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터 기본 역량은 ‘커뮤니케이션’ 능력

[한경잡앤조이=조수빈 기자 / 전누리 대학생 기자] 단순 서류 작업만 하는 인턴은 이제 그만, 여러 가지 프로젝트를 직접 맡아 진행할 수 있는 스타트업을 향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 인턴 시리즈 네 번째로, 스푼라디오 마케팅 전략팀 인턴으로 입사해 현재는 정직원이 된 김서희 씨를 만나봤다.

김서희 씨가 근무하는 스푼라디오는 세계 최대의 오디오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 ‘Spoon(스푼)’을 서비스하는 회사다. 2016년 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로 미국, 일본, 중동 등으로 서비스를 확장해가고 있다. 스푼의 최대 특징은 누구나, 언제 어디서든지, 부담 없이 라디오 DJ가 되어 방송을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이다. 간편하게 방송할 수 있는 만큼, 스푼에서는 자작곡이나 책 낭독, ASMR부터 오디오 드라마나 토크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콘텐츠를 접할 수 있다. 최근에는 배우 김보라의 ‘보라다방’, 아이돌 광희의 ‘분노의 칭찬봇’까지 다양한 연예인과 인플루언서가 출연하는 오리지널 콘텐츠도 만들고 있다.
[스타트업 인턴을 만나다④] “직접 스푼 DJ 하면서 적극적으로 어필했더니 합격” 스푼라디오 인턴 김서희 씨
Profile
김서희 스푼라디오 마케팅 전략팀 인턴
1996년생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2021년 2월 졸업
2020년 11월 스푼라디오 인턴
2021년 4월 스푼라디오 정직원

스푼라디오에 지원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우선 가장 큰 이유는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었다. 넷플릭스와 왓챠 애청자이면서 꾸준히 독서, 영화 모임에도 참여하고 있던 터라 스푼에도 자연스럽게 관심이 갔다. 일상적으로 접하는 콘텐츠와는 달리 오디오라는 점에서 신선함과 흥미를 느꼈다. 또 다른 이유는 스푼라디오가 스타트업이었기 때문이다. 스타트업의 유연한 사고방식과 기업 문화를 배우고 싶었다. 이전에 공공기관에서 인턴을 했을 때 특히 좀 더 자유로운 분위기의 회사에서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더 강해졌던 것 같다.”

공공기관에서의 인턴 경험은 어땠나.
“사회적 가치에 관심이 많아 공공기관 인턴에 지원했었다. 결과적으로 내 성향과는 맞지 않았다. 물론 공공기관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내가 일했던 곳에서의 인턴은 주도적으로 프로젝트를 맡아서 진행하기보다는 주어진 일을 성실히 해내는 것이 가장 큰 일이었다.”

하루 업무일과를 설명해 달라.
“현재 담당하는 업무는 크게 마케팅 전략팀 서포트와 SNS 기획 및 관리 두 가지다. 팀에서 담당하는 CRM 업무에 필요한 문구 작성을 주로 한다. 스푼의 타깃층이 MZ세대인 만큼 업무 시에도 MZ세대의 눈으로 볼 필요가 있기 때문에 트렌드 리서치와 같은 일을 맡기도 한다. 스푼 공식 SNS에 올라갈 콘텐츠를 디자이너분과 협업해 기획하기도 한다. 주기적으로 업로드하는 콘텐츠 이외에도 주요한 이벤트가 생기면 이를 어떻게 SNS 콘텐츠로 활용할지 아이디어 회의도 한다.”

인턴으로 채용될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스푼이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와 콘텐츠에 대한 관심을 적극적으로 어필했다. 면접을 위해 1시간 동안 직접 스푼 DJ를 해봤다. 스푼라디오 직원이 아닌 유저 입장에서 스푼의 강점과 단점을 잘 파악할 수 있었다. 그때 얻은 생생한 정보를 바탕으로 면접에서 스푼라디오가 보완해야 할 점과 더욱 발전시키면 좋을 장점을 잘 말할 수 있었다. 아르바이트, 인턴, 교환학생 등 다양한 경험도 좋게 봐주신 것 같다.”
[스타트업 인턴을 만나다④] “직접 스푼 DJ 하면서 적극적으로 어필했더니 합격” 스푼라디오 인턴 김서희 씨
채용 과정은 어땠나.
“서류를 제출하고 면접을 봤다. 자기소개서는 자유 형식이었기 때문에 기본 항목에 충실해 작성했다. 시각적으로도 어필하고 싶어서 노션 링크를 함께 첨부했다. 면접을 준비할 때는 실제로 DJ도 하면서 스푼을 많이 사용해보려고 노력했고, 스푼을 하는 친구에게 조언도 구했다.”

회사 분위기는 어떤가.
“스타트업이다 보니 자유롭고 수평적인 분위기다. 나이, 직급에 관계없이 의견을 자유롭게 공유하고 듣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뉴스나 아이디어, 세미나 관련 소식 등을 활발하게 공유하며 서로 인사이트를 주고받는다. 이런 맥락에서 스푼라디오는 배움과 성장을 중시한다고 느껴진다. 읽고 싶은 책도 신청해서 받아볼 수 있다. 현재는 코로나19 때문에 중단됐지만 전에는 랜덤 점심식사를 진행해 교류가 적은 다른 팀의 구성원들과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기도 했다.”

