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29세` 종잣돈 2천을 30억으로 불렸다 [부터뷰]
= 자산을 불려나갈 때 반드시 필요한 씨드머니, 얼마를 모아야 적당할까요. 체감할 정도의 자산증식이 가능해지고, 여차하면 청약 자금으로도 쓸 수 있을 만한 종잣돈은 대략 1억원입니다. 「부티나는 인터뷰」를 거쳐간 자산가들은 대부분 이 단단한 씨앗 `1억원`을 갖기 위해 별다른 요령없이 아끼고 모으는 것에서 출발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만날 인물은 이 금액의 겨우 1/5, 직장생활 1년간 모은 종잣돈 2천만원으로 경매 재테크를 시작해 5년 만에 150배, 30억 규모의 자산가가 됐습니다. 이제 만 스물아홉의 나이에 또래보다 한 발 먼저 경제적 자유에 가까워진 `부자되는세상(필명)`은 이 간극을 어떻게 뛰어넘었을까요. 그가 자산을 키운 비결을 두 편에 걸친 인터뷰로 소개합니다. (답변의 일부 내용은 각색하였습니다)

● 선입견 버리세요…초보도 가능한 의외의 투자법



샤이니 : 올해 30살, 만으로 29살, 무려 26세에 경매를 시작해 돈을 모았다는 게 정말인가요?

부자되는세상(이하 부세) : 이제 5년째 되어가요. 강연을 하면서 물어보는 분들이 많아 계산해보니 세전으로 30억원, 세후 25억 정도 돼요. 부동산 가격이 계속 오르는 중이라 아직 매각을 안 한 건물을 포함하면 매달 몇 천만 원씩 늘어나는 중이에요.

샤이니 : 보통은 한창 취업 준비할 나이잖아요.. 남들보다 빨리 투자를 해야겠다 깨달은 계기가 있었나요?

부세 : 첫 취업 후에 직장 생활하면서 가치관이 크게 바뀌었어요. 취업만 하면 괜찮을 줄 알았는데 컨설턴트로 롤모델이라 생각했던 분들을 보니까 주말 휴일, 심지어 명절도 없이 일하시는 모습이 그리 행복해보이지 않더라고요. 선망하던 일이었는데도 생각이 많이 바뀌게 됐어요. 단순히 좋은 직업을 갖는 것이 아니라 훗날 시간적으로, 경제적으로도 남에게 속박을 받지 않을 만한 방법을 고민하게 됐죠.
`만 29세` 종잣돈 2천을 30억으로 불렸다 [부터뷰]
로버트 기요사키의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를 읽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직장만 다니면서 얻는 소득에 의지해서는 절대 부자가 될 수 없다는 이야기를 해요. 흔히 생각했던 경제 관념을 뒤집은 이야기를 통해서 저는 정말 어떤 막막함이 뚫리는 기분도 들고, 울면서 읽었던 책이에요. 그러고서 우리나라에서는 이렇게 투자하려면 어떻게 하나 고민을 많이 했어요. 당시에 모아온 돈으로 조금씩 주식투자, 펀드, 금 투자도 했는데 마땅히 수익 난 것이 없었거든요. 그러다 우연히 부동산 경매 책을 읽고 공부를 해보면서 길을 찾을 수 있겠다는 자신이 들었어요.

샤이니 : 처음에 남들보다 적은 2천만원으로 시작했어요. 아니 부동산 투자가 이렇게 적은 돈으로 가능한가요?

부세 : 취업 첫해 연봉이 3천만원 정도였는데 악착같이 아껴서 1년간 2천만원 현금을 모았어요. 적은 돈이지만 큰 직장의 이점도 있고, 신용관리를 충분히 해두었기 때문에 대출을 활용하는 방법을 택했어요.

경매를 택한 이유도 다른 부동산 매매에 비해 대출이 잘 나오는 편이에요. 남들에게 인기는 덜 할지 모르지만 가격이 적당한 물건을 찾기까지 손품, 발품이 많이 필요해요. 하지만 저처럼 초년생들, 종잣돈을 적게 들이고도 안정적으로 투자할 자금을 마련할 수 있어요.

