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위드 코로나 시대에 마스크는 필수 아이템이 됐다. 이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것은 바로 입 주위 피부다. 마스크를 장시간 착용하면서 피부 트러블은 물론 건조함이 극대화되면서 뾰루지와의 전쟁이 시작됐다. 여기에 피부 컨디션은 최악의 상태. 이런 상황에 마스크를 쓰면서 피부 관리를 잘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최남현 미라클 의원장(가정의학과전문의)

마스크를 착용한 지도 벌써 1년이 훌쩍 넘어가고 있다. 코로나19 이전에 마스크를 쓰는 경우는 평소 수술할 때 간헐적으로 쓰는 덴탈 마스크가 전부였다. 하지만 코로나19 탓에 어느덧 습관이 됐는지 하루 종일 착용해도 이제 견딜 만하다. 하지만 최근에는 부쩍 기온이 오르면서 마스크가 약간 불편해지고 있다. 이는 모든 사람들이 느끼고 있을 터.
코로나19가 장기화 되면서 오랜 시간 동안 마스크를 착용하다 보니 입 주위와 턱 주변 마스크 사용 부위에 피부 트러블을 호소하는 환자들을 자주 만나게 된다. 그들은 “마스크를 쓰고 난 후 피부가 거칠어졌어요” 혹은 “뾰루지가 생기면서 피부가 붉게 변해가요”, “피부 각질이 일어나요” 등 마스크 착용의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마스크 시대, 피부 건강을 지키려면
마스크를 오래 착용하면서 입 주위에 피부염이나 뾰루지 같은 문제가 많이 생기는 피부 타입은 평소 피부가 건조하거나 각질이 일어나는 예민한 사람들로 복합성 피부, 예민성 피부, 트러블성 피부를 가진 사람들이다. 이는 피부의 보호막과 면역막 및 방수막 역할을 하는 각질층(피부장벽)이 손상됐거나 피부가 약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또한 스트레스나 배달음식 같은 인스턴트 음식도 피부 트러블을 일으키는 원인 가운데 하나다. 맵고 자극적인 음식은 피부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피부가 약한 사람들에게는 영양분이 균등한 건강 식단을 구성해 섭취하는 것을 추천한다. 여기에 가벼운 운동과 반신욕으로 독소를 배출하고 충분한 휴식과 숙면을 통해 스트레스를 줄여 나가는 것을 권장한다.
밖에서 들어오는 외부 세균이 우리 몸 안으로 들어오는 통로는 크게 세 곳이다. 피부와 호흡기, 위장관(胃腸管)으로 인체의 내부 환경과 외부 환경 사이의 경계면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기관들은 우리 몸의 1차 방어막 즉, 면역막 역할을 하는 곳이다. 이 부분이 약해지면 2차 면역막 역할을 하는 여러 면역세포들이 출동해 나쁜 세균들과 전쟁을 치른다. 이때 면역세포들은 사이토카인과 효소 및 항체를 만들어 그들을 막아낸다.
예를 들어 군대식 표현으로 쉽게 얘기해보자.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육군에 해당하는 기관은 위장관이다. 위장관 벽의 뮤신-점액장벽이 1차 방어막이다. 공군 방어에 해당하는 곳은 호흡기다. 코부터 기관지의 뮤신-점액장벽이 호흡기 방어막이다. 이 호흡기 방어막이 약해지면 미세먼지나 감기바이러스, 코로나 바이러스가 쉽게 침투하게 된다. 해군의 역할은 피부장벽이다. 피부장벽은 주로 각질층이 이를 수행한다. 벽돌 역할을 하는 각질세포와 시멘트 역할을 하는 세포 간지질과 교소체, 각질층 안의 약산성 환경 등 네 가지가 세균을 막고 있다.

마스크 속 피부는 목욕탕 욕조 안
마스크를 장기간 쓰고 있으면 호흡 도중에 나오는 수분에 의해서 각질이 쉽게 벗겨지게 된다. 이는 마치 목욕탕 욕조에 오래 앉아 있는 것과 같다. 피부 각질층이 물에 부르터서 쉽게 때가 밀리듯 수화현상(hydration, 水和)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각질이 떨어지게 되면 피부장벽이 손상되면서 틈이 생겨 쉽게 화장품 속 화학성분이나 세균 등이 피부 깊숙이 침투해 염증을 일으킨다.
환자들은 이 문제를 빨리 해결하기 위해 혼자 다양한 방법을 써가며 막아보려 하지만 각질층의 줄기세포가 비정상적인 증식과 병적인 분화를 일으키게 되면서 각질층이 더욱 두꺼워지고 각질이 많아지게 된다. 이를 제대로 치료해주지 않으면 악순환이 지속된다. 이렇게 되면 모공이 쉽게 막히기 때문에 뾰루지가 잘 생기고 가려움, 따가움, 붉음증과 건조함 등 예민한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특히 평소에 각질 제거를 자주하거나 이중, 삼중 세안을 하는 사람과 화학 화장품을 많이 사용하는 사람, 위장관이 안 좋은 사람, 이미 피부장벽이 약해 있는 사람은 마스크를 오래 사용하면 피부 트러블이 쉽게 발생하고 자연 치유가 잘 되지 않아 오래도록 고생할 수 있다. ‘피부장벽=면역장벽’이기 때문에 각질층이 약하면 세균이 쉽게 침투하게 된다. 그럴수록 손을 자주 씻고 얼굴을 자주 만지지 않아야 한다.
또한 화학성분이 많은 화장품은 중단하고 치료용 세안제와 유·수분 밸런스 진정 제품을 사용해 피부를 보호해야 한다. 피부가 회복될 때까지 기초 화장만 하고 색조 화장은 피해야 한다. 하지만 피부장벽이 건강한 사람은 스스로 회복하는 치유력이 있기 때문에 빨리 복구돼 마스크를 오래 착용해도 큰 문제가 없다.
앞으로 사스, 신종플루, 메르스, 코로나19 같은 새로운 감염병들이 주기적으로 찾아올 것으로 예상된다. 신종 감염병은 지금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또한 산업이 발전함에 따라 환경오염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 만성질환의 주요 원인인 미세먼지, 외인성 독성물질 중독(잔류성 유기오염물질, 과불소화합물, 중금속, 플루오르화 화합물 등)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독성물질은 음식, 공기 및 환경을 통해 체내로 유입되며 우리 몸에서는 해독이 잘 이루어지지 않아 장기적으로 축적된다. 이로 인해 면역 및 신경 퇴행성 질환, 암, 당뇨병 등 만성질환의 원인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코로나19가 아니더라도 미세먼지가 많은 날에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게 좋다.
피부를 보호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면역력을 키우는 것이다. 우리 몸이 가지고 있는 자연치유 시스템을 활성화해 지용성 환경독소를 예방하고 제거하는 방법이다. 또한 우리의 면역체계를 강화시키기 위해서 소식, 간헐적 단식과 황이 많이 함유된 음식(신선한 육류, 양파, 마늘, 부추), 가벼운 운동, 햇빛 쬐기, 충분한 수면 등이 좋으며, 패스트푸드나 인스턴트음식은 자제하면서 식습관과 생활습관을 교정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