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스토리/ 전문가 3인의 직설 조언
이정하 SC제일은행 방카슈랑스부 부장
[빅스토리]"금융 자산으로 은퇴 후 생활비 만들 수 있다"
은퇴는 지금까지 살아왔던 익숙한 생활에서 낯선 생활로 들어서는 분기점이다. 지금까지 늘 하던 일과의 작별과 함께 새로운 일과(日課)를 설계하는 시기다. 아직 은퇴를 해본 적은 없지만 은퇴 이후에 ‘어딘가에 얽매이지 않고 새로운 나만의 시간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2020년 국민연금연구원에서 실시한 노후 보장 패널조사 결과에 따르면 은퇴 이후 장점은 ‘업무 스트레스 해방'(33.1%), ‘가족과의 시간'(18.9%), ‘인간관계의 자유로움'(16.4%) 순으로 나타났으며, 단점으로는 ‘경제적 어려움'(31.5%), ‘건강 악화 및 장애'(17.1%), ‘무료함'(16.5%)이 상위권을 차지했다(2020 KIDI은퇴시장 리포트). 이 조사 결과에 따라 단점을 극복할 수 있다면, 우리는 즐거운 은퇴 생활이 가능할 것이다. 즉, 즐거운 은퇴 생활을 원한다면 우리는 ‘경제적 여유’, ‘건강’, 그리고 ‘네트워크’라는 이 필요한 세 가지를 준비해야 할 것이다.

은퇴 이후 경제적 여유를 갖기 위해서 ‘인컴(income, 생활비)’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다. 매월 일정한 소득이 꾸준히 발생한다는 것은 경제적인 도움뿐만 아니라 심리적으로도 안정감을 준다. 따라서 우리는 인컴을 창출하기 위해서 오피스텔이나 상가 등을 매입하고 연금에도 가입을 하는 것이다. 본 칼럼에서는 은퇴 이후 인컴 확보 전략 중 금융 자산으로 인컴 만들기 전략을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인컴 만들기는 '연금 3종'이다.
연금은 '국민연금+연금저축+퇴직연금' 3종으로 구성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먼저 국민연금은 종신(생존 시까지)으로 인컴을 제공해준다는 장점이 있다. 2020년 노령연금 최고 수령액이 월 226만9000원이고 최고령 수급자는 92세로 국민연금 수령자 및 금액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절대적인 금액 수준으로 보면 부족하기 때문에 추가로 ‘연금저축+개인형퇴직연금(IRP)’ 준비가 필요하다.

연금저축은 ‘연금저축펀드 70%+연금저축보험 30%’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을 추천한다. 연금저축펀드는 다양한 국내외 자산에 투자할 수 있어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다. 특히, 해외자산에 투자해 발생한 수익에 대해서 연금으로 수령 시 낮은 세율이 적용되기 때문에 절세 측면에서도 장점이 있다. 따라서 연금저축펀드의 포트폴리오는 해외 자산 위주로 투자 전략을 세우는 것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연금저축보험은 공시이율 상품으로 수익률보다는 안정성에 초점을 맞춤 상품이다. 최근 주식 시장의 상승세와 함께 저금리 상황이 지속되면서 낮은 수익률로 연금저축보험의 장점이 희석되고 있다.

하지만 연금저축보험의 가장 큰 장점은 원금 보장과 종신 수령(생명보험)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실제 2018년 연금저축펀드의 평균수익률은 -13.86% 를 기록한 경우도 있기에 변동성이 높을 수밖에 없다. 반면 연금저축보험은 2018년 1.79%(생명보험)로 원금 보장이 되기 때문에 연금저축의 일정 부분을 연금저축보험으로 가져갈 필요가 있다. 아울러 종신토록 연금을 수령할 수 있는 상품은 연금저축보험(생명보험)에서만 가능하기 때문에 국민연금과 함께 은퇴 생활 끝까지 지켜줄 수 있는 소중한 자산이다.

따라서 연금저축을 ‘연금저축펀드 2계좌+연금저축보험 1계좌’로 구성해 운용한다면 은퇴 이후 시기별로 적절한 인컴을 확보할 수 있다. 퇴직연금은 연금으로 받을 때, 즉 은퇴 이후 꾸준히 인컴 역할을 수행할 때 빛을 발하는 상품이다. 퇴직연금(IRP, DC)을 운용할 때는 안전자산에 30% 이상 투자해야만 한다. 이때 안전자산으로 인정받는 상품을 잘 선택하는 것이 퇴직연금 운용에 핵심이다. 최근 금융시장의 특징 중 하나가 주식과 채권의 상관관계가 높아진 것이다. 대표적인 위험자산인 주식과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채권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더 이상 채권을 통해 포트폴리오 리스크를 낮추는 효과가 낮아졌다.

오히려 최근 금리 흐름 자체가 결코 채권가격에 유리하지 않기 때문에 채권 투자가 수익률에 도움을 주지 못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30% 안전자산 선택에 있어 채권형이 아닌 채권혼합형 상품으로 구성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최근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적격 타깃데이트펀드(TDF)가 대표적인 안전자산이다. 적격 TDF은 운용 기간 내내 주식 비중을 80%를 넘지 않도록 하고, 목표 시점 이후에는 주식 비중이 40%를 넘지 않는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적격 TDF들의 성과를 비교해보고 본인의 은퇴 시점에 맞춰 안전자산 TDF를 선택해야 한다. 다음 위험자산은 글로벌 펀드와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것을 추천한다. 연금저축펀드와 마찬가지로 퇴직연금을 연금으로 수령 시 해외 자산에 투자해 발생한 소득에 대해서도 연금소득세율을 적용하기 때문에 다양한 라인업 활용을 추천한다.

