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체스코 스파그네시 신부. /사진=뉴욕포스트 사진 캡처.
프란체스코 스파그네시 신부. /사진=뉴욕포스트 사진 캡처.
이탈리아의 한 가톨릭 사제가 자신의 집에서 마약을 동반한 동성애 난교 파티를 열기 위해 성당 기금에서 8만5000파운드(약 1억3710만원)를 빼돌린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23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이탈리아 토스카나주 프라토 출신의 프란체스코 스파그네시 신부(40)가 절도 혐의로 체포돼 가택연금 상태다. 경찰은 지난 2년간 스파그네시 신부의 파티에 참석한 사람 수백 명을 조사 중이다.

파티에는 스파그네시 신부와 마약 딜러인 룸메이트 외에 게이 데이팅앱에서 찾은 사람들이 참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파티 참석자 규모는 최대 20~30명에 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스파그네시 신부의 '은밀한 범행'은 경찰이 룸메이트의 마약 거래를 추적하면서 꼬리가 밟혔다. 그의 룸메이트는 네덜란드에서 1ℓ 규모의 감마히드록시 뷰티르산(GHB)을 수입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GHB는 해외에서 '데이트 강간 약물'로 유명한 약물이다. GHB가 인체에 들어가면 10~15분 이내에 기분이 좋아지고 술에 취한 듯한 상태가 된다. 흰색 가루 형태로 주로 술이나 물 등 음료에 타서 복용하기 때문에 한국에선 '물뽕'으로 불린다. 버닝썬 사건에 등장한 약물이기도 하다.

스파그네시 신부가 소속된 가톨릭 교구의 회계 담당자는 최근 몇 달간 교구 은행 계좌에서 8만5000파운드가 인출된 사실을 확인했다. 이어 즉시 교구 기금에 대한 접근을 차단했다.

은행 계좌가 막히자 스파그네시 신부는 헌금 바구니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 저소득 가정에 기부한다는 명목으로 부유한 신자들에게서 기부금을 걷기도 했다. 영국 더타임스에 따르면 스파그네시 신부는 기부금 캠페인으로 수백 유로를 거둬들였다. 한 신자는 1281파운드(약 206만원)를 기부금으로 냈다고 한다.

스파그네시 신부는 경찰 조사 초기에는 혐의를 부인하다가 이내 마약에 중독돼 범행을 저질렀다고 시인했다. 스파그네시 신부는 2007년 사제서품을 받았고 2009년 주임 사제가 됐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