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공모가 너무 높다"...한 증권사의 소신
코스피 상장 예정인 카카오뱅크에 대해 공모가 범위가 자기자본이익률(ROE) 대비 과도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는 15일 보고서에서 "카카오뱅크는 다른 국내 은행들과 마찬가지로 은행법이 요구하는 규제를 충족하며 영업해야 한다"며 "기존 국내 은행들과 차별화되는 비은행 서비스로의 확장이 어렵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사실상 국내 은행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대면 영업은 영업 방식의 차이일 뿐 사업의 본질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장기적인 가치도 결국 ROE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며 "(카카오뱅크는) 은행업의 특성 상 ROE가 10% 대를 벗어나지 못할 전망"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또 카카오뱅크가 공모가 산정에서 비교한 미국 여신 중개사와 브라질 결제 서비스사, 스웨덴 증권사, 러시아 은행에 대해 적절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비교 회사 선정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높은 주가순자산비율(PBR)을 가진 회사 선정을 위해 사업 유사성이 떨어지는 해외 기업들을 물색한 것이 아닌가라는 의문이 발생한다"며 "국내 은행이기 때문에 국내 대형 은행 대비 7~12배 높은 PBR을 제시하는 공모가 범위는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카카오뱅크의 장외 시가총액이 KB금융보다 높게 형성되었던 이유는 빠른 성장을 통해 여신 점유율 1위로 올라설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이라며 "시간이 갈수록 기대했던 여신 점유율이 과도했다는 점에 대한 실망감이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는 오는 26~27일 공모주 청약을 하고 다음 달 5일 코스피 시장 입성할 예정이다. 공모가 범위는 3만 3천원~3만 9천원이다.

이민재기자 tobemj@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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