둘째 인컴 전략은 변액보험이다.
변액보험은 '보험+펀드'가 합쳐진 금융상품이다. 따라서 대표적인 보험 기능인 사망보장금이 존재하고 다양한 펀드에 투자할 수 있다. 변액보험을 활용한 인컴 전략을 준비해야 하는 세 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절세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본인이 가지고 있는 비과세 혜택을 활용하거나 과세이연을 활용할 수 있다. 저축보험은 일정 금액 및 기간 등의 요건을 충족하면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은퇴 이후 인컴을 극대화하는 방법 중 하나가 절세이기 때문에 본인이 가지고 있는 비과세 한도를 적극 활용할 수 있는 상품이 바로 변액보험이다. 따라서 은퇴 이후 변액보험에서 인컴을 수령하게 되면 금융소득종합과세에서 자유로울 수도 있다.

다음은 장기 투자 시 비용 측면에서 유리하다. 변액보험은 보험 기능이 있기 때문에 일반 펀드와 비교했을 때 초기에 사업비가 발생해 실제 펀드에 투입되는 금액이 적다. 하지만 하위펀드들의 보수가 상대적으로 저렴해 장기 투자 시 비용 측면에서 일반 펀드 대비 우위에 있다.

또한 변액보험은 3~40개의 하위 펀드가 있는 엄브렐러 펀드라고 생각할 수 있다. 언제든지 쉽게 포트폴리오 변경을 할 수 있으며 보험사에서도 투자 트렌드에 맞게 펀드들을 추가하거나 제외하는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이유는 높은 수익률보다는 꾸준한 수익률 창출에 있기에 변액보험 포트폴리오는 인컴 재원 마련에 적합한 금융상품 중 하나다.

마지막으로 변액보험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부가 기능들이다. 자동인출 서비스 또는 투자실연금전환 기능이 대표적이다. 자동인출 서비스는 선택한 기간 동안 신청한 금액을 매월 또는 매년 자동으로 중도인출 지급하는 서비스고, 투자실적연금전환은 연금으로 수령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런 기능들은 요건 충족 시 은퇴 이후 본인의 인컴 흐름에 맞춰 인출 또는 연금 수령 시기를 설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렇듯 변액보험은 다양한 펀드에 투자해 수익률은 극대화하면서 장기 투자를 통해 세제 혜택도 받을 수 있고 연금처럼 자금을 수령하고 나중에 상속 재원으로 활용할 수도 있어 인컴 전략 중 하나로 추천한다.

셋째 인컴 전략은 ‘미국 월배당 ETF’ 활용이다.
인컴 자산도 통화 분산이 필요하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글로벌 금융시장이 크게 조정을 받을 때 안전자산으로 미국 달러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달러 가치가 상승했던 경험이 있다. 2008년 금융위기 때나 1997년 외환위기 때 역시 동일했음을 기억할 것이다. 따라서 은퇴 이후에도 달러로 일정 부분 인컴을 확보하는 것을 추천한다.
아울러 즐거운 은퇴 생활에서 해외여행도 빼 놓을 수 없는 요소다. 달러로 창출한 인컴을 해외여행 자금으로 활용할 수도 있고 환율 상황에 따라 환차익도 기대할 수 있다.

달러 인컴 확보를 위해 추천하는 전략은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된 ‘월배당 ETF’다. 미국 시장에서 상장된 ETF 중 매월 배당을 지급하는 상품들이 있다. 고배당주 위주로 구성된 ETF부터 상업용 리츠로 구성된 ETF 등 다양한 상품들이 상장돼 있다.
[빅스토리]"금융 자산으로 은퇴 후 생활비 만들 수 있다"
은퇴 시점에 맞춰 ‘월배당 ETF’ 투자 권장
‘월배당 ETF’ 투자도 본인의 은퇴 시점에 맞춰 준비할 것을 추천한다. 아직 은퇴 시기가 남았다면 월배당 ETF에서 발생하는 월배당을 매월 동일한 ETF에 재투자해 복리효과를 누리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은퇴 시기까지 ETF 규모를 늘린 후 은퇴 이후에는 월배당금을 인컴 재원으로 활용할 것을 추천한다.

만약 은퇴 후 바로 투자를 한다면 2~3개 ‘월배당 ETF’에 분산해 투자하는 것을 추천한다. 현재의 배당률만 보고 투자하기보다는 과거 배당률 트렌드와 ETF 가격 추이도 같이 보고 선택해야 한다. ETF를 가치 대비 저렴한 가격에 매수해야지 월배당 ETF를 통한 인컴도 확보하고 향후 자본차익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참고로 월배당이 항상 일정하지는 않기 때문에 인컴을 예측할 때 보수적인 시각을 유지해야 한다. 하지만 매월 월배당이 들어올 때 받는 문자에서 소소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참고로 ETF는 개별종목과 유사한 성격이므로 전체 투자 자산의 20% 안에서 투자하는 것도 고려해보길 바란다.

글 정유진 기자 사진 김기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