스푼라디오 인턴으로서 어떤 혜택을 누리고 있나.
“스푼라디오는 구성원이 성장해야 회사도 성장한다고 생각한다. 이에 맞춰 구성원의 성장을 지원하는 다양한 복지제도를 갖추고 있다. 외국어 교육과 자기계발비, 도서 구매, 그리고 업무 관련 세미나 참석을 지원한다. 미국과 일본에서 근무할 수 있는 파견(Office Exchange) 제도와 대학원 및 대학 등록금 지원도 운영한다. 이는 스푼라디오가 업계에서 최초로 시도한 것이다.”

일하면서 힘든 점은 없나.
“처음에는 내가 잘하고 있는 건지 확신이 없었던 것이 가장 힘들었다. 현재 마케터로 일하고 있지만 전공과 관련성이 떨어져 전문성에 대한 의심도 꾸준히 있었다. 그에 비해 다른 팀원들은 전문적이고 아는 게 많아서 스스로가 부족하다고 느껴졌다. 하지만 다들 항상 사소한 부분에도 칭찬을 아끼지 않고 용기를 주셨다. 그래서 지금은 비교하기보다는 잘하는 부분을 살리고 부족한 부분은 보완하며 열심히 성장하려고 노력 중이다.”

일하면서 뿌듯했던 순간은.
“다른 구성원들에게 내가 도움이 될 때 가장 뿌듯하다. 3월 말에 마케팅팀 워크샵에서 ‘푸시 메시지로 유저의 마음을 사로잡는 3가지 방법’을 주제로 발표를 했다. 어떻게 하면 유저들이 알림을 재미있게 받아들일 수 있는지, 어떤 문구를 쓰고, 어떻게 디자인하고, 언제 보내야 하는지 등의 내용을 담았다. 팀에서 계속 테스트를 거듭하며 푸시메시지 최적화를 하는 단계에 있었는데 그 결과를 공유하는 발표였다. 처음이라 긴장도 많이 되고 떨렸는데 다들 좋은 인사이트를 얻었다고 말씀해주셔서 뿌듯했다.”
[스타트업 인턴을 만나다④] “직접 스푼 DJ 하면서 적극적으로 어필했더니 합격” 스푼라디오 인턴 김서희 씨
현재 맡은 업무에 가장 중요한 역량을 꼽는다면.
“기획력, 데이터 분석력, 논리력 전부 중요하지만 가장 필요한 역량은 의사소통 능력인 것 같다. 마케팅 전략팀은 CRM과 한국팀 SNS 운영을 함께 지원하고 있어서 다른 팀과 협업이 많은 팀이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 역량이 중요한 듯하다. 특히 유관 부서의 협력이 필요한 일이 많아서 다른 팀원과 이야기를 할 때 똑같은 내용을 어떻게 더 서로 기분이 상하지 않게 전달할 수 있을지가 늘 고민이다.”

일하면서 새롭게 배운 게 있다면.
“배움에는 끝이 없다는 걸 깨달았다. 앞으로도 정말 배울 게 많겠다는 걸 느낀다. 고등학생일 때는 대학에 가면, 대학생일 때는 취직하면 공부가 끝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인턴으로 일하면서 주변을 보니 오히려 학생일 때보다 더 치열하게 공부하시는 것 같다. 다른 팀원분들이 책을 굉장히 자주 읽으시고 기사도 많이 찾아보신다. 각종 세미나에도 참석하시는 걸 보면서 나도 긍정적인 자극을 받고 있다.”

인턴생활을 앞둔 대학생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인턴이라서 주눅 들거나 아이디어가 쓸모없을 것 같다고 생각할 필요가 전혀 없다. 사소하다고 여긴 개인적인 의견이 다른 이들에게 예상치 못한 신선함과 색다른 시각을 제공할 수 있다. 인턴은 회사 직원이기도 하지만 외부에서 갓 들어온 사람이기도 하기에 인턴의 의견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생각보다 여러분의 의견이 중요하다는 걸 잊지 말고 자유롭게 의견을 표현하면 좋겠다. 또 하나 더, 인턴으로 입사하게 되면 가치를 증명해내야 할 것 같은 부담감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보다는 배움에 중점을 두고 업무에 임하기를 추천한다. 회사로부터, 동료들로부터 어떤 것을 배울 수 있을지, 어떻게 성장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면 부담감을 덜 수 있을 것이다. 떨어지더라도 너무 실망하지 말자. 재재 PD가 말한 것처럼 ‘회사가 찾고 있는 건 핸들이었는데 난 바퀴였을 뿐’이라고 생각하시면 좋겠다.”

앞으로의 계획은.
“앞으로도 향후 몇 년간은 마케터로서 계속 일할 것 같다. 우선 스푼라디오에서 마케터로서 커리어를 쌓으면서 더 많이 배우고 성장하고 싶다. 앞으로 어떤 분야의 마케터가 될지 찾는 것은 과제가 남겨뒀다.. 기회가 된다면 대학원에 진학해 경영학을 공부해보고 싶다.”

스푼라디오 채용 과정은?
채용 방법 : 개발 직군과 비개발 직군의 수요에 따라 유동적으로 수시 채용
채용 절차 : 서류-1차 면접-2차 면접-처우 협의-채용
기타 사항 : 직무에 따라 과제 전형이 있는 경우 있음. 올해에는 100명 정도 채용할 계획.

조수빈 기자 subin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