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경제] "인플레 일시적 아니다"…기저효과 외 물가 상승 요인 살펴봐야
● 출연 :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

● 진행 : 이종우 앵커 (前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 한국경제TV <주식경제> 월~금 (10:50~11:40)

Q. 한은, `부동산 등 자산 가격 상승` 언급...8월, 금리 인상될까

= 경제 환경을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 문제와 다르게 보겠다는 생각인 거 같아요. 미국의 경우에도 지난 1년 동안 주요 20개 도시들의 주택 가격을 보면 한 15% 정도 올랐거든요. 파월 연준 의장이 며칠 전에 의회에 나가서 증언을 하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택 시장에서 투기적인 움직임은 없다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금융기관들이 예전처럼 요건이 안 되는 사람들에게 마구 대출을 해주면서 대출이 급증한 것이 아니고, 그런 부분에서 투기적인 움직임이 없으니 사람들의 실수요라고 봐야 되지 않겠느냐는 겁니다. 집값이 좀 올랐다고 해가지고 중앙은행이 나서서 막는 건 것 같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했고, 그러면서 테이퍼링도 좀 천천히 하겠다고 했습니다.

=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중앙은행이 부동산의 투기적인 움직임이 강하다고 본 것 같아요. 대출이 나가거나 개인의 신용 증가 등을 보게 되면 정상적인 상황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것 같다는 겁니다. 그래서 미국과 한국의 집값 상승이 어느 정도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지만, 한국은행은 훨씬 더 강경하게 금리를 당장이라도 올릴 수 있다고 나간 게 아닌가 싶습니다.

Q. 한은, 강력한 금리 인상 시그널...이유는?

= 금리 수준이 어디가 적당한지에 대해서는 한국은행 아마 자신이 없을 겁니다. 제가 볼 때는 한국은행이 목표로 하고 있는 거는 가계 신용 수출의 증가 속도를 억제하겠다라는 거죠. 사람들이 계속 돈을 빌리고 있는 데에는 뭔가 이유가 있는 거거든요. 뭔가 이유가 있는데, 실제 경제 활동과 관련돼서 돈을 빌리면 이렇게까지 많이 빌리지는 않겠죠. GDP 성장이나 고용 이런 걸 정상적인 경제활동과 관련된 거라고 본다면 그거와 다소 떨어져 있다는 거죠. 그렇다면 신용대출 증가세가 꺾일 때까지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하는 게 제일 중요하거든요. 금리를 빨리 올리거나 올해 두 번 올린다고 해서 증가세가 바로 꺾인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다만 일단 8월에라도 빨리 한 번 인상을 해서 한국은행의 의지가 강력하다는 걸 보여주고 그 다음에 이 인상이 계속될 것이라는 믿음을 심어주는 게 가장 중요한 일이에요. 신용 대출 증가율이 꺾여나가는 것을 보고 나면 한국은행이 입장을 바꾸게 되겠죠.

Q. 美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13년만 최고치...`진짜 인플레이션` 오나?

= 우리가 자꾸 증가율로 경제지표를 해석하는데요,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한 증가율이거든요. 작년 같은 기간에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낮았을 수도 있고, 비정상적으로 높았을 수도 있어요. 그런데 다들 아시다시피 작년 이맘때는 비정상적으로 물가상승률이 떨어졌습니다. 물가가 2%로 꾸준하게 올라간다고 할 때 작년엔 그 밑에 있었던 거죠. 그러다 보니 정상 상황으로 돌아가더라도 1년 동안의 증가율은 굉장히 높게 나올 수 있습니다. 지난 1년 동안의 물가 상승률이 가령 5%라고 할 때, 작년 이맘때가 제로였거든요. 두 개를 평균시켜보면 2.5%예요. 그러니 이거 가지고 인플레이션이라고 이야기하는 거는 말이 안 맞죠. 일시적이다라고 이야기하는 게 기본적으로 이런 의미입니다.

= 그런데 물가상승률을 평균해서 2.5로 보더라도 그 이전에 상승률이 이 추세선보다 상당히 올라갔어요. 그 전에 추세전은 2% 밑이었거든요. 제가 볼 때는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5.4%라는 것의 70~80%는 기술적으로 기저효과로 일시적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밑바닥에서 뭔가 꿈틀꿈틀 새롭게 생겨나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분명히 보여요. 다른 20~30%의 이유는 지금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다고, 묻어두고 일시적이라고 이야기를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저는 이 20~30%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더 커질 것으로 봅니다. 일시적으로 올라간 거는 올해 가을쯤 되면 본격적으로 내려오기 시작할 거예요. 겨울 지나고 내년 초쯤이 되면 이게 2% 후반~3%까지 내려올 것 같은데 그 다음부터는 더 이상 안 내려가게 될 수 있습니다. 예전에 비해 물가 상승률이 0.5% 포인트 또는 1% 포인트가 올라갔다라는 걸 그때 비로서 알게 되는 거죠. 그런데 지금도 이 기운이 분명히 강하게 나타나고 있거든요. 5.4%를 그냥 싸잡아가지고 일시적이라고 이야기하는 거는 아니라고 봐요.

