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기술로 무장한 핀테크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금융과 기술의 환상적인 만남, 핀테크 시대. 미래 금융은 무엇이며, 이 세계의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핀테크 기업을 만나는 시간. 이달의 핀테크 리더는 2019년 창업한 엑스퀀트의 두 공동대표 시야 스룬과 조금택 씨다.

엑스퀀트(XQuant)는 기업 간 거래(B2B)로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해 금융 비정형 데이터를 처리·분석 서비스를 하는 핀테크 기업이다. 금융 문서 등 일정한 형태나 형식이 정해지지 않은 것들을 데이터화해 편리하고 쉽게 일을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시야 스룬(Chea Srun, 프랑스, 57), 조금택(49) 공동대표가 맥쿼리은행, 하나금융투자 등 국내외 금융사에 재직하면서 그동안 축적해놓은 경험을 바탕으로 만든 프로그램을 통해 핀테크 서비스의 레벨을 끌어올리고 있다.
현재 비표준화된 장외거래 계약서에서 항목별 필요한 비정형 데이터를 추출해 처리하고 저장하는 상용 프로그램을 제작해 금융사 및 시가 평가 회사들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8월 말 만난 이 회사의 공동설립자 시야 스룬·조금택 대표는 “엑스퀀트의 비정형 데이터 프로그램만으로도 금융의 미래가 바뀌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AI로 분석한 비정형 데이터, 금융 미래 바꾼다"

엑스퀀트는 어떤 회사인가.
조금택 대표(이하 조 대표) 엑스퀀트는 최신 AI를 사용해 문서, 계약서, 리포트, 뉴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이메일 등 다양한, 특히 금융 분야의 비정형(일정한 형태나 형식이 정해지지 않는 것) 빅데이터를 추출·처리·분류·분석해 고객에게 유의미한 정보를 제공하는 핀테크 기업이다. 우리 회사의 최종 목적은 AI 기반 문서를 포함한 비정형 데이터 관리 시스템을 제공하는 것이다.
시야 스룬 대표(이하 스룬 대표) 현재 총 14명의 국내외 직원이 글로벌하게 소통하고 있다. 우리 직원들은 한국(5명), 아프리카 튀니지공화국(8명), 유럽 러시아(1명) 등에서 근무 중이다. 영어로 업무 소통이 가능하며 기술 등 전문 분야에서 꼭 필요한 인재만으로 구성돼 있다.

회사 설립 계기는 무엇인가.
조 대표 우리 창업자들은 17년 이상 국내외 금융기관에서 근무하면서 금융사에 많은 비효율성이 존재함을 목격해 왔다. 그중에서 데이터, 특히 비정형 데이터에서 기인한 비효율성 문제를 AI 기술로 해결하기 위해서 엑스퀀트를 설립했다.
자사 프로그램으로는 TS-Expert, ESG-Analytix 등이 있으며, ESG-Analytix는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들 프로그램을 간략히 소개하자면 ‘TS-Expert’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비효율이 존재하는 장외파생거래 계약서에 대한 솔루션을 제공하며, ‘ESG-Analytix’는 비정형 데이터 위주로 존재하는 데이터로 겪을 미래의 비효율을 해결하기 위한 서비스다.

스룬 대표와 조 대표의 인연이 궁금하다.
조 대표 스룬 대표와 저는 맥쿼리은행에서 만나 좋은 팀워크로 일한 적이 있다. 저희는 지난 2015년 당시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이 AI와의 바둑 대결로 세상이 AI에 대한 관심이 뜨거울 때 하나금융투자에서 이를 기반으로 하는 투자 팀을 만들고 있었다.
머신러닝 기반의 투자 알고리즘을 개발해 프롭 트레이딩(proprietary trading: 수익 창출을 목표로 하는 금융사가 자기자본 등으로 거래하는 것)을 시작한 바 있다.
현재 상용화된 TS-Expert의 경우 모든 국내외 금융기관이 필요로 하는 솔루션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그때 처음으로 개발을 시작했다.