두번째로 경매를 배우면 부동산 거래의 기본이 되는 서류, 법적인 지식을 한꺼번에 접하기 때문에 다른 방식의 투자에도 활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분양권, 오피스텔, 재건축 재개발 여러 매매 형태가 있잖아요. 이러한 투자가 아니더라도 가령 대학생, 사회초년생 전세 사기가 매년 사례로 나오잖아요. 공인중개사가 책임을 지고 물건을 거래하도록 하시지만, 미리 등기부등본, 건축물대장 떼보고 공부해두는 효과도 있다고 봤어요.

샤이니 : 꼭 투자 하지 않더라도 배워두면 반드시 쓸모가 있다는 말씀이네요.

부세 : 직접 경험해보니, 재테크를 염두에 두고 있다면 꼭 경매에 한정하지 않더라도 경험이 적은 20대, 30대분들은 종잣돈 없을 때부터 부동산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종잣돈부터 모으고 다음 스텝으로 재테크하기 마련인데, 실제로는 내가 돈을 모으고 나서 그때 투자 공부하려면 기회를 붙잡기에 늦을 수 있어요.

샤이니 : 그래도 경매라는 게.. 웬만큼 실력이 있어야 하는 영역 아닌가요? 고수들이 아니라 초보가 도전할 만하다니 너무 의외예요.

부세 : 말씀대로 많은 분들께서 부동산 경매는 `어렵다`, `위험하다`는 선입견을 갖고 계세요. 실제로 좋은 물건을 고르는 품이 드는 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저는 고수들보다 초보들이 더 쉽게 접근할 수 있고, 경험해볼 만한 영역이라고 생각해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5천만 원에서 1억 원 정도 모아서 경매 투자를 하는데, 저는 직장생활 1년간 2천만 원을 만들고, 가능한 선에서 대출을 끼고 도전하게 됐어요.

당시엔 비교적 대출이 나오는 편이어서 그걸 활용해서 실제 투입 금액은 훨씬 적어요. 저같은 경우엔 초심자의 행운 덕분인지 처음 경매를 받은 물건은 1억이 채 안 되는 오피스텔이었고, 8만원 정도 차이로 낙찰을 받았어요.

샤이니 : 2등하고 8만원 차이요?

부세 : 심지어 10원 단위, 1원 단위로 순위가 갈리기도 해요. 부동산 경매는 미술품처럼 공개 구두경매가 아니라 밀봉 입찰경매라고 해서 금액이 높은 순으로 낙찰을 받게 되거든요. 다행히 운이 좋았다고 생각해요. 그러고서 첫 낙찰 받은 집은 완전히 새로 수리해서 월세를 냈어요.

보통은 수리없이 세를 내도 된다고 하던데, 저는 집을 구하는 세입자 입장에선 더 매력적인 공간이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고친 집으로 월세를 운용했고, 이후에 매각할 때도 홍보 전단지를 일일이 만들었어요. 제 집에서 좋은 점, 시세 감안한 가격까지 적어서 코팅한 걸 인근 중개사무소에 직접 찾아가 전달드리고 했어요. 이렇게 품을 들인 덕분에 큰 금액은 아니지만 첫 투자에서 월세 빼고, 세금 떼고 500만 원 정도 차익도 남겼고요.

이런 일이 가능했던 이유가 전혀 지식이 없더라도 시중에 웬만한 경매 서적 한 권이면 절차부터, 물건 고르는 법까지 정보가 충분히 담겨있고, 저 같은 경우는 굉장히 어려운 생활을 하시던 어느 어머니께서 자산을 모아 일어서게 된 수기를 읽고 많은 동기부여를 받았어요. 그러고서 직장생활하는 틈틈이 경매 강의를 수강하고 임장(부동산 현장 답사)를 다니던 중에 첫 낙찰받았거든요. 노력을 들이는 만큼 기회를 발견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만 29세` 종잣돈 2천을 30억으로 불렸다 [부터뷰]
● 직장 다니면서 투자하려면…발품보다 중요한 `손품`

샤이니 : 경매를 하려면 미리 현장도 직접 다니고, 법원도 가고.. 발품 팔아야 가능하잖아요. 직장인인데 어떻게 이걸 다 소화하셨어요?

