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ESG] 이슈 브리핑
한양대 경영전문대학원 전경/한양대 경영전문대학원
한양대 경영전문대학원 전경/한양대 경영전문대학원
차세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전문가 양성을 위한 노력이 국내 대학가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대학원 과목에 ESG 경영 트랙을 신설하거나 대학 학부 수업에 ESG 과목을 추가하는 등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한 대처가 눈에 띈다. 특히 ESG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환경·경영 분야에서 개설됐다는 점과 인턴십, 네트워킹 등 실전 활용이 가능한 과정이 커리큘럼에 포함된 것이 특징이다.

전문가들은 대학이 ESG를 주목하는 이유로 사회의 주된 흐름이 된 ESG와 기업의 니즈를 꼽았다. 이상명 한양대 ESG MBA 주임 교수는 “지속 가능한 수준을 벗어난 지구의 환경문제와 자본주의에 대한 반성이 고려되는 지금, 대안적 경제발전과 기업 경영 모델에 대한 고민이 ESG로 대변된 것”이라며 “후학을 양성하는 대학은 현상을 정리하고 체계화하는 교육기관이며, 특히 경영학은 현실과 이론을 연결하는 접점으로써 사회적 요구를 만족하는 교육을 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현장까지 연결하는 ESG 전문가 과정

한양대는 국내 대학 중 최초로 MBA 과정 내 ESG 전문 트랙 ‘HUBS ESG’를 신설했다. 총 2년 과정으로 ‘전공 필수- 전공 심화-실습’으로 이어지는 3단계 커리큘럼을 통해 경영대 필수과목과 ESG 관련 이론을 압축적으로 학습한다. 이론적 학습뿐 아니라 미국·유럽 등의 교육기관 탐방, 온디맨드 PBL, 기업과 협업한 IC-PBL(산업 밀착형 문제 해결 방식 수업) 과정 등이 세부 커리큘럼으로 준비되어 있다.

이 교수는 “한양대 경영전문대학원 ESG 커리큘럼은 교육부 인가를 받고 미국 경영교육 인증을 받은 ‘경영전문대학원’이다. 대부분의 과목에서 전임교수와 현장 전문가가 팀을 이뤄 강의를 진행한다는 점에서 차별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서강대 경영전문대학원에서도 ESG 전문 고급과정인 SG ESG mini MBA 1기 모집에 나섰다. ESG 전문 리더십 구축을 위해 ESG 개요부터 컨설팅 노하우, 지속 가능 성장 전략 및 방향 논의 등을 커리큘럼으로 제시한다. 인하대는 지난해 하반기 ESG 특화 인력을 양성하는 ‘녹색금융특성화대학원’을 국내 최초로 설립했다. 이는 환경부가 공모한 녹색 융합 기술 특성화대학원 지원 사업의 연장선으로 기후변화 전략부터 ESG 평가까지 폭넓은 이론 수업과 유관 기관 및 기업에서의 인턴 교육 등의 지원도 이루어진다.

연세대는 올해 1학기부터 대학원 교과과정에 ESG 과목을 신설했다. 일반 대학원(미래캠퍼스) 환경금융학과에서는 ‘ESG 통합 지속 가능 투자’ 과목을 개설했다. 환경금융대학원은 한국녹색금융포럼을 자체적으로 개최하고 지속가능경영책임자과정(CSO)을 올해 2학기에 신설하는 등 ESG 인재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석 연세대 환경금융대학원 주임교수는 “기후변화·환경에 대한 기술적 지식과 데이터 기반 분석 능력을 갖춘 녹색금융 전문 인력 양성이라는 목표 아래 커리큘럼을 구성하고 있다. 특히 최근 ESG 평가를 위한 빅데이터, 인공지능 활용 등을 고려해 녹색 디지털 금융 과목 개발에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학가도 ESG 열풍…과목 추가하고 MBA 개설도
ESG 새싹 키우는 대학가

대학도 ESG맞이에 한창이다. 학부생에게는 낯선 개념인 ESG를 기업 현장 경험을 통해 미리 접할 수 있도록 하는 업무 협약이 이루어지고 있다. 동아대는 지난 9월 코레일과 ‘함께 해결하는 사회문제’라는 중점 교양과목을 개설했다. 코레일유통 부산경남본부와 동아대 학생이 지속 가능 발전을 위한 지역 현안을 함께 해결하는 내용으로 진행된다. 한양대 역시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비랩코리아와 함께 사회혁신융합전공의 ‘ESG 컨설팅’ 과목을 개설했다.

