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경제] 전기차 배터리 장밋빛 전망은 경계…전고체 전지가 답은 아냐
● 출연 : 박철완 서정대 자동자학과 교수

● 진행 : 이종우 앵커 (前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 한국경제TV <주식경제> 월~금 (10:50~11:40)

Q. 韓·美 정상회담, K-배터리 동맹 강화?

= 이번에 한미정상회담에서 나온 배터리 이야기는요. 결국은 GM은 한국의 LG에서. 그리고 포드는 SK이노베이션이라고 해서 거의 우리나라 배터리 제작사들이 미국의 자동차 제작사들과 일대일로 매칭되는 게 확인이 됐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Q. K-배터리 업체 경쟁력은?

= 일본이 리튬이온 2차 전지를 발명하고 나서 이어서 바로 이어간 게 우리나라거든요. 우리나라가 지금 갖고 있는 최강점이라고 할 수 있는 게 제품화 능력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중국과 우리나라를 비교할 때 중국이 현재 시장 점유율 측면에서 우리나라보다 앞서긴 합니다만, 깊은 속내를 들여다보면 제품의 수율이라든지 제품의 수준을 봤을 때는 평균적인 면에서는 우리나라가 앞서는 것은 틀림없습니다.

Q. 폭스바겐 배터리 내재화...불거진 K-배터리 위기론?

= 테슬라가 배터리데이에서 발표를 하면서 자동차 제조사들의 배터리 내재화에 불을 지렀습니다. 사실 테슬라가 그렇게 얘기를 했을 때는 다들 긴가민가 했었어요. 과연 가능할지에 대해서요. 그런데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1, 2위에 있는 폭스바겐이 파워데이에서 자신들도 이제 내재화로 가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게 테슬라 하나만의 고집이 아니라 자동차 제조사들의 큰 트렌드가 되지 않을까 사람들이 관심을 갖기 시작했죠. 당장 내재화가 가능할 것인지 말입니다. 내재화를 한다 하더라도 한 10년 정도 후에 완성된 모습을 보일 걸로 계획을 하고 있고요. 대신 올해나 내년부터 차근히 모습을 보일 텐데 중요한 징검다리로써 자동차 제작사와 배터리 제조사들 사이에 사실상 내재화를 담당할 합작사들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그게 이번 한미 정상회담 직전에 발표된 포드와 SK이노베이션의 합작사 설립입니다.

=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전기차 시장의 방향성 자체도 확실치 않았습니다. 그리고 배터리의 형태라고 할 수 있는 소형 원통형이라든지, 중대형 각형, 그리고 중대형 파우치 이렇게 크게 세 가지 정도가 있는데 자동차 제작사들도 어떤 전지를 쓸 건지 확정을 짓지 못했습니다. 이제야 배터리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속속들이 발표를 하면서 방향성이 잡힌 겁니다. 방향성이 잡히니 어느 정도 배터리량이 필요할 것인지도 계획이 잡히게 되었습니다. 단순하게 외주를 주고 그 다음에 여러 개의 회사들이 경쟁을 하도록 하는 멀티 벤더 전략을 쓰기보다 이제는 선택과 집중을 하고 뛰어야겠다는 거죠.