Q. 기저효과 외에 물가 상승을 이끄는 요인은?

= 가장 큰 문제가 병목 현상입니다. 갑자기 자동차, 가전 등 내구재 쪽의 주문이 폭발적으로 증가했거든요. 지금도 자동차가 그렇습니다만 내구재를 주문했는데 몇 개월씩 기다려야 되는 일이 생기잖아요. 이게 뭐냐 하면 사람들이 팬데믹 이후 갑자기 소비를 바꿨는데 지금의 생산 설비로는 이 주문을 처리 못합니다. 그래서 기업들이 재고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인데도 재고가 안 돼요. 그러다 보니까 생산까지 줄이고 있는데 이런 걸 우리가 병목이라고 부릅니다. 수요는 증가했는데 생산이 뒷받침하지 못하다 보니까 여기저기서 가격 상승 움직임이 나타나거든요. 그게 소비자 물가로 조금씩 전이가 되고 있는 것 뿐입니다. 기업들이 재고를 확보하려고 비용을 들였죠? 그러면 당연히 물건을 만들어서 팔 때 그 비용을 전가시키게 됩니다. 그래서 병목 현상에서 발생한 가격 상승이 지금은 중간재 쪽에서 나타나고 있는데, 내년쯤 되면 소비자 물가로 넘어가기 시작할 거라고 봐요. 예전 물가 상승률이 1~1.5%였다면 이제는 2.5% 정도까지는 올라간다고 봐야 되지 않겠는가 생각합니다.

Q. 파월 `테이퍼링 시기 아직 아니다`...시장 달래기인가?

= 사실 파월의장이 테이퍼링과 관련해서는 코멘트를 안 하려고 했습니다. 금리 인상은 아직 많이 멀었다, 우리가 금리 인상을 생각하는 건 아니다, 여기까지만 하고 테이터링 이야기는 안하려 했어요. 그런데 파월이 이번에 테이퍼링도 지금 할 때가 아니라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새로운 델타 변이가 확산되면서 다시 경기에 대한 걱정이 늘고 주가가 하락할 위험에 직면한 상황에서 연준은 장기 금리라도 시장에서 떨어지게 해서 그 위험을 막아주겠다는 거죠. 금리가 낮으면 주식시장이 좀 비싸더라도 채권보다는 주식을 갖고 있겠죠. 델타 변이가 확산되면서 연준 의장이 좀 전술을 조금 바꿔서 시장한테 `우리 테이퍼링 생각 안 합니다`라고까지 이야기를 해서 주식 시장에 유동성의 여유를 준 것 같아요.

Q. 美 국채 금리 연이은 하락세...방향성은?

= 바이러스 확산과 똑같은 맥락에서 보면 될 것 같아요. 금리가 하락하고 있는데 이걸 심각하게 받아들이시는 분들은 경기가 꺾였다고 판단을 합니다. 근데 이만큼 하락한 걸 갖고 경기가 꺾였다고 이야기할 수 없고 이런 일은 문제가 있을 때마다 늘 생겨요. 최근에 델타 변이가 확산되면서 경제가 확장되기까지 시간이 더 걸릴 건 분명한 일이거든요. 지금은 나중을 기약해야 되는 거거든요. 그때 가서 또 어떤 변이가 생길지도 모르죠. 그러다 보니 거기에 맞춰서 금리가 내려가는 겁니다. 시장의 금리는 주식과 마찬가지입니다. 주식은 나중에 좋아지겠지라고 생각하면서 좀 더 버티는데, 채권은 주식보다 훨씬 더 빨리 반응하는 경향을 갖고 있습니다. 델타 변이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데 거기에 맞춰서 미국 금리가 내려가는 겁니다. 델타 변이가 어느 정도 꺾인 것 같다고 판단되면 그때 가서 금리가 다시 올라가겠죠.

Q. 美 국채금리 당분간 저점 유지할까?

= 금리를 보고 주식 시장처럼 PER이 너무 높다든지 실적에 비해서 어떻다든지, 이렇게 판단할 수가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제가 볼 때는 주가가 델타 변이 때문에 올라가는 힘이 약해졌다고 판단되면 자산 배분을 하는 펀드에서 채권을 더 많이 집어넣는 거죠. 가격 불문입니다. 이자를 얼마 받겠다고 금리를 보고 들어가는 게 아니고 지금 주가의 하락 위험을 채권으로 일단 방어를 하자라는 차원이기 때문입니다. 채권의 가격을 불문하고 확 집어넣어버리는 거죠. 또 나중에 상황이 바뀌었다고 판단하면 가격 불문하고 팔아버립니다.

= 주가의 가격 움직임에 따라 비교를 해보면 금리가 좀 움직였다는 것 가지고 펀드 전반적으로 손해를 봤다, 이익을 봤다고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델타 변이가 진짜 심각해져서 주가가 폭락할 위험을 대비하는 거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금리가 10bp, 20bp 정도 변하는 거는 전혀 신경 안 쓰고 확 집어넣었다가 상황이 달라지면 막 팔아버리는 이런 일이 장기 채권 시장에는 분명히 있습니다. 특히 다른 나라 채권 시장에서는 잘 안 그러는데 미국의 10년짜리와 30년짜리가 그렇게 움직입니다. 10년, 30년이 굉장히 유동성이 좋아요. 그렇기 때문에 주가의 단기적인 하락 위험을 생각하는 곳이나 또는 기계적으로 움직이는 로봇 어드바이저, 기계가 돌아가면서 자산배분을 하는 이런 데서는 미국의 10년, 30년짜리 채권을 이런 용도로 많이 이용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주가의 하락할 것 같은지 계속 올라갈 것 같은지, 투자자들의 심리 상태에 따라 채권의 매수 매도가 굉장히 급변을 한다고 봐야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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