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주가라고 밝힌 배우 안효섭  /사진=SBS ''미운우리새끼' 영상 캡처
애주가라고 밝힌 배우 안효섭 /사진=SBS ''미운우리새끼' 영상 캡처
"매일 하루의 마무리는 술로 합니다. 누구랑 있든, 혼자 있든, 하루의 마무리는 저에게 주는 선물로 간단하게 마십니다."

대세 청춘 배우 안효섭이 SBS '미운 우리 새끼'에 출연해 한 말이다.

안효섭은 2015년 tvN '바흐를 꿈꾸며 언제나 칸타레2'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렸고, 드라마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어비스', '낭만닥터 김사부 시즌2'에 연이어 주연으로 발탁되면서 대세 배우 반열에 올랐다. SBS 월화드라마 '홍천기'에서도 붉은 눈의 남자 하람 역을 맡으며 홍천기 역의 김유정과 로맨스를 선보여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올해 26세인 안효섭은 거의 매일 술로 하루를 마무리하며 "쉬는 날은 2, 3병, 조금만 먹고 싶을 땐 1병 정도 마신다"면서 애주가의 면모를 드러냈다. 안주로는 "계란후라이, 계란찜 등 간단하게 해 먹는다"고 소개했다.

안효섭의 고백에 신동엽은 손뼉을 치며 반겼지만, 일각에서는 매일 술을 먹는 안효섭에게 "알코올 의존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혹시, 나도 알코올 중독?

사진은 기사와 무관합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은 기사와 무관합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술은 인류와 오랫동안 함께 한 기호식품이었다. 즐거움 혹은 위로의 순간을 함께하는 대표적인 음료로 꼽혔다. 하지만 세계보건기구(WHO)는 2010년 '음주'를 '인류의 조기 사망과 장애를 초래하는 위험 요인' 중 3위로 꼽았다. 당시 흡연에 의한 사망, 장애 비율이 2.7%였는데, 음주가 3.5%라는 점에서 더 문제가 된다는 것.

하지만 술을 많이 먹는다고 모두 알코올 중독자는 아니다. 술을 자주 마시는 게 건강에 악영향을 주고, 알코올 중독 발전 위험성을 높이는 건 사실이지만 알코올 중독 진단은 술의 양과 음주 빈도를 기준으로 하지 않는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이계성 인천참사랑병원 원장은 "안효섭의 음주 상태가 알코올 중독 위험이 있는지는 말하기 애매하다"면서도 "이 정도면 전문가와 만나서 자신의 음주 문제가 어느 정도 인지 한 번 검토해 볼 필요가 있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 원장은 "일단 저위험 음주의 기준이 하루 2잔 일주일에 14잔 많이 마셔도 4잔 이하다"라면서 "하루에 평균 반병 이상 마시면 고위험 음주라고 할 수 있다. 하루 2-3병, 적게 마시면 한 병이면 중독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수준이다"라고 진단했다.

이어 "소주 2-3병에 안주로 계란후라이 계란찜 정도면 안주를 거의 안 먹고 소주의 알코올 효과에 집중하고 있던 셈이다"라면서 "맛있는 음식을 먹기 위해 알코올을 곁들이는 것이 아니라 음주 자체가 중심이기 때문에 또한 알코올 중독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보통 중독의 기준을 설명할 때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상황이 될 때'라고 이야기 한다"면서 "한 병만 먹어야지 했는데 두 병 마시고 오늘은 2차까지만 했는데 3차 가고 하면 중독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보건복지부가 공개한 알코올 금단의 진단 기준에 따르면 장기적으로 술을 먹다가 중단했을 때 맥박이 과도하게 뛰거나 손 떨림, 불면증, 구토나 오한, 일시적인 환각, 초조함, 불안, 발작 등의 증상이 2개 이상 나타나면 알코올 중독을 의심해야 한다. 스케줄에 맞춰 술을 조절하는 게 아닌, 술을 마시기 위해 일상을 포기하고, 시간을 할애하고, 해야 할 일을 미루고, 책임을 다하지 않는 상태가 된다면 알코올 중독 상태라는 것.

알코올 중독보다 무서운 합병증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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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코올 중독은 우울증과 무기력증 등의 합병증과 함께 증상이 나타난다는 점에서 더 우려를 낳고 있다. 불면증이나 불안장애 등으로 삶이 망가지거나 극단적인 선택에 이르기도 한다.

그뿐만 아니라 알코올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알코올성 치매가 발생할 위험도 커진다. 과음 후 "필름이 끊겼다"고 하는 블랙아웃(black-out) 현상은 알코올성 치매 초기 증상으로 알려졌다. 과음이 뇌 신경 세포에 나쁜 영향을 주고, 신경세포가 손상돼 블랙아웃이 나타나는 것. 이것이 장기간 반복되면 알코올성 치매가 된다.

과음으로 간, 심혈관, 췌장, 위장 등에 악영향을 끼쳐 감염, 간 경변, 심혈관 질환이나 당뇨 등의 질병이 발생하기도 한다. 그 때문에 전문가들은 각각 자신의 주량에 맞춰 건강한 음주를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한국인의 경우 알코올 분해효소가 서양인보다 유전적으로 적게 존재하기 때문에 적은 양의 음주로도 더 심각한 건강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알코올 의존 증상이 심각하다면 전문의를 찾아 상담과 약물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애주가가 중독자로 진행되는 몇 가지 신호

1. 저녁 퇴근 시간만 되면 여기저기 전화해서 술자리를 만든다.

2. 1차 2차 술자리 끝나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술을 사서 집에 가거나 집 앞에서 한잔 더 한다.

3. 대인관계를 더 즐겁게 하거나 맛있는 음식을 먹기 위해서 마시는 것이 아니라 술을 마시기 위해서 사람을 만난다. 음주 자체가 주목적이 되어 간다.

4. 필름이 끊긴다. 포만감 만족감의 STOP 신호가 더는 뇌에서 나오지 않는 상황이 된 것이다.

5. 음주 이후의 실수 사건 사고가 잦다. 자기 통제력을 잃어버리고 있는 상황이다.

6. 사건사고가 두렵고, 술 마시면 자기 통제력을 잃어버리는 것이 두렵고 그런 일들이 반복되니 술자리에 부르지를 않게 되고 또한 자신은 이제 마실만 한데 다른 사람들은 이미 다 취해서 집에 가는 상황이라서 혼술을 시작한다. 어쨌든 알코올의 효과에 집중하게 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어울려 마실 때보다는 적게 마시는 것 같지만 자주 마시게 되어 결구 더 많은 양의 알코올을 섭취하게 된다.

7. 가까운 사람들이 술이 과한 것 같다고 우려를 표현하거나 걱정해주는 상태다.

이미나/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