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흠슬라'였는데…HMM 고점에 물린 개미에 기회 올까
연초 시작된 해상운임 고공행진이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해운기업 주가는 운임 정점(피크아웃) 우려에 작년 여름의 고점 대비 20% 내외로 하락한 상태다. 운임 강세 속에서 주가가 하락하자 증권가에서는 해운기업 주가가 저평가 상태라는 분석까지 나온다.

28일 오전 9시10분 현재 HMM은 전날대비 200원(0.52%) 오른 3만8600원을 기록중이다. 전날 0.92% 상승한데 이어 사흘째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벌크선사인 팬오션대한해운ㄷ은 이날 하락하고 있지만, 전날에는 각각 5.45%와 3.09% 상승했다.

HMM의 주가는 5월27일의 5만600원과 비교하면 24.11% 낮은 수준이다. 팬오션은 7월1일의 고점 8770원 대비 11.74%가, 대한해운은 6월16일의 3670원 대비 18.26%가 각각 빠졌다. 해상운임의 상승세에 지난 여름까지 상승한 뒤, 운임이 정점을 찍고 내림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하지만 지난 24일 발표된 주요 해상운임지수가 오르면서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글로벌 컨테이너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24일 4643.79를 기록했다. 직전주 대비 0.5% 상승해 20주 연속 사상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웠다. 벌크선 운임 수준 지표인 발틱건화물운임지수(BDI)는 8.6% 급등한 4644로 2009년의 사상 최고치를 10포인트 남겨두고 있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석탄과 곡물 수요가 견조한 가운데 아시아 지역의 연휴에 따른 선박 적체가 증가한 영향까지 더해지면서 벌크선 운임이 강세를 보였다”며 “컨테이너선 운임은 적체에 따른 항만 혼잡이 계속됐지만, 다음달 초 중국 국경절 연휴를 암두고 있어 운임 상승 탄력이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와 해운업계에서는 컨테이너운임이 연말께 고점을 찍을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컨테이너선사들이 운임 전략을 바꾸면서 운임 강세가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 연구원은 “2M을 중심으로 정시율 회복을 위한 결항이 예정돼 있어 운임의 하락 전환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컨테이너선사들이) 추가적인 (운임) 인상을 단행하기엔 화주는 물론 각국 정부의 반발이 부담스럽기에, 더 욕심을 내기보다는 지금의 강세를 최대한 오래 끌고 갈 방침”이라며 “결과적으로 운임은 4분기에도 현재 수준을 유지하며 피크아웃을 피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현재 해운사들 주가가 과도하게 저평가됐다고 분석이 나온다. 최 연구원은 “시황 변동성이 커진 점을 리스크라고 하기엔 눈 앞의 이익 모멘텀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집계된 HMM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가 전망치 평균)는 1조8278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559.62%가, 직전 분기 대비 31.60% 늘어날 것이란 수치다.

팬오션의 이익 모멘텀은 더욱 강한 것으로 평가됐다. 최 연구원은 “(BDI를 기준으로) 손익분기점이 오픈사선은 1100, 스팟용선은 1800 수준인데, 3분기 BDI는 저점도 3039에 달했다”며 “이에 따라 3분기 영업이익은 1681억원으로 컨센서스를 21% 웃돌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