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릭스미스, 김선영·유승신 대표 `구사일생`…주주 신뢰회복 `관건`
소액주주와 경영권 분쟁을 겪었던 헬릭스미스가 경영권 방어에 힘겹게 성공했다.

이로써 김선영과 유승신 대표를 비롯한 헬릭스미스 현 이사진들이 자리를 지켰다.

또, 소수주주연합이 제안한 2명의 사내이사가 신규 선임됐다.

■ 헬릭스미스, 경영권 방어 `신승`…소액주주, 이사 신규 선임 등 일부 성과

헬릭스미스는 15일 새벽 서울 강서구 마곡동 헬릭스미스 본사에서 열린 임시 주총에서 김선영 대표 등 이사 6인의 해임안이 부결됐다.

주주들이 추천한 최동규 전 특허청장과 김훈식 유티씨인베스트먼트 고문 등 2인의 이사 선임안은 통과됐다.

최동규 씨는 2015~2017년 특허청장을 지냈고, 현재 특허법인 화우 대표 변리사다.

김훈식 씨는 유티씨인베스트먼트 대표, 대상홀딩스 대표 등을 거쳤고 현재 유티씨인베스트먼트 고문으로 있다.

이 날 임시주총은 당초 전날인 14일 오전 9시 열릴 예정이었으나, 주총 소집을 요구한 소액주주 비상대책위원회측의 의결권 집계에 시간이 걸려 주총 결과는 다음 날 새벽 1시 40분께야 나왔다.

비대위가 임시주총에 가져온 위임장 6천여장 중 일부에 주식 수량이 기재되지 않아 사측과 비대위가 현장에서 직접 주주명부와 위임장을 대조한 것이다.

주총에서 비대위는 김선영 대표 등 이사 6인 해임과 주주들이 추천한 신규 이사 7인의 선임 등을 요구했지만, 출석 주주 의결권 2/3와 발행주식 총수 1/3 이상의 수가 찬성해야 한다는 특별결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사내이사 2명을 추가하는 데 그쳤다.

이 밖에 정관 변경은 가결됐고 이사보수 한도 승인은 부결됐다.

앞서 비대위측은 현 경영진 해임을 위해 임시 주총을 소집했으며, 부의안건은 △대표이사 및 이사(사외이사 포함) 전원 해임의 건 △신임 대표이사 및 이사(사외이사 포함) 선임의 건 △임시의장 선출의 건 등이다.

■ 김선영·유승신 대표, 주주 신뢰 회복 `관건`

이제 헬릭스미스 경영진은 다시 한번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가장 먼저 돌아선 주주들의 신뢰 회복을 쌓는 것이 관건이다.

헬릭스미스는 신임 이사들과 가까운 시일 내에 만나 회사의 발전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방법을 함께 모색할 예정이다.

소액주주들과 회사의 발전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상생하기로 했다.

소액주주측의 회사에 대한 비방 중지, 이에 대한 회사의 고소 및 고발 취하 등에도 합의했다.

회사측은 이번 임시주총을 계기로 경영의 효율성 및 투명성 제고, 주요 파이프라인인 유전자치료제 `엔젠시스`(VM202) 성공 가능성 극대화, 책임경영을 위해 각 이사의 역할과 책임을 일부 조정해 곧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엔젠시스의 당뇨병성 신경병증(DPN)에 대한 두 번째 미국 임상 3상(3-2)에서 투약 시작을 기준으로 43명이 등록됐다며, 올해 안에 전체 환자의 등록을 완료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회사측은 밝혔다.

소액주주 비대위와 헬릭스미스의 갈등은 비대위가 헬릭스미스의 주가 하락과 경영진의 대응 방식을 문제 삼으며 김 대표를 비롯한 이사들의 사퇴를 촉구하면서 시작됐다.

헬릭스미스는 한때 코스닥시장에서 시가 총액 2위를 기록할 정도로 기대를 받았지만, 엔젠시스의 임상3상 초기 단계에서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해서 주가가 하락했다.

게다가 경영진은 고위험 사모펀드에 투자해 일부 손실을 본 데다 지난해 유상증자에 김 대표가 참여하지 않은 것이다.

2019년 8월 헬릭스미스는 주주배정 유상증자로 1,496억원을 조달하면서 향후 2년간 추가 유상증자는 없다고 밝혔으나, 지난해 관리종목 지정을 피하기 위해 1612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증을 진행했다.

유증에 최대주주 등 기존 경영진은 참여하지 않았다.

또, 지난해 10월 헬릭스미스가 2016년부터 5년간 팝펀딩 관련 사모펀드와 파생결합증권(DLS) 등 68개 고위험 자산에 2643억원을 투자해 대부분 원금손실을 기록했다는 공시를 냈다.

김 대표가 주주들의 불만을 가라앉히기 위해 올해 3월 말 정기 주주총회에서 `내년 10월까지 엔젠시스 임상 성공 혹은 헬릭스미스 주가 10만원 도달` 목표에 실패하면 가진 주식 전부를 회사에 출연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주주들은 여전히 경영진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김 대표와 유승신 대표는 한때 대표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도 표했으나, 전문 경영인을 영입할 때까지는 현재 대표이사 체제를 유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유승신 대표는 "이번 임시주주총회서 당사의 미래를 함께 고민해 준 주주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이번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고 회사의 시스템과 운영을 개선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신동호기자 dhshin@wowtv.co.kr

ⓒ 한국경제TV,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