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악몽 되풀이?..."고점대비 40% 증발"
국내 거래소에 상장한 가상화폐(가상자산)의 시가총액이 최근 열흘 사이 40% 가까이 증발했다.

규모의 차이는 있지만, 2018년 초에도 열흘 사이 시가총액이 40% 넘게 사라져 최근의 폭락세를 실감할 수 있게 한다.

23일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이 거래소의 자체 시장지수(UBMI, 2017년 10월 1일=1,000)는 22일 오전 5시 현재 8,500.19이다.

이달 1일 12,231.69와 비교하면 30.5% 내렸다. 특히 최고였던 이달 9일 13,972.08과 비교하면 2주도 지나지 않아 39.2% 하락했다.

이 지수는 업비트 원화 거래 시장에 상장한 모든 가상화폐를 대상으로 산출한다. 모든 가상화폐의 시가총액 변동과 시장 움직임을 지표화해 파악할 수 있다.

요컨대 업비트 원화 시장에 상장된 전체 가상화폐의 시가총액이 이달 들어 40% 가까이 증발했다는 뜻이다.

비트코인을 제외한 가상화폐(알트코인)들도 시가총액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22일 오후 5시 업비트의 알트코인지수(UBAI)는 6,435.18이다. 이달 1일(8,672.97)보다 25.8% 내렸고, 역대 최고였던 이달 11일(11,239.64)과 견주면 42.7% 급락했다.

알트코인 시가총액이 불과 열흘 사이 40% 넘게 사라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런 감소세는 코인 투자자들을 `공황`에 빠트린 2018년 초와도 비슷하다.

2017년 10월 지수 편제 이후 UBMI는 이듬해 1월 7일 6,843.89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열흘 만인 1월 17일(3,709.76) 4,000선이 무너지며 시가총액이 45.8% 사라졌다. 정확히 두 달 뒤인 3월 17일에는 1,888.82까지 내렸다. 1월 7일을 기준으로 했을 때 시가총액이 두 달여 만에 72.4% 증발한 것이다.

최근 하락장은 비트코인 등 주요 가상화폐들이 일제히 급락하면서 펼쳐졌다.

업비트에서 비트코인은 지난달 14일 8천199만4천원으로 역대 최고가를 쓴 뒤 이달 들어 점차 낙폭을 키우더니 최근에는 4천만원 중후반대로 내려앉았다.

업비트 비트코인 시가총액은 이달 3일만 해도 1천198조7천억원이었으나 21일 현재 881조7천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같은 기간 시가총액 2위 가상화폐인 이더리움도 386조7천억원에서 380조6천억원으로 덩치가 줄었다.

최근에는 국내 시세가 해외보다 비싼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 현상도 두드러지면서 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다.

20일 한때 업비트에서 비트코인 가격이 5천200만원을 넘었을 때 바이낸스에서는 4천200만원가량에 머물면서 김치 프리미엄이 20%에 달했다.

폭락장이 펼쳐진 2017년 말, 2018년 초에 김치 프리미엄이 50%를 넘은 점을 고려하면 아직은 그 정도가 심하지 않지만, 가격이 급락할 경우 피해를 볼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다만 거래소 업계에서는 이번 조정이 2018년 초와는 다를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한 거래소 업계 관계자는 "조정은 있을 수 있지만, 최근처럼 급격하게 하락하지는 않을 거라는 게 내부 분위기"라며 "하락장에서의 특징이 더 뚜렷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최진욱기자 jwchoi@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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