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기사가 MZ세대가 선호하는 직업으로 부상했다. 일반 직장인처럼 상하관계에 대한 스트레스가 없고 일한 만큼 수입을 가져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CJ대한통운은 올해 상반기 기준 택배기사들의 연령대를 분석한 결과, 젊은이들을 대표하는 MZ세대 택배기사 8,101명이 일하고 있다고 15일 밝혔다. 전체 택배기사 2만2천여명 중 37%에 달한다.

일하는 만큼 수입을 올리는 괜찮은 일자리라는 인식이 확산됐고, 개인사업자로 일하기 때문에 연공서열이나 상하관계로 겪을 수 있는 스트레스가 거의 없다는 점이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또래에 비해 수입도 높다. 올해 상반기 기준 CJ대한통운 MZ세대 택배기사 비용 공제 전 월평균 수입은 694만원(연평균 8,328만원) 수준인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2월 통계청에서 발표한 2019년 임금근로자일자리 월평균 소득 309만원(연평균 3,708만원)을 2배 이상 웃도는 금액이다.

태권도 5단이자 과거 태권도장 사범으로 일하던 CJ대한통운 택배기사 김준영(33)씨는 "도장이 어려워지며 택배기사일을 시작해 어느덧 4년차에 접어들었다"며 "동료 택배기사와 어느 정도의 팀워크는 필요하겠지만 남의 눈치를 봐야 하는 일이 거의 없고, 친구들과 만나면 거의 매번 술값도 내가 낼 만큼 수입도 괜찮은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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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자동화시설 도입과 분류지원인력 투입 등 택배현장의 작업환경이 개선되면서 작업 강도가 낮아지고 있는 점도 젊은층 유입을 이끌었다. 코로나19로 물량이 증가한 만큼 한집에 2~3개씩 배송되는 중복배송이 많아지고, 담당하는 배송 구역도 좁아져 배송 효율도 극대화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에 `택배기사`를 넘어 `택배가족`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CJ대한통운이 지난 5월 택배기사들의 가족관계를 조사한 결과 부부 택배기사가 2,692명(1,346쌍)이었다. 부부를 포함해 부모, 자녀, 형제, 친척 등 가족과 함께 일하고 있는 택배기사는 4,002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아버지, 어머니, 외삼촌, 외숙모, 이모 등 친인척 8명과 함께 택배일을 하고 있는 경현두(26)씨는 "부모님께 노하우를 전수 받아 누구보다 빠르게 적응했고, 지금은 오히려 다른 택배기사들보다 일을 빨리 끝낼 정도로 숙달돼 부모님을 도와주고 있다"며 "내년에 결혼을 준비하고 있는데 예비 장인 장모도 택배기사라는 직업에 대해 좋게 봐주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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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서후기자 shban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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