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감동시켰던 이 남자..."은퇴합니다"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를 지휘한 거스 히딩크(75·네덜란드) 감독이 사실상 은퇴를 선언했다.

스페인 매체 마르카 등은 10일(한국시간) 히딩크 감독이 네덜란드령 퀴라소 대표팀 지휘봉을 내려놓으면서 지도자 생활도 끝내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히딩크 감독은 네덜란드 방송 SBS 6의 토크쇼 HLF8에 출연해 "나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활동을 못 해왔다"면서 "어제 퀴라소축구협회 회장과 평가를 했다. 퀴라소가 새로운 궤도로 나아가는 중이라 내가 감독직에서 물러나는 것이 낫겠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히딩크 감독은 `당분간 떠나 있는 것이냐, 영원히 물러나는 것이냐`는 물음에 "완전히 그만둘 것"이라며 지도자 은퇴 결심까지 밝혔다.

그러고는 "아드보카트처럼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히딩크 감독과 같은 네덜란드 출신이자 역시 한국 대표팀을 지휘하기도 했던 딕 아드보카트(74) 감독은 몇 차례 은퇴 의사를 밝혔다가 번복하고, 지난달부터는 이라크 대표팀을 이끌고 있다.

히딩크 감독은 은퇴 결심을 뒤집지 않겠다고 강조한 셈이다.

히딩크 감독도 러시아 프로축구팀 안지 마하치칼라를 맡고 있던 2012년 말 네덜란드 언론과 인터뷰에서 "올 시즌이 끝나면 감독직을 그만둘 생각"이라고 밝히기도 했으나 공식적으로 은퇴를 발표한 적은 없었다.

히딩크 감독은 2020년 8월 퀴라소 감독으로 `깜짝` 부임해 2022 카타르 월드컵 북중미 2차 예선까지 올려놨다.

그러나 지난 5월 코로나19에 감염돼 2차 예선을 제대로 지휘하지 못했다.

`제자`인 파트릭 클라위버르트(45) FC바르셀로나(스페인) 아카데미 디렉터에게 임시로 지휘봉을 넘겨줘야 했다.

히딩크 감독이 자리를 비운 가운데 퀴라소는 파나마와 치른 2차 예선 1, 2차전에서 합계 1-2로 져 3차 예선 진출이 좌절됐다.

히딩크 감독은 "코로나19로 제대로 일을 하지 못한 데다 월드컵 예선에서 탈락했고, 북중미 골드컵에도 출전하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한국 축구와도 인연이 깊은 히딩크 감독은 세계적인 명장이다.

히딩크 감독은 정식 사령탑으로 첫발을 뗀 1987-1988시즌 네덜란드 PSV 에인트호벤을 이끌고 정규리그와 FA컵에 이어 유러피언컵(현재의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까지 우승해 `트레블`(시즌 3관왕)을 달성했다.

이후 페네르바체(터키), 발렌시아(스페인)를 이끌었고 네덜란드 대표팀 사령탑에 올라 1998년 프랑스 월드컵 4강 진출을 지휘했다.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감독 등을 거쳐 한국 대표팀을 맡고는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이뤘다.

강도 높은 체력 훈련과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십, 선수들의 의욕을 끌어내 적재적소에 기용하는 탁월한 용병술을 앞세워 세계축구 변방에 머물렀던 한국을 월드컵 중심 무대에 세웠다.

월드컵이 끝나고는 박지성, 이영표 등 제자들의 유럽 리그 진출에도 큰 힘이 됐다.

히딩크 감독은 에인트호번, 호주·러시아·터키·네덜란드 대표팀, 중국 21세 이하(U-21) 대표팀 등을 이끌며 지도자 경력을 이어왔다.

잉글랜드 첼시를 `소방수` 감독으로 두 차례 지휘하기도 했다.

(사진=연합뉴스)

장진아기자 janga3@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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