숙명여대 기후환경에너지학과에서도 올해 2학기부터 ‘기업과 ESG 환경전략’, ‘탄소배출권 금융시장론’ 등 기후와 ESG 대응을 위한 과목을 신설한다. 가톨릭대 역시 선도대학 프로그램으로 지역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소셜리빙랩’ 프로젝트를 운영한다.

대학 내에 ESG 경영을 도입해 대학의 지속 가능성을 논하는 곳도 있다. 건국대는 국내 대학 최초로 ESG 위원회를 설립해 대학 내 ESG 경영 실천을 논한다. 건양대는 ESG 가치를 대학 정책 및 학사 운영에 도입해 지속 가능한 책임 가치를 약속했다. 배재대 역시 ESG를 위한 정책 과제 63개를 발표하고 새로운 성장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현 교수는 “ESG의 평가에 대한 객관성 및 신뢰성 확보를 위해서는 관련 정책 확보와 공시 기준의 표준화를 비롯한 정비가 필요하다”며 “대학은 이러한 ESG 수요를 반영해 이미 ESG를 학문에 녹이는 과정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앞으로 이러한 흐름은 더 활발해지고 구체적으로 변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늘어나는 ESG 최고경영자 과정

산업정책연구원, ESG 경영 최고위 과정 개원

산업정책연구원과 서울과학종합센터에서 ESG 관련 경영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교육 내용은 ▲ESG 경영 제도 및 법률 ▲ESG 이슈 관련 리스크 매니지먼트 및 전략적 의사결정 ▲글로벌 표준 습득 ▲ESG 경영 추진 및 사업 개발 사례 연구 ▲최근 이슈 등으로 이루어진다. 최고위 과정은 올 하반기로 두 번째 개원을 맞이했다. 하반기 개원은 10월 7일로 ESG 경영, 지속 가능 경영에 관심이 있는 각 분야 전·현직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다. 국내외 주요 ESG 이슈를 폭넓게 다루며 공시부터 탄소중립, 기업가 정신, 투자 등 세부 분야까지 한 과정에서 만나볼 수 있다.

한국능률협회, ESG 최고경영자 과정
한국능률협회에서 경영자의 ESG 전략 수립과 행동 지원을 위한 최고경영자 과정을 신설했다. 김동재 연세대 교수 겸 대한항공 ESG 위원장이 리드 멘토로 참여해 전체적 프로그램과 워크숍, 연수 등을 이끈다. 미국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강사진으로 참여해 새로운 인사이트 공유와 창조적 전략 확보를 꾀한다. ESG의 큰 흐름과 투자, 우수 기업 벤치마킹, 전망 확보 등을 기업 성장과 전략 경영 전반에 녹일 수 있는 방안을 논하는 커리큘럼으로 이뤄진다. ESG를 경영 전략에 반영하고, 전략적 미래를 대비하고자 하는 ESG·CSR 담당 임원 등이 신청 대상자가 된다.

연세대, ESG 최고 책임자 과정
연세대 환경금융대학원(미래)에서도 국가별 ESG 공시 및 규제, ESG 평가지표 및 항목별 주요 사항, ESG 투자 현황, 글로벌 기업의 ESG 대응 사례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 ESG 최고책임자(CSO) 과정을 개설한다. 기업 경영진 및 금융계 종사자 등 ESG 관련 전문가 육성을 위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조수빈 기자 subin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