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기업 주가가 급락하자 개인투자자들이 저가 매수에 나섰다. 중국 ‘규제 리스크’에 놀란 외국인투자자가 카카오와 네이버를 내던지는 상황에서 이를 저점 매수 기회라고 판단한 것이다.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외국인 투자자는 카카오 7500억원, 네이버 3100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물량을 받아낸 건 개인이었다. 같은 기간 개인투자자는 이들 주식을 각각 1조410억원, 490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8~9일 이틀간 16.56% 하락한 카카오는 10일 1.17% 오르며 반등에 성공했다. 8~9일 10.24% 하락했던 네이버도 2.76% 올랐다.

아직 국내 플랫폼기업에 대한 규제 리스크가 이들 기업의 이익을 크게 훼손할 정도는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홍콩계 글로벌 투자은행(IB) CLSA는 이날 ‘규제 공포’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금융당국 발표 이후 투자자들은 중국 규제 쇼크를 생각했을 것이며, 이로 인해 한국 인터넷 주식도 급락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규제로 인한 실적 영향은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한국이 중국보다 규제 측면에서 더 성숙하다”며 이번 급락을 매수 기회로 삼을 만하다고 조언했다.

카카오와 네이버 중에서는 네이버가 더 안전한 투자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빅테크 규제 리스크가 정치권을 중심으로 전방위로 확산될 경우 카카오와 비교해 ‘골목상권 침해’ 논란에서 비교적 자유롭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대리운전, 미용실, 실내골프연습장, 퀵서비스 등 소상공인 업종에 진출하면서 ‘플랫폼의 편리함을 무기로 골목상권을 누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김태홍 그로쓰힐자산운용 대표는 “스마트스토어 등 쇼핑 비즈니스에 강점을 지니고 관련 생태계를 키우는 역할을 하는 네이버는 소상공인과의 충돌에서 비교적 자유롭다”며 “중국발 규제 리스크에 놀란 투자자들이 과매도한 측면이 있는 만큼 매수 기회로 삼을 만하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스마트스토어에서 나오는 수수료를 최대한 낮추고 사업자가 가격 경쟁력을 높여 거래액을 늘릴 수 있도록 했다. 여기서 나오는 데이터와 광고 사업으로 수익을 내는 구조다. 스마트스토어 등 e커머스와 네이버페이 등 테크핀사업이 시너지를 내도록 하고 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