부세 : 본격적으로 시작한 건 2017년부터예요. 지금도 직장을 다니면서 주말 중에 하루를 빼서 답사를 다니곤 해요. 실질적으로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입찰할 물건을 파악하려면 토요일 밖에 시간이 없잖아요. 나인 투 식스, 출퇴근 시간 빤하다보니까 최대한 집중할 시간을 찾아서 미리 손품을 파는 편이에요.

체력이나 업무에 부담되지 않는 시간을 찾다보니까 개인적으로는 5시반 정도면 적당하더라고요. 그 시간에 일어나서 포털, 경매정보 사이트에서 검색하고 수업 듣고 최대한 활용했어요. 일찍 출근하다보니까 직장에서 평판도 좋게 받을 수 있더라고요. 이렇게 해서 4~5개 물건을 정리하고 나면 주말에 운동화신고, 물 챙겨들고.. 지금도 주말이면 이 일을 반복해요.

초기엔 중개사무소를 찾아가면 괜히 낯설어 위축되기도 했는데, 꾸준히 다니다 보니 대하는 요령도 늘고, 중개사분들마다 아껴둔 물건들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고요. 이렇게 해서 검색하고, 현장하고 비교해가면서 제가 원하는 물건을 더 빨리 찾을 수 있게 되더라고요.

샤이니 : 혼자서 다 하기엔 노력이 많이 필요한 일이에요. 또래 친구나 가족 중에 이런 재테크를 같이 하는 분들도 있나요?

부세 : 여러 건의 경매를 시도하는 편인데, 직장에 매여있다보니까 법원 오가는 일은 어머니의 도움을 받을 때도 있어요. 그외엔 정말 친한 친구들만 알아요. 지금은 제가 친구들의 집을 구할 때 도움을 줄 정도가 되었지만, 초기에만 해도 부동산 공부는 저희 나이에 워낙 생소하기도 하고 `경매를 왜 하느냐`는 반응이 대부분이었어요. 게다가 돈을 아끼느라고 만나는 일도 줄이고, 맛집도 함께 가지 못한 경우도 많아요.

사실 이건 조금 다른 얘기이지만, 대개 20대에는 친구 관계, 인간관계의 끈을 유지하는 것에 서툴러서 스트레스 많이 받잖아요. 왠지 나만 놓으면 끝날 것 같은 사람들을 놓지 못하기도 하고요. 지금은 돌아보면 내가 쓰고 싶은 것 줄이면서 돈을 모아야 하고 마음처럼 주변을 다 돌보기 힘든 시기를 누구나 한 번쯤 겪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런데 막상 다 챙기지 못한 채로 시간이 지나도, 정말 가까운 친구들이 곁에 있고, 삶에 도움을 준 인연들은 결국 남게 되더라고요.

샤이니 : 맞아요, 빨리 깨달으셨어요. 지난 번에 출연한 김동환 대표님도 그걸 얘기했어요. 돈 벌려고 집중할 시기에 대인관계를 놓아도 괜찮다. 어차피 좋은 사람과의 관계는 남게된다고 해요. MZ세대 여러분 중에도 이런 고민이라면, 너무 고민하지 않으셔도 돼요. 더 멀리 보고 미래에 투자하세요.
`만 29세` 종잣돈 2천을 30억으로 불렸다 [부터뷰]
▶ 채널 `돈립만세`에서 20대에 30억 자산가, `부자되는 세상(필명)`의 두 번째 이야기에서 이어집니다.



김종학기자 jh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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