Q. 원통형·각형·파우치 배터리 비교와 전망은?

= 테슬라가 소형 원통형을 선택한 이유는요, 그 당시에 소형 원통형 배터리가 생산성이 훌륭하고 셀 간 제품 편차도 가장 적은 전지였어요. 자동화도 잘 되어 있었고요. 그러니까 당장 쓸 수 있는 전지였죠. 그 다음에 전지 기술이 발전을 하면서 중대형 셀의 기술이 발전을 했고, 각형과 파우치형이 중대형화되었습니다. 파우치형의 최장점은 에너지 밀도가 제일 높다는 것입니다. 각형 같은 경우는 파우치형보다 에너지 밀도가 조금 떨어졌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전지 제조사들과 자동차 제작사들이 협업을 해서 CTP(Cell to Pack), 다음에 CTC(Cell to Car)이라는 형태로 데드 스페이스를 줄였습니다. 실질적으로 자동차에 장착이 되는 팩 에너지 밀도가 거의 파우치셀에 육박하는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폭스바겐이 이번에 각형으로 선택을 한 주된 원인이 CTP와 CTC 기술에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거기에 더해서 테슬라가 원래 소형 원통형으로 시작을 했지만 배터리 데이에서 발표를 했던 게 중대형 원통형입니다. 그 당시 발표가 되고 많은 전문가들이 저건 이미 알려진 기술이고 별거 아니라고 얘기를 했지만 중대형 원통형의 특징과 테슬라가 지향하는 점에 접점이 있어요. 테슬라가 중대형 원통형으로 구현해 보고자 하는 것은 초고속 양산입니다. 중대형 각형이나 중대형 파우치보다 생산성을 높이겠다는 게 바로 테슬라입니다.

Q. 어떤 전기차 배터리 모양이 우위 차지할까?

= 당장은 워낙 변수들이 많아서 여러 면을 살펴보셔야 합니다. 먼저 테슬라의 중대형 원통형이 어느 정도의 생산성을 보일 지입니다. 그리고 폭스바겐이 각형을 내재화 시키겠다고 했지만 제가 보기에는 그쪽도 합작사로 가는 게 유리하거든요. 6개 공장을 어떻게 합작할 것인지 봐야합니다. 그 다음에 파우치형은 예년에 비해 힘든 상황에 빠졌어요. 전에는 폭스바겐도 파우치형을 쓰곤 했지만, 시장 점유율 측면에서 파우치형을 쓰는 GM과 포드가 자동차 시장에서 얼마나 퍼포먼스 잘해줄 것인가를 봐야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전고체 전지가 있습니다.

Q. `전고체 배터리`...전기차 시장 주도할까?

= 최초의 리튬 금속 2차 전지가 만들어졌다가 사고가 났어요. 안전성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방향은 두 가지로 흘러갔습니다. 한 가지는 아예 리튬 금속이 없는 시스템, 그게 리튬이온 2차 전지입니다. 그 다음에 전해질의 액체에 문제가 있으니까 그걸 고체화시키자는 방향이 있었어요. 그래서 리튬 금속 폴리머 2차 전지가 개발이 됐습니다. 사실상 그 시절에 제품화 상용화에 성공을 한 건 리튬이온 2차 전지고요. 리튬 금속 폴리머 2차 전지는 20년 이상 전혀 상용화가 안 되고 있었죠. 그런데 리튬 금속 폴리머 2차 전지가 바로 흔히 이야기하는 전고체 전지인데 이 전고체 전지에도 폴리머 일렉트로라이트 이외에 다른 형태의 기술들이 자꾸 들어오기 시작했어요. 전고체 전지를 두고 차세대 전지라며 지금 이야기가 되고 있는데요, 저는 그렇게 긍정적으로 보지는 않습니다.

= 전고체 전지가 제품화·상용화가 된다 하더라도 현재는 안전성이란 측면에서 리튬이온 타입이 제일 유망하고요. 리튬이온 2차 전지는 전지 시장에서 아주 특징적인 전지예요. 전지가 개발되고 나서 사실상 이 전지에 의해서 시장이 열려왔다고 보시면 돼요. 경쟁을 해서 어떠한 시장을 뚫고 들어갔다기보다는 모바일이라든지 배터리 전기차도 리튬이온 2차 전지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거든요. 그런데 전고체 전지가 앞으로 들어와야 할 시장은 자기들이 만드는 시장이 아니라 리튬이온이 차지하고 있는 시장이에요. 경쟁자가 너무 강력해요. 개발이 된다고 해도 기존 시장을 뚫고 들어오기 쉽지 않을 겁니다. 현재 에너지 밀도가 높다고 얘기하는 게 리튬 금속 계열의 전고체 전지인데요. 안정성이 확보가 돼도, 위험한 부분이 리튬이온 2차 전지와 전혀 다른 영역에서 나타나요. 실제 장착이 되어 움직이기 시작할 때는 또 다른 모습이 보일 겁니다.

