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영업이익 메모리 편중 심화…TSMC는 진격
삼성전자의 2분기 잠정 영업이익 12조5천억원 가운데 반도체가 절반이 넘는 7조∼7조3천억원을 차지하는 것으로 관측됐다.

반도체 매출 추정치도 22조∼22조7천억원으로, 작년 2분기(18조2천억원)는 물론 올해 1분기(19조원)도 넘었다. 이 실적의 대부분은 D램,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가 거둬들였다.

증권가는 메모리에서만 매출 17조∼18조원, 영업이익은 6조8천억∼7조원을 올린 것으로 본다. 반도체 전체 매출의 75%, 영업이익의 95% 이상을 메모리가 차지하는 것이다.

이에 비해 시스템 반도체와 파운드리 등 비메모리의 2분기 매출은 4조8천억∼4조9천억원, 영업이익은 2천억∼3천억원 수준에 그친 것으로 전망됐다.

1분기 미국 오스틴 파운드리 공장 셧다운으로 1천억원 안팎의 적자를 기록한 것에 비하면 상황이 나아졌지만, 파운드리를 중심으로 연간 10조원 이상의 설비 투자를 하는 것에 비하면 미미하다.

반면 지난 9일 실적을 공개한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TSMC는 2분기 매출 3천721억4천600만대만달러(약 15조2천300억원)를 기록하며 4분기 연속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TSMC의 영업이익률이 40%를 웃도는 것을 고려할 때 2분기 영업이익은 분기 사상 최대인 6조원을 훌쩍 넘어섰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분기 대만지역의 가뭄 등으로 일부 생산 차질이 우려된 상황에서도 TSMC는 애플과 인텔, AMD, 엔비디아 등 굴지의 반도체 기업을 상대로 최대 실적을 올렸다.

TSMC의 진격으로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점유율은 지난해 4분기 18%에서 올해 1분기 17%로 떨어졌다. 2019년 4월 이재용 부회장이 시스템 반도체에서도 1위를 하겠다는 `비전 2030`을 발표했을 당시(18∼19%)보다 하락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5나노 파운드리의 수율 문제로 대형 신규 고객사 확보가 지연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설계와 생산, 판매까지 모두 수행하는 종합반도체회사(IDM)여서 팹리스(반도체 설계회사) 경쟁사가 기술유출 등을 우려해 고사양의 차세대 반도체 생산을 맡기길 꺼리는 한계도 갖고 있다.

전문 파운드리 기업이면서 기술력이 뛰어난 TSMC가 고부가가치의 차세대 반도체 생산에서 우위를 점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최근 TSMC는 미국은 물론, 일본과 유럽 등지로 생산 시설 투자를 확대하며 삼성전자와 격차를 더욱 벌려나가고 있다.

반면 총수 부재 상황에 놓인 삼성전자는 미국에 20조원 규모의 파운드리 시설 투자를 계획하고도 최종 투자결정이 늦어지고 있다.

이영호기자 hoya@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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