강세를 보이고 있다. 크레타는 인도 시장뿐만 아니라 러시아에서도 맹활약 중이다. 이 외에도 국내 판매가 중단된 기아 리오(국내명 프라이드), 현대차 쏠라리스(국내명 엑센트) 등의 약진이 눈에 띈다.

올해 1~8월 누적 판매량 기준 러시아 자동차 판매 순위 2~4위에는 각각 리오(5만6585대), 크레타(4만9548대), 쏠라리스(4만2582대)가 이름을 올렸다. 이들 차량을 앞세워 현대차·기아는 지난 8월 국민 브랜드 '라다'를 꺾고 러시아 시장에서 월간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현대차·기아는 신규 전략 차종 투입과 공장 인수를 통해 공격적인 점유율 확보에 나설 구상이다. 기아는 조만간 인도 시장에 코드명 'KY'를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KY는 셀토스 기반 다목적차량(MPV)으로 출시 시점은 내년 초로 예상된다. 러시아에서는 지난해 현대차 그룹 차원에서 인수한 GM의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통한 생산량 확대에 주력할 예정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러시아, 브라질, 인도 등 신흥국 시장에서 현대차·기아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오랜 기간 1위로 자리매김한 현지 업체들의 자리를 넘보고 있다"며 "편리한 사후 서비스와 SUV 수요가 높은 현지 상황을 고려한 전략이 잘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설명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