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이 만든 다큐 `누렁이`…불붙은 `개고기` 논쟁

미국의 유명 감독이 한국의 `개고기 산업`을 들여다본 다큐멘터리가 유튜브에 공개되면서 개고기 논쟁에 다시 불이 붙고 있다.

유명 시트콤 `프렌즈`의 제작자 케빈 브라이트 감독이 미국과 한국을 4년간 직접 오가며 만든 다큐멘터리 `누렁이`(Nureongi)는 지난 10일 유튜브에 무료로 공개된 이후 닷새 만에 4만7천 회가 넘는 조회 수를 기록했다.

다큐멘터리는 한국 개 농장에서 구조한 개들을 미국 가정집으로 입양 보내는 도브(DoVE·Dogs of Violence Exposed) 프로젝트 단체의 설립자 태미 조 져스만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재미교포인 태미는 한국에서 개를 잔인하게 도살하는 영상을 보고 충격을 받아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됐다고 전한다.

그렇다면 한국의 개고기 산업에 대한 시각은 어떠할까. 다큐멘터리는 한국 시민들에게 개고기 산업의 불법 여부, 식용견과 애완견의 차이 등을 묻는다. 개고기를 둘러싼 한국 사회의 의견은 여전히 분분하다.

다큐멘터리에는 개 농장주와 식용견 판매업자, 육견협회 관계자, 대학 영양학과 교수, 국회의원, 수의사, 동물보호 운동가, 유기견 입양자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솔직한 인터뷰가 담겼다. 예능 프로그램 등에 출연하고 있는 강형욱 훈련사, 동물보호법 개정안을 발의했던 표창원 전 의원 등도 출연한다.

이들 사이에서는 산업 종사자에 대한 생존권을 보장하고 개고기 식용 문화라는 전통을 계승해야 한다는 주장과 잔인한 사육과 도살 방식을 금지하고 사람과 가장 가까운 동물인 개를 먹는 일을 멈춰야 한다는 주장이 팽팽하게 맞선다.

다큐멘터리에 따르면 1년에 식용으로 사용되는 개는 150만∼200만 마리에 달하고, 산업적 측면에서 수입은 연간 2천800억∼5천600억 원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식용견 농장 1만여 곳 가운데 정부 규제 아래 운영되고 있는 농장은 약 3천여 곳에 머무르는 수준이다.
미국인이 만든 다큐 `누렁이`…불붙은 `개고기` 논쟁

영상에는 불법으로 운영되는 농장에서 치우지 않은 분변이 우리 바닥에 깔려있고, 개가 먹을 수 없는 양파, 파 등이 섞인 음식물쓰레기를 사료로 주는 현실이 드러난다. 상업 도살장에서 살아있는 개를 30초 넘게 전기로 감전시켜 죽이는 장면도 담겼다.

그렇다고 개 농장주나 산업 관계자들을 부정적인 시각으로만 바라보는 것은 아니다. 시장에서 건강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는 개소주가 건강에 좋다는 믿음을 갖고 있고, 동물보호 단체로부터 보상을 받고 개 농장을 폐업하기로 한 주인은 "하다 보니 이렇게 됐다. 미안하고 죄송하다"고 사과한다.

브라이트 감독은 다큐멘터리 공개에 앞서 한국 사회에서 개고기 산업이 굉장히 복잡한 문제라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면서 현실의 문제를 짚어보고 미래에 나아갈 방향성을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다큐멘터리는 유튜브 누렁이 채널(https://www.youtube.com/watch?v=KBfSiE3m_4Q)에서 볼 수 있다.

(사진=웨버샌드윅/연합뉴스)

김현경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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