Q. 전기차 배터리-완성차 업체 간 협력 관계 형태는?

= 내재화라고 할 수 있는 동맹 관계의 합작사가 대세로 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합작사가 됐다고 그 관계가 반드시 끝까지 가지는 않아요. 대표적인 예가 닛산과 NEC가 합작을 한 AESC입니다. 닛산은 자동차 제조사고 NEC는 배터리를 개발하는 회사죠. 그런데 NEC의 기술력이 못 따라오니까 닛산이 자발적으로 포기를 했고, 이 회사는 사실상 중국으로 넘어가서 Envision AESC가 되었습니다. 자동차 제작사와 배터리 제조사의 기술 싸움 시작이 되었습니다. 배터리 제조사의 기술력 개발 자체가 자동차 제작사를 못 따라가면 자동자 제작사는 결국 내재화로 갈 겁니다. 배터리 제조사가 열심히 개발을 해서 `너희들은 우리 배터리 제조사를 따라야 해`라는 식의 분위기가 되면 합자를 깰 리가 없습니다.

Q. "전기차 배터리 시장 10년간 23배 성장한다"...현실은?

= 최근 한두 해 동안 배터리 전기차의 자동차 시장 점유율이 3~5% 정도가 되는데, 20~23배까지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은 모든 자동차가 배터리 전기차로 바뀐단 얘기입니다. 말이 안 되죠. 왜냐하면 사람들이 배터리 전기차만 말하는데 배터리 전기차의 강력한 경쟁자인 미래형 자동차가 또 있어요. 가령 연료전지 전기차 흔히들 수소차라고 많이 부르죠. 이쪽도 전기차 계열입니다. 두 번째로 내연기관 자동차가 이대로 끝나지 않을 거예요. 내연기관 자동차 쪽에서 차량 전자가 진전된 게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와 플라이브리드가 있어요. 이것만 보더라도 강력한 경쟁자가 있는 상태인데, 보통 10년 전 시장과 비교해 보면 전체 규모가 비슷하거든요. 그럼 20-23배란 건 다른 자동차들은 어떻게 된다는 걸까요? 장밋빛 전망이 아닌가 싶고요. 그것보다 더 낮다고 봐야할 것 같습니다.

Q. K-배터리 산업의 경쟁력과 미래는?

= 지금 중국 쪽이 워낙 강력하게 치고 나오고 있습니다. 중국이 우리나라에 비해서 소재라든가 기초가 약하다고 할 수가 없거든요. 지금 일본도 다시 한 번 뛸 준비를 하고 있고요, 유럽 쪽의 배터리 제작사들도 열심히 준비하고 있고, 특히 미국에서는 테슬라가 신형을 준비하고 있고요. 경쟁은 점점 격화될 거예요. 경쟁이 격화될 때 기초에 기반한 기술력을 확보하지 않으면 따라갈 수가 없을 것입니다. 방향성을 잡을 때 사실 전고체도 해야되겠지만 그 부분은 인아웃으로 해서 랩스케일 정도로 개발을 해야 될 부분이고, 아무래도 리튬이온 2차 전지가 10년 정도는 계속 석권하고 집권할 거라고 봅니다.

Q. 韓 배터리 기업 글로벌 기술력 수준은?

= 최근 10년 간 많이 떨어졌어요. 정부의 투자가 부족하다는 얘기들을 많이 하는데요. 제가 체크를 해보니까 정부에서는 상당한 비용을 투자했습니다. R&D 비용 엄청나게 들어갔고 인프라도 엄청나게 들어갔는데, 투자 대비 성과가 너무 낮아요. 안 그래도 지금 여기저기서 투자를 더 해달라는 얘기를 하고 있는데 제가 보기엔 그것보다도 투자된 내용을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앞으로의 방향성을 확인하고 정확하게 투자로 어떻게 할 건가를 다시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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