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참변 피한 200만 도시..."용암이 우리집 삼켰어요"
아프리카 중부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에서 폭발적인 화산 분화로 흘러내린 용암이 인구 200만명의 고마시를 위협했다고 AFP, 로이터 통신이 23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전날 오후 6시께 민주콩고 동부 비룽가 국립공원에 있는 니라공고화산이 분화한 이후 화산에서 나온 용암이 남쪽 키부호수변에 있는 고마시쪽으로 흘러내렸다.

용암은 밤새 흘러내리다가 시가지 경계에서 수백m 떨어진 지점에서 멈춰섰다.

현지 주민들에 따르면 용암은 시 동쪽 교외에 있는 공항까지 흘러내렸지만, 다행히 공항 시설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

하지만 공항 인근 마을은 용암의 피해를 봤고, 밤하늘을 시뻘건 불길로 물들인 용암이 도시로 항하자 고마시 주민 수천명이 대피했고 많은 사람이 뜬눈으로 밤을 지샜다.

고마에서는 이날 오전까지도 십여 차례의 약한 지진이 감지됐다.

한 주민은 "사람들이 다시 집으로 돌아오고 있다. 현재 상황은 진정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사람들은 여전히 겁을 먹은 상태다. 당국은 아침까지도 어떤 공식 발표도 내놓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민주콩고 정부 대변인인 파트리크 무야야는 "어제 저녁부터 상황을 주시해온 지자체에 따르면 용암의 흐름이 약해졌다"고 상황을 전했다.

전날 화산 폭발 후 고마 시내 대부분은 전기 공급이 끊겼고, 전화 통화도 원활하지 않은 상태가 지속됐다.

지구에서 가장 활동적인 화산 중 하나로 알려진 니라공고화산 분화는 지난 2002년 1월 17일 이후 처음이다.

당시 화산 분화로 250여명이 사망했고, 12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공항 활주로의 절반을 포함해 고마시 상당 부분이 용암에 휩싸였다.

(사진=연합뉴스)

최진욱기자 jwchoi@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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