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리치`, 코로나 후 재산 크게 불려…가상화폐 신흥 부자 등장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미국의 `슈퍼 리치`들은 오히려 재산을 크게 불린 것으로 나타났다.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5일(현지시간) `2021년 포브스 400대 미국 부자` 순위를 발표하면서 이들의 총자산이 전년도 3조2천억 달러(약 3천800조원)에서 올해 4조5천억 달러(약 5천344조원)로 40%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3년 동안 400대 부자 랭킹의 마지노선은 21억 달러였으나 올해는 전반적인 부의 증가에 힘입어 29억 달러로 높아졌다고 포브스는 전했다.

올해 순위는 9월3일 주가 등 자산 평가액을 기준으로 매겨졌다. 당시 뉴욕증시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사상 최고치에 근접한 상태였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는 작년보다 220억 달러 늘어난 2천10억 달러(약 238조7천억원)의 순자산으로 4년 연속 1위에 올랐다.

포브스 부자 순위에서 개인 자산이 2천억 달러를 넘어선 것은 베이조스가 사상 처음이다.

주가 급등에 힘입어 자산을 세 배 가까이 불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1천905억 달러(약 226조2천억원)로 베이조스를 턱밑까지 추격하며 2위로 점프했다. 연간 순위가 아닌 최신 집계로는 이미 `세계 최고 부자`에 등극한 머스크는 "베이조스에게 은메달을 수여한다"며 조롱의 메시지를 보낸 바 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 역시 지난 1년간 주가가 63% 치솟은 덕분에 3위 자리를 그대로 지켰고,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는 `세기의 이혼` 여파로 4위까지 밀려났다.

빌 게이츠가 `톱2`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것은 30여년 만에 처음이라고 포브스는 전했다.

반면 빌 게이츠와의 이혼 과정에서 57억 달러 상당의 주식을 넘겨받은 멀린다 프렌치 게이츠는 추정 자산 63억 달러(약 7조5천억원)로 158위에 랭크, 처음으로 400대 부자 순위에 포함됐다.

구글 공동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나란히 5∼6위에 올랐고,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8위에 이름을 올렸다.

포브스는 올해 순위에 처음으로 진입한 44명의 `신입 부자` 중 가상화폐 기업가들에 주목했다.

가상화폐 거래소 FTX 창업자인 샘 뱅크먼-프리드 CEO는 올해 29세로 최연소 부자가 됐고, 지난 4월 상장한 미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의 공동 창업자인 브라이언 암스트롱과 프레드 어삼도 신규 진입에 성공했다.

여기에 유명 가상화폐 투자자인 캐머런 윙클보스와 타일러 윙클보스 형제 등이 가세하면서 지난해 1명에 불과했던 가상화폐 관련 `슈퍼 리치`가 올해 7명으로 불어났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부동산 가치가 하락한 탓에 25년 만에 처음으로 포브스 400대 부자 순위에서 밀려났다. 유명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 역시 400위 안에 들지 못했다.

400대 부자에 포함된 여성 숫자는 작년과 똑같은 56명이었고, 미 최고 여성 부자의 타이틀은 월마트 상속인인 앨리스 월턴이 7년 연속 거머쥐었다.

이번 순위에서 스스로 회사를 창업하거나 다른 창업자를 도운 자수성가형 부자는 전체의 70%인 282명으로 집계됐다.

(사진=연합뉴스)

이영호기자 hoya@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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