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와 무관. /사진=한경DB
사진은 기사와 무관. /사진=한경DB
올들어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고용 지표를 놓고 자화자찬을 하는 날이 많아졌다. 통계청 '고용동향' 지표가 나오는 날에 맞춰 페이스북에 "고용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다"거나 "취업자수가 코로나 발생 이전 고점의 99.6%로 방역 위기 이전 수준에 한 발짝 더 근접했다"고 적었다. 하지만 한국은행은 실제 실업률은 통계청 발표보다 더 나빴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팍팍한 고용시장을 더 정확하게 가늠하기 위해 다양한 보조 지표를 활용해야 한다고도 제언했다.

한은은은 27일 발표한 '코로나19와 실업률 하향 편의' 보고서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이어진 2020년 3월~2021년 8월에 실제 실업률 추정치는 통계청 발표치보다 0.29%포인트 높다고 평가했다. 청년층(15~29세) 실제 실업률의 경우 통계청 발표치보다 0.74%포인트 높게 잡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이달 초 발표한 지난 8월 실업률은 2.8%(계절조정 기준)로 역대 최저치로 집계됐다. 하지만 한은은 8월 실제 실업률이 이보다 0.9%포인트 높은 3.7%라고 추산했다. 이 같은 차이가 벌어진 것은 코로나19 파장으로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을 실업자로 분류했느냐 비경제활동인구로 잡았느냐의 차이에서 불거졌다. 한은은 "전례 없는 방역조치는 구직활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실업자와 비경제활동인구의 구분을 모호하게 만들었다"며 "영업제한 육아부담 자가격리 등으로 구직활동이 불가 피하게 제한되면서 기존에 실업자로 분류되었을 사람이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된다"고 분석했다.

가령 코로나19로 학교·어린이집이 문을 닫으면서 육아·가사를 위해 직장을 그만둔 여성 근로자들은 사실상 실업자인 경우가 적잖지만 비경제활동인구로 잡힌다. 통계청 고용 동향 조사에서 '그냥 쉰다'고 답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실업자 통계에 잡히지 않는다. 한은은 "코로나19를 비롯한 이례적 상황에서는 상대적으로 좁은 의미의 노동시장 유휴수준을 평가하는 실업률 외에도 다양한 고용 보조지표를 활용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