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몇년새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덩달아 뛰어버린 부동산 중개수수료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면서, 요지부동이었던 부동산 중개시장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데요.

반값 부동산들이 속속 생기는가 하면 아예 수수료를 받지 않겠다는 중개업소까지 등장했고, 이제는 부동산 플랫폼 기업까지 중개 시장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그 변화의 현장들을 김민수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서울 강서구 우장산역 일대입니다.

지난해 7월 중개수수료를 반값만 받겠다는 한 부동산 중개업소가 등장한 이후, 이 곳 분위기는 확 달라졌습니다.

경쟁에 밀린 지역 부동산 중개업소들이 백기를 들면서, 불과 1년새 이 근방에서는 반값 수수료가 일반화됐습니다.

허위매물도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집을 찾는 사람들이 많이 보는 네이버 부동산을 기준으로 집주인 인증을 한 실제 매물의 비율은 90%까지 올라갔습니다.

[우동윤 `W` 부동산 중개법인 대표 : 제가 오픈할 때는 거의 0.9% 다 받거나 깎아줘봐야 0.8% 정도로, 고객분들과 트러블이 굉장히 많았는데, 지금은 반값 중개수수료가 강서구 일대에서는 보편화가 됐다. 지금 반값 중개수수료 안해주면 오히려 욕을 먹을 정도로...]

서울 은평구 응암동 지역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반값수수료 중개업소가 문을 연지 겨우 한 달 만에 소비자들의 반발에 못이긴 지역 부동산 중개업소들이 수수료 인하에 나섰습니다.

하나의 권역으로 묶이는 경기도 안양·군포·의왕에는 반값수수료 중개업소가 1년새 4곳이나 생겼습니다.

이 중 한 곳은 아예 집을 파는 사람한테는 수수료를 받지 않고, 사는 사람한테도 반값만 받는 파격적인 시도에 나섰습니다.

[김정남 `K` 부동산 중개법인 대표 : 매도자 반값 매수자 반값이라도 금액이 엄청 세거든요. 이 동네만 해도 34평이 12억 원 정도 하는데 10억 원만 잡아도 지금 현행 수수료를 기준으로 하면, 0.6%만 받아도 양쪽을 합치면 1000만원이 넘어가요. 수입이 그대로인데 부동산 가격은 엄청 폭등을 하고. 그러다보니 이사 한 번 하려면 전세도 매한가지고 엄청 부담이 되거든요.]

최근에는 자본력을 갖춘 부동산 플랫폼 직방이 부동산중개업 진출을 선언해 시장이 들썩이고 있습니다.



특히 부동산중개 시장의 고질병으로 지적돼온 지역 부동산들의 카르텔 문제를 정조준하면서 긴장감이 감돌고 있습니다.

[안성우 직방 대표 : 이미 개업한 중개사분들 중에서도 아파트(중개)를 주로 하시는 분들은 3만명 정도다. 7~8만명은 아파트 말고 다른 중개를 많이 한다. 그래서 아파트(중개)를 전문으로 하지 않더라도 아파트(중개)를 할 수 있게 만들어줌으로써 더 많은 기회들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요지부동이었던 부동산중개 시장이 변하고 있는 것은 급격히 높아진 중개수수료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그만큼 커졌기 때문입니다.

이미 서울의 아파트 절반이 10억 원을 넘으면서 중개수수료 1천만 원은 흔한 일이 됐습니다. 수도권 역시 절반이 넘는 아파트가 6억 원을 넘으면서 수수료 부담이 크게 늘었습니다.

부동산 시장 호황을 맞아 개업에 나선 중개사들이 늘어난 것도 경쟁이 심해진 이유로 꼽힙니다.

지난 해에만 무려 44만 명이 부동산 관련 창업에 나섰는데, 이는 전체 창업자 수의 30%에 달합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 : 과거와 지금이 똑같은 주택인데 단지 수수료율만 달라졌기 때문에, 이것이 불합리한 부분이 있다는 건 중개사분들이나 소비자들 모두가 인식하고 있다. 때문에 좀 더 저렴한 가격으로 동일한 서비스를 하는 업체가 있다면 그 쪽을 이용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자, 국토부가 부동산 중개수수료율 개선하겠다고 나섰지만 여론의 눈치를 보느라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습니다.



당장 중개사들은 집값은 정부가 올리고 국민들의 불만을 중개사 탓으로 돌리고 있다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또 정부가 개선안을 내놓더라도 자방자치단체가 조례를 개정해야 하는데,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단체장들이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적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다른 한편에서는 해외 국가들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수료율을 오히려 현실화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대한부동산학회장) : 실질적으로 우리나라 중개보수가 너무 낮아요. 이제 중개 보수를 여론조사하는 것처럼 이렇게 하는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해서 적정 수준을 도출해야만 불법 행위라든지 위법 탈법 투기 행위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이렇게 보여집니다.]

집값 상승이 불러온 `부동산 중개수수료` 문제가 우리 사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면서, 다양한 측면에서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넓히고 더 나은 서비스가 생겨나면서, 우리 부동산 중개 문화에 새로운 혁신을 가져올 수 있을 지 지켜볼 일입니다.

한국경제TV 김민수입니다.
"팔 때는 복비 안 받아요"…뜨거운 감자 `중개수수료`

김민수기자 ms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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