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쳐버린 동학개미...삼성전자 팔고 `이것` 사들인다
삼성전자 주가가 8만원대를 회복하자 개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를 순매도하고 하락장에 베팅하는 `곱버스`를 순매수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2일부터 6일까지 5거래일간 개인은 삼성전자를 1조7천642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이 기간 개인 누적 순매도 금액 1위다.

이는 개인 투자자가 지난 7월 한 달간 삼성전자를 2조4천1억원 순매수한 것과는 반대 흐름이다. 직전 주인 7월 26∼30일에도 개인은 삼성전자를 7천985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지난주 삼성전자 주가는 약 보름 만에 8만원대를 회복했다. 또 3거래일 연속 올라 이달 4일에는 5월 10일(8만3천200원) 이후 최고치인 8만2천900원으로 마감했다.

일일 주가 상승률도 지난 3일에 2.65%로 올해 2월 25일(4.02%) 이후 6개월여 만에 가장 높았다.

삼성전자 주가는 연초 `반도체 슈퍼사이클` 전망에 9만원대까지 올랐다가 반년 넘게 8만원 안팎에서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왔다.

특히 지난달에는 반도체 업황 불확실성이 거론되면서 7만원대로 내려갔다.

하지만 최근 다시 업황 개선 기대가 부각되고 삼성전자의 비메모리 부문 실적 개선이 예상되자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수에 힘입어 주가가 8만원대를 회복했다.

삼성전자 주가가 모처럼 상승세를 타자 그동안 지루하게 움직인 주가를 견딘 개인 투자자들이 대거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반면 개미들이 삼성전자를 팔아치우는 동시에 사들인 종목은 `곱버스`였다.

이달 들어 지난 6일까지 개인은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 `KODEX 200선물인버스2X`를 2천251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 ETF는 이 기간 유가증권시장 개인 누적 순매수 금액 1위에 올랐다. 순매수 규모에서 포스코(1천517억원), 카카오(1천96억원), SK이노베이션(881억원), 현대차(705억원) 등 대형주를 앞질렀다.

주가가 하락할 때 수익을 내는 이 상품은 코스피200 선물지수를 역으로 2배 추종하는 인버스 레버리지 ETF다. 투자자들 사이에서 일명 `곱버스`로 불린다.

인버스 ETF는 풋옵션 매수, 주가지수선물 매도 등을 통해 지수 하락에 반비례해 수익을 낸다. 이름에 `2X`가 붙으면 기초 지수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한다.

그래서 인버스 상품, 특히 `곱버스`에 돈이 몰리면 그만큼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자가 많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주식시장이 불안할 때뿐 아니라 주가가 상승세를 이어갈 때도 개인 투자자들은 조정을 예상하고 인버스 상품을 사들이는 경향이 있다.

대장주 삼성전자의 선전에 코스피는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사흘 연속 상승하며 3,280.38까지 올랐다. 지난달 15일(3,286.22) 이후 3주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코스피가 파죽지세로 오르며 처음 3,000선을 돌파한 올해 1월 첫째 주에도 개미들은 `곱버스`를 2천128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 기간 개인 누적 순매수액 5위다.

(사진=연합뉴스)

최진욱기자 jwchoi@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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