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부평구의 인천가족공원 홍보관에서 온라인 성묘 서비스를 시연하는 모습. 연합뉴스
인천시 부평구의 인천가족공원 홍보관에서 온라인 성묘 서비스를 시연하는 모습. 연합뉴스
코로나19 확산 이후 두 번째 추석연휴를 맞았다. 코로나 확진자가 2000명을 넘나드는 대유행이 계속되면서 귀성과 제사를 포기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비대면이 일상화하면서 “명절은 가족과 함께 보내야 한다”는 고정관념도 빠르게 무너지는 모습이다. 코로나19가 명절 풍속에도 ‘뉴 노멀’을 불러온 것이다.

캠핑·호캉스저마다 다른 추석

백신 미접종자인 주부 서모씨(54)는 올해 홀로 추석을 보낼 예정이다. 그는 “인원 제한 때문에 남편만 시댁에 가기로 했다”며 “내가 음식을 해서 남편을 통해 보내고, 식사할 때 잠깐 영상통화를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가족끼리 못 모이는 것은 아쉽지만 이런 방식도 점차 익숙해지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귀성 대신 호캉스(호텔+바캉스)나 캠핑을 하며 연휴를 보내려는 사람들도 많다. 최근 백신접종을 완료한 직장인 신모씨(27)는 이번 연휴에 고등학교 동창인 친구들과 ‘호캉스’를 갈 예정이다. 그는 “연휴 때 큰집 내려가는 친구가 하나도 없어 3명이서 1박 2일 호캉스를 가기로 했다”며 “가족끼리의 시간도 그립지만 친구들도 편하게 모인 지 오래됐다”고 말했다. 여행·숙박 플랫폼 여기어때에 따르면 앱 사용자 1291명을 대상으로 추석 연휴 계획에 대해 설문조사를 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4명 중 1명(24.0%)은 호캉스를 계획 중이라고 답했다.

서울에 사는 정모씨(54)는 식구 4명끼리 강원도 양양으로 캠핑을 갈 계획이다. 정씨는 “이번 명절에는 코로나 때문에 시댁에 다들 모이지 않기로 했다”며 “유명 관광지나 음식점은 코로나19가 걱정돼 캠핑장에서 가족끼리의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고 말했다.

여러명이 모여 전을 부치고 송편 빚는 풍경도 드물어졌다. 차례상을 아예 생략하거나 간편조리식품(HMR)이나 반조리된 밀키트로 간단하게 차리기도 한다. 경기도 군포에 사는 박모씨(55)는 “조기구이는 업체에 주문을 하고 하고, 국류나 밑반찬은 HMR로 대체할 것”이라며 “어차피 많은 사람이 모이지 못해 직접 음식을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마트의 경우 지난 설 연휴 때(2월8~14일) 때 밀키트 매출이 지난해 설 연휴(1월20~26일)대비 356.0% 급증한 바 있다.

각종 비대면 서비스도 인기

직접 산소를 방문하기 어려워지면서 온라인 성묘·벌초대행 서비스도 인기를 끌고있다. 보건복지부 산하 한국장례문화원은 지난해부터 온라인 추모공간을 만들어 성묘, 추모 등도 비대면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문화원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추모·성묘 서비스 이용객 수는 지난해 추석 23만552명, 올해 설 연휴 24만8732명에 달했다. 온라인에 고인의 추모공간을 만들어 그 안에 사진, 글귀 등으로 꾸미는 방식이다. 링크를 통해 누구나 참여하고 초대할 수 있다.

벌초 대행 서비스 수요도 늘고있다. 온라인 카페에서는 “벌초 대항 알바가 최근 코로나19로 수요가 많은데다 단기간에 큰 돈을 벌 수 있어 쏠쏠하다”는 후기글이 잇따라 올라오기도 했다.

관련 업체에 따르면 벌초 아르바이트는 1기(약 66㎡) 작업에 약 10만원을 받을 수 있다. 일자리를 구하기 쉽고 단기간 근무로 목돈을 모을 수 있다 보니 젊은층 사이에서 인기다.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2019년 1만7008기였던 벌초대행 서비스는 지난해 2만4422기로 급증했다. 농협 중앙회 관계자는 “최근 서비스 문의가 20% 정도 늘어났다”고 말했다.

최다은/최예린 기자 ma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