현재 두 분이 각각 맡은 분야를 설명해달라.
스룬 대표 각자 가지고 있는 경력의 시너지를 내기 위해 저는 비즈니스 아이디어, 해외 시장 개발, 솔루션 개발, 마케팅, 해외 전략적 파트너 발굴, 인사관리 등을 맡고 있다.
조 대표 저는 솔루션 개발 담당, 개발 프로젝트 관리, 국내 전략 파트너 발굴, 국내 고객관리 등을 담당한다. 서로 각자가 자신 있는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비정형 금융데이터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조 대표 맥쿼리은행에서 2014년까지 정형 데이터만을 가지고 평가모델 개발 및 모델 기반 트레이딩을 하고 있는 팀에 근무했다.
AI 기술의 비약적 발전과 비정형 데이터가 압도적으로 증가하는 분위기나 트렌드를 목격하면서 앞으로 비정형 데이터에서 기회가 많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AI가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믿고 도전했다.
스룬 대표 부정확한 내용들을 바로잡고 숫자로 달라질 수 있는 금융서비스 환경들을 한 치의 오차도 용납할 수 없도록 하는 데이터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영업이익 및 매출은 어떻게 되나
스룬 대표 창업 첫해(2019년 9월 창업)에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없었고 2020년에는 매출액 1억4000만 원, 영업이익도 조금 발생했다.

주요 타깃 고객층은 있나.
조 대표 최초의 고객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국내외 모든 금융기관이다. 스룬 대표와 저나 국내외 금융기관에서 근무하면서 모두 똑같은 비효율의 문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금융사가 주요 고객이다.
스룬 대표 엑스퀀트의 서비스는 국내 기업뿐 아니라 글로벌 기업에도 최적화돼 있기 때문에 우리가 가지고 있는 서비스로 해외 진출도 어렵지 않다고 생각한다. 개발 진척에서 최종 비전의 2단계까지 왔고 3단계 수준에 도달할 때는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영역의 서비스에도 도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저 같은 경우 프랑스, 일본 등 글로벌 금융사에서 근무한 경험 덕에 해외 진출에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회사가 가지고 있는 장점은 무엇인가.
조 대표 회사가 작기 때문에 빠르게 결정할 수 있는 의사결정 시스템이나 팀워크도 주효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한마디로 글로벌 팀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튀니지공화국, 러시아 등에서 어드바이저 및 개발자,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등이 활발히 근무하고 있다.
또한 17년 이상 국내외 금융 분야에서 쌓은 경험과 지식으로 6년 이상 직접 개발에 사용한 AI 기술을 가지고 최신 AI와 도메인 지식이 융합된 팀이다. 여기에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어서 해외 진출에 유리하다.

"AI로 분석한 비정형 데이터, 금융 미래 바꾼다"
글로벌 네트워크가 잘 갖춰져 있다고 했는데, 국가별 판매 전략이 있나.
조 대표 우리가 다루고 있는 장외파생거래는 국제적이다. 장외파생거래 계약서도 국제적으로 같기 때문에 자사의 TS-Expert는 홍콩, 싱가포르, 미국, 호주 등에서 특별한 노력 없이 사용할 수 있는 글로벌 솔루션이다.
차이점은 각 나라마다 다른 시장 관행이다. 예를 들어 한국은 서로 연달아(back to back) 하는 거래가 많은 편으로 계약서와 확인서를 주고받는 반면, 홍콩, 싱가포르는 장외거래를 이메일로 확정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TS-Expert는 모두 비정형 데이터로 존재하는 다양한 시장의 관행을 처리할 수 있다.
스룬 대표 나라별 사람들의 특징이 다 다를 수밖에 없다. 저 같은 경우 프랑스, 홍콩, 일본 등 일부 국가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다. 재미있는 이야기로 한국은 마감 시간에 맞춰 일을 해주기 때문에 업무 처리가 빠르다. 반면, 일본은 거쳐야 할 문서들도 많고 신중해서 느리다고 생각한다. 홍콩의 경우 영국의 영향이 있어서인지 모든 문서가 영어로 돼 있어서 편리하다.

회사의 프로그램을 소개해달라.
조 대표 앞서 소개드린 TS-Expert는 다양하고 비표준화된 장외파생거래 계약서로부터 비정형 형태로 존재하는 필요한 거래 조건을 빠르고 정확하게 추출하고 전처리한 후 정형화하는 시스템이다. 현재 금융사 및 시가 평가 회사들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ESG-Anlaytix는 다양한 데이터 정보원으로부터 ESG 관련 문서를 국제기준에 맞게 문장 의미 중심으로 추출한다.
향후 큰 테마인 E(Environment, 환경), S(Society, 사회), G(Governance, 지배구조) 등 세 필러로 분류해 각 ESG 필러를 통해 △물 관리 △폐기물관리 △GHG 배출(GreenHouse Gas:지구 대기를 오염시켜 온실 효과를 일으키는 가스를 통틀어 이르는 말) 등과 같은 26개의 세부 테마로 나눠 표준화된 기준에 의해 분류하고 해당 기업에 기회 또는 위험요인 인지도를 분석해준다.

