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7월21일(06:02)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SK에코플랜트 캐릭터 에콩이 / 사진=SK에코플랜트 유튜브 캡처
SK에코플랜트 캐릭터 에콩이 / 사진=SK에코플랜트 유튜브 캡처
'건설 간판'을 떼고 공격적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바꾸고 있는 SK에코플랜트가 신용도를 회복할 수 있을 지에 시장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신용평가사인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SK에코플랜트의 신용등급 변동 요인을 변경했다.

‘건설’ 떼고 정체성 바꾼 SK에코플랜트, 신용도 회복 이룰까[김은정의 기업워치]
기존엔 신용등급이 오르려면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대비 조정순차입금이 4배 이하여야 하고, 조정부채비율이 350% 이하로 유지돼야 한다는 조건을 제시했다. 하지만 신용등급 상향 조정 요건을 EBITDA 대비 순차입금 3.5배 이하, 부채비율 300% 이하로 바꿨다.

한국기업평가 관계자는 "기존엔 차입금과 동일한 상환 부담이 있는 상환우선주를 차입금으로 간주해 분석해왔다"며 "하지만 2016년 5250억원에 달한 상환우선주가 순차적으로 상환돼 현재 1000억원으로 감소해 상환우선주를 차입금으로 간주하더라도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이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런 이유로 기존 신용등급 변동 요인의 정량 지표 중 조정부채비율을 부채비율로, EBITDA 대비 조정순차입금을 EBITDA 대비 순차입금으로 바꿨단 얘기다.

SK에코플랜트의 부채비율은 올 1분기 말 기준 402.3%다. 전년 말 386.1%에 비해 소폭 높아졌다. 하지만 EBITDA 대비 순차입금은 지난해 말 6.7배에서 올 1분기 말로는 3.2배로 축소됐다.

SK에코플랜트는 2012년만 해도 A+ 신용등급(나이스신용평가·한국기업평가 기준)을 보유했다. 한 단계만 신용등급이 올라도 'AA급' 건설사로 올라설 수 있었다. 하지만 국내 주택경기 침체로 인한 민간 건축 관련 수익성 저하와 대규모 해외 공사 현장의 원가율 재조정 등으로 영업적자를 내면서 2013년 신용등급이 A로 떨어졌다. 이후에도 저조한 수익성과 취약한 재무구조 탓에 신용도가 하락세를 띠어 2015년부턴 A-로 내려앉은 상태다.

옛 SK건설이었던 SK에코플랜트는 토목, 플랜트 공사, 건축, 주택 공사를 하고 있는 SK그룹의 종합 건설사다. 발주처를 보면 민간, 공공, 해외로 다변화된 가운데 최근 들어 연간 매출의 40% 안팎이 계열에서 나오고 있다.

김웅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해외 손실 프로젝트 대부분이 최종 마무리 중이고, 관련 미청구 공사의 미수채권 규모가 크지 않다"며 "손실 사업장에 대한 관찰이 필요하지만 점진적인 영업수익성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택과 계열 물량의 채산성이 좋다는 판단에서다.

SK에코플랜트는 안정적인 현금흐름에 기대 양호한 재무안정성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국내외 공사에서 비경상적 손실이 발생해 영업현금흐름이 적자로 돌아섰고, EMC홀딩스 인수 등 환경 사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면서 차입 부담이 커졌다. 다만 계열 내 시설 공사를 맡고 있고, SK 브랜드를 공유해 그룹과 통합도가 높은 점이 SK에코플랜트의 신용도를 탄탄하게 뒷받침해주고 있다.

성태경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환경 사업으로 투자가 확대되면 재무구조 회복이 지연될 수 있다"면서도 "계열 공사 과정에서 증가한 공사 미수금이 순조롭게 회수되면서 차입 부담이 완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