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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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7월 부동산 대국민담화에서 '부동산 가격 조정 가능성'을 언급한 지 두 달이 다 돼가지만 부동산 가격은 좀처럼 안정세를 찾지 못하고 있다. 전국 아파트 매매 가격은 물론 전·월세 가격까지 연일 최고 수준을 경신하는 상황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둘째 주(13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0.31%, 전세 가격은 0.20%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매가격은 지난주(0.30%)보다 가격 오름폭이 커졌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폭은 지난주에 이어 0.40%를 기록해 5주 연속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부동산원이 주간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12년 5월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서울 역시 0.21% 상승해 지난주와 같은 상승폭을 유지했다.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국적으로는 0.20% 상승했다. 수도권 0.25%, 서울 0.17% 등이 상승폭을 유지했다.

월세 가격도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아파트 월세·준월세·준전세를 포함한 월세통합가격지수 변동률은 0.37%로 전월(0.28%)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 월세통합가격지수는 100.7을 기록해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15년 6월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7월 기준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 중에는 월세 1000만원을 넘는 아파트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이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서울에서 월세가 가장 비싼 곳은 성수동1가 아크로 서울 포레스트 전용 265.5㎡다. 보증금 20억원에 월세는 2700만원이었다.

청담동 이니그마빌2(전용 230.7㎡)와 반포동 반포자이(전용 245㎡)도 각각 보증금 3억원에 월세 1200만원, 보증금 10억원에 월세 1000만원에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아파트 매매가는 물론 전·월세 가격까지 역대 최고 수준의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것은 '부동산 가격 조정 가능성'을 언급한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바닥을 찍은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홍 부총리는 지난 7월28일 부동산 대국민담화를 통해 "그간 여러 기회를 통해 향후 주택가격의 조정가능성에 대해 말씀드렸다"며 "지금 아파트 실질가격, 주택구입 부담지수, 소득대비 주택가격 비율 등 주택가격 수준·적정성을 측정하는 지표들이 최고수준에 근접했거나 이미 넘어서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여러 국내기관뿐 아니라 국제결제은행(BIS) 등 국제기구에서도 과도하게 상승한 주택가격의 조정가능성을 지적하고 있다"며 "지금은 불안감에 의한 추격매수보다는 향후 시장상황, 유동성 상황, 객관적 지표, 다수 전문가 의견 등에 귀 기울이며 진중하게 결정해 주셔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