ESG에 관심을 보이고 이유가 있나.
조 대표 엑스퀀트는 ESG가 화두가 되기 시작하기 훨씬 전인 창업과 동시에 ESG 시장조사, 적용 기술 평가, 양질의 ESG 데이터 수집을 시작으로 ESG 테크인 ESG Analytix 개발, 즉 ESG 특화 영어 언어모델 개발을 완료했다. 이어 한국어 모델도 고도화하고 있다.
우리는 ESG의 여러 이해당사자가 필요한 차별화된 서비스를 계획·개발하고 곧 선보일 예정이다. 기대해달라.
또한 한국은 ESG 보고 의무화 국가로 현재는 자율공시지만 자산 2조 원 이상인 유가증권 시장 상장사는 2025년부터 친환경·사회적 책임활동을 포함한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공시해야 한다. 이러한 공시 의무는 2030년부터 모든 코스피 상장사로 확대 적용된다는 점도 우리 회사에 유리한 사항이다.

보안에는 어떠한가.
스룬 대표 TS-Expert의 경우 주로 고객사가 보안상의 이유로 온프레미스(on-premise: 기업이 서버를 클라우드 환경이 아닌 자체 설비로 보유하고 운영하는 방식) 서비스를 원하기 때문에 특별한 보안 이슈가 없고, 있다 하더라도 대처할 수 있는 보안 기술들을 자체 보유하고 있다.

회사를 운영하는 데 어려움은 없나.
조 대표 모든 창업이 쉬운 일이 아니어서 미리 각오는 했지만 생각보다 어려움이 많았다. 첫째로 B2B 사업 자체의 어려움이다. 특히 보수적인 금융기관을 상대로 하는 비즈니스는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내부의 비효율적인 문제들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조직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한편 많은 이해당사자의 변화와 동의를 구해야 한다. 따라서 요구 조건이 이해당사자마다 다르며 그에 따라 맞춤 솔루션을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따른다.
둘째로 모든 스타트업이 겪고 있는 문제인 것 같은데 한국 개발자를 구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어렵게 채용해 좋은 사람을 만나더라도 비용 측면에서 스타트업에는 감당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따라서 해외 인력을 융통성 있게 활용할 수 있는 지원책이 있었으면 한다.
스룬 대표 조 대표와 같은 생각이다. 우리와 함께 해외에서 일하는 능력 있는 개발자들이 많이 있다. 하지만 스타트업처럼 작은 규모의 회사는 비자 문제나 외국인 노동자 채용이 어렵다는 것을 느꼈다. 이를 폭넓게 채용할 수 있는 지원책이 마련됐으면 좋겠다.
또한 자사의 경우 금융 솔루션을 한 고객에 팔고 다른 고객으로 바로 갈아타는(?) 세일즈 사이클이 될 수 없다. 이 때문에 AI의 지속적 발전에 발맞춰 엑스퀀트의 솔루션을 고객 맞춤형으로 적용해 지속적인 투자와 함께 향상시키고 있다. 반면, 장점으로는 고객이 한 번 만족하면 참고할 수 있는 좋은 파트너사가 되기 때문에 충성도 높은 장기 고객으로 남는다.

정부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조 대표 회사의 서비스가 이미 글로벌화된 서비스임을 감안할 때 스타업의 해외 진출 시 많은 지원이 있었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조 대표 국내 스타트업이 청년 창업(나이 제한)으로 국한된 게 아쉽다. 창업의 틀을 넓게 확대해주셨으면 좋겠다.
스룬 대표 회사는 글로벌하게 여러 가지 다양한 도전 과제가 있다. 동시에 우리는 기술적으로 큰 진전도 목격하고 있다. 엑스퀀트의 창업자들이 경험과 지식, 그리고 새로운 기술을 사용해 조금이라도 비효율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할 수 있게 돼 영광이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 사진 서범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