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뱅 공모주, 외국계가 `독식`…의무확약 13%에 그쳐
카카오뱅크 공모주의 기관 배정분 대부분을 의무확약 비율이 낮은 외국계 주관사가 가져간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뱅크가 공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카뱅은 이번에 총 6천545만주 신주를 공모한다. 이 가운데 우리사주조합(20%)과 일반 투자자(25%)를 제외한 55%(3천599만7천500주)가 기관 몫으로 배정됐다.

그런데 이 기관 물량의 87.6%를 외국계 주관사 두 곳이 인수한다. 크레디트스위스가 1천832만6천주, 씨티그룹글로벌마켓이 1천309만주다.

외국계 주관사가 주로 외국 기관들의 창구인 점을 고려하면 기관 몫 10주 중 9주가량이 외국 기관들에 배정된 것으로 보인다. 전체 공모주를 기준으로 하면 절반 가량에 달하는 물량이다.

그러나 외국 기관의 신청 수량 기준 의무보유(최단 15일에서 최장 6개월) 확약 비율은 13.4%에 그쳤다. 실제 배정 수량을 기준으로 하면 확약 비율이 달라지겠지만 낮을 가능성이 크다.

의무보유 확약은 기관이 공모주를 상대적으로 많이 배정받는 조건으로 상장 이후 일정 기간 공모주를 보유하도록 하는 제도다.

그러나 법규 상 명확한 규정이 없는 가운데 주관사가 기관 수요예측을 할 때 각 기관이 써낸 의무보유 확약 신청 내용을 살펴 자율적으로 배정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주관사들은 기관 물량 배정에 고려하는 요소별 중요도나 가점 여부 등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러다 보니 실제로 국내 공모주에 투자하는 외국인의 의무보유 확약 비율은 낮은 수준이다.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해 상장한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 등 10개사의 공모주 배정 물량 중 외국인 투자자의 의무보유 확약 비율은 4.64%에 그쳤다.

디지털전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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