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사옥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비전펀드가 갖고 있던 쿠팡 주식 16억 9천만 달러(약 1조 9,886억 원)어치를 팔았다.

현지시간 16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보고서에 따르면 비전펀드는 지난 14일 쿠팡 클래스A 주식 5,700만 주를 주당 29.685달러에 매각했다.

이는 소프트뱅크가 보유한 전체 지분의 약 9% 수준이며, 매각 후 남은 주식은 5억 6,815만 6,413주로 파악된다.

앞서 지난 2015년과 2018년에 쿠팡에 전체 30억 달러를 투자한 소프트뱅크는 쿠팡의 기업공개 후 클래스A 기준 37%의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전해진다.

쿠팡은 지난 3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한 바 있다.

상장 첫날 시초가가 주당 63.5달러를 기록하며 한때 시가총액 100조 원에 달하는 기염을 토했지만, 최근엔 30달러 수준으로 떨어진 상황이다.

비전펀드가 쿠팡 상장 이후에도 "향후 성장을 믿기 때문에 지분을 팔지 않겠다"고 공언한 바 있어 결정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선 중국 스타트업 투자 손실을 만회하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승차공유 업체 `디디추싱`에 투자한 비전펀드는 중국 정부의 IT기업 규제 움직임에 약 40억 달러(약 4조 5,000억 원)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일각에선 최근 한국 내에서 플랫폼 기업에 대한 규제 분위기가 확산하자 `탈한국`에 나선 게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쿠팡은 별다른 입장이 없다는 반응이다.

박승완기자 pswan@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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