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千載一遇(천재일우)
▶ 한자풀이
千 : 일천 천
載 : 해 재, 실을 재
一 : 한 일
遇 : 만날 우


천 년에 한 번 만난다는 뜻으로
좀처럼 얻기 어려운 기회를 의미 -《삼국명신서찬》

중국 동진시대에 원굉(袁)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글재주가 뛰어났지만 집안이 어려워 배에서 짐꾼으로 일하던 어느 가을밤, 강에 나가 시 한 수를 읊었다. 마침 사상이라는 귀족이 배를 띄우고 달구경을 하다 그 시를 듣고 원굉을 찾았다. 이 인연으로 원굉은 동양군 태수가 되었다. 그가 쓴 《삼국명신서찬(三國名臣序贊)》은 삼국지에 나오는 20명의 건국 명신에 대한 행장기(行狀記: 일생의 행적을 적은 기록)다. 위나라 9명, 촉나라 4명, 오나라 7명을 담고 있는데 제갈량·방통 등 잘 알려진 인물도 있지만 낯선 인물도 많다. 명신을 예찬하는 내용 중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만 년에 한 번 있는 기회는 이 세상의 공통된 법칙이며, 천 년에 한 번 오는 만남은 현군과 명신의 진귀한 해후다(夫萬歲一期, 有生之通途, 千載一遇, 賢智之嘉會).”

원굉은 이어서 “이 같은 기회를 누구나 기뻐하지 않고는 못 견디니, 기회를 잃으면 어찌 개탄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라고 하면서 현명한 군주와 뛰어난 신하의 만남이 그만큼 이뤄지기 어려운 것임을 강조했다. 그는 또 “말을 알아보는 사람을 만나지 못하면 천 년이 지나도 천리마는 한 마리도 나오지 못한다”고 했다.

《삼국명신서찬》에서 유래된 천재일우(千載一遇)는 좀처럼 만나기 힘든 기회를 의미하며 만세일기(萬歲一期), 천재일시(千載一時), 천재일회(千載一會), 천세일시(千歲一時)라고도 한다. 사공견관(司空見慣)은 반대로 자주 보아 신기하게 여기지 않는다는 뜻이다. 여기서 사공은 중국 주나라부터 내려온 관직명으로 수리와 건축을 담당했다. 사공을 맡은 벼슬아치가 ‘자주 보아 익숙해졌다(見慣)’는 의미다.

작가/시인
작가/시인
백락일고(伯樂一顧)는 명마도 백락(伯樂)을 만나야 세상에 알려진다는 뜻으로, 재능 있는 사람도 그 재주를 알아주는 사람을 만나야 빛을 발한다는 말이다. 왕의 최고 덕목은 ‘신하를 알아보는 눈’이라고 했다. 현군은 명신을 알아보고, 명신은 현군을 만든다. 하나 더, 기회는 준비된 자 앞에서 멈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