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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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스가 총리와의 첫 대면은 한일관계에서 새로운 시작이 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지만, 회담으로 이어지지 못한 것을 아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영국 콘월에서 열린 G7 정상회의를 마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이같이 말했다. 회의 기간 중 문 대통령은 스가 요시히데 총리와 만나 인사를 나눴지만 기대되던 양자회담에는 이르지 못했다.

G7 정상회의 결과에는 만족스러움을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보건, 열린사회, 기후환경, 각 주제별로 지구촌의 책임있는 나라들이 진솔한 의견을 나눴다"며 "우리도 지속가능한 세계를 위해 국격과 국력에 맞는 역할을 약속했고, 특히 선진국과 개도국 간의 가교 역할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회의 기간 동안 만남들에 대해서도 의미있었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소리오 아스트라제네카 회장과는 백신생산 협력을 논의했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는 독일의 발전한 백신 개발 협력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며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는 수소경제 협력, 유럽연합(EU)의 샤를 미셸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우르술라 폰 데이 라이엔 집행위원장과는 그린, 디지털 협력에 공감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도 첨단 기술과 문화·교육 분야 등의 미래 협력을 다짐했다"며 "우리의 외교 지평이 넓어지고 디지털과 그린 분야 협력이 확대발전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G7정상회의에 참석하면서 마음 속에 두 가지 역사적 사건이 맴돌았다고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하나는 1907년 헤이그에서 열렸던 만국평화회의"라며 "일본의 외교 침탈을 알리기 위해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타고 헤이그에 도착한 이준 열사는, 그러나 회의장에도 들어가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른 하나는 한반도 분단이 결정된 포츠담회의로 우리는 목소리도 내지 못한 채 강대국들간의 결정으로 우리 운명이 좌우됐다"고 덧붙였다.

지금은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우리 운명을 스스로 결정할 수있게 됐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 대한민국은 세계10위권의 경제대국이 됐고, 세계에서 가장 성숙한 국민들이 민주주의와 방역, 탄소중립을 위해 함께 행동하는 나라가 됐다"며 "이제 우리는 우리 운명을 스스로 결정하고, 다른 나라와 지지와 협력을 주고받을 수 있는 나라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많은 나라가 우리나라와 협력하기를 원한다"며 "지속가능한 세계를 위해 우리의 목소리를 낼 수도 있게 됐고, 참으로 뿌듯한 우리 국민들의 성취"라고 평가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