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에게 편의점은 작은 천국 같은 곳이죠. 친구들이랑 밖을 바라보며 앉아서 컵라면을 먹어본 적이 있지요? 방과 후 편의점에서 사먹는 라면, 삼각김밥, 소시지, 음료, 아이스크림은 정말 맛있지요.

이 기사는 손님 한 명이 편의점에서 한 번에 쓰는 액수가 늘었다고 얘기합니다. 첫 문장을 볼까요? 기사는 ‘점포 수 포화에도 불구하고’라는 문구로 시작합니다. 점포 수가 포화 상태에 있다는 것은 사실일까요? 두 가지 측면에서 봐야 합니다. 첫째, 정부가 기존 점포를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점포 출점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포화 상태인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기사 뒤쪽에 가면 ‘GS25와 세븐일레븐은 새 점포 후보지에서 250m 안에 자사 점포가 있으면 기존 점주 전원의 동의가 있을 때만 출점하고 있다’가 있지요. 점포를 더 만들고 싶어도 만들기 어려운 상태이므로 점포 수 포화 여부는 불확실합니다. 그렇다면 출점 제한 조치는 누구에게 유리할까요? 소비자? 기존 점포 기득권자? 맞습니다. 기존 점포자에게 유리하죠. 정부가 신규 점포 거리 제한 조치로 시장 경쟁을 막아주기 때문이죠. 그럼 누구에게 불리할까요? 맞습니다. 소비자에게 불리합니다. 기득권자는 신규 경쟁자가 생기지 않기 때문에 서비스 질을 올린다거나 시설을 좋게 할 필요가 없습니다. 경쟁이 이뤄지면 소비자는 좋은 곳, 보다 나은 곳을 선택할 수 있는데 못하게 됐습니다.

시장이 포화됐다고 장사를 망치지 않는다는 점을 기사는 보여주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점포 주인들은 바보가 아니기 때문에 시장이 포화됐다고 망연자실하게 있지 않습니다. 마케팅 수단을 발휘해서 위기를 돌파하죠. 그 마케팅 전략 중 하나가 기사에서 나온 프리미엄 전략입니다. 단가가 높은 물건을 전면에 배치하는 방법으로 객단가를 높이는 것이죠.

이 기사에는 나타나 있지 않지만, 혹시 물건값이 올라 객단가가 높아진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상품 가격이 오르는 인플레이션이 숨어 있다는 얘기죠. 이 기사만 보고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만 그럴 가능성도 없지 않습니다. 시장에 포화란 없습니다. 송곳 하나 꽂을 데 없이 포화라고 하지만, 잘 들여다보면 틈새시장과 새로운 시장이 있지요. 누군가는 그것을 발견하고 나오는 것이 바로 시장입니다. 영화를 영화관에서만 봐야 한다는 기존 관념을 깨고 나온 게 바로 넷플릭스 아닌가요? 시장은 늘 움직입니다. 이 기사를 통해 배울 수 있는 포인트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고기완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