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선 지난 4월 재보궐선거에 이어 여야 지도부 교체가 이어졌다. 내년 3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표심을 잡기 위한 정치권의 이합집산과 정책대결이 본격화 될 조짐이다.

하지만 시야를 밖으로 돌리면 올해와 내년에는 사상 초유의 `코로나 팬데믹` 시대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주요국 선거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아메리카 퍼스트(America First)`가 몰고 왔던 국제질서의 변화에 코로나 국면이 더해지면서 세계는 그 어느때보다 높은 불확실성에 시달리고 있다. 자국 우선주의와 경제적 양극화, 의료 ·보건시스템의 위기, 언택트의 확산은 다양한 정치적,경제적,사회적 변화와 갈등을 야기했고 각국의 선거 결과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투자로 그 시야를 좁히면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해 시행된 대규모 통화정책 완화와 재정정책은 이미 자산가격에 상당부분 반영되면서 이제는 `주가` `금리` `인플레이션` `기업이익` 같은 관점에서 벗어나 보다 큰 그림을 볼 때가 됐다.

각 국의 주요선거일정과 이슈, 자산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간략하게 정리해봤다.

<2021년 주요국 선거>

5월 스코틀랜드 총선

9월 독일 총선

10월 일본 총선

12월 홍콩 총선

1.스코틀랜드 총선

우리시간으로 내일 오후부터 시작되는 스코틀랜드 총선은 코로나 팬데민 이후 분리독립 지지율이 절반을 넘은 가운데 스코틀랜드국민당(SNP)이 의석을 늘릴 경우 `제2차 국민투표`가 추진될 전망이다. 다시 한번 스코틀랜드 분리독립이 추진되면서 영국(UK)과 유럽연합(EU)에는 불확실성이 더해지는 셈이다. 지난 1차 국민투표 직전에는 FTSE지수와 파운드화가 맥을 추지 못했다.

2.독일 총선
주가·금리는 잊어라...이제는 선거다 [뉴스뒤집기]
올해 치뤄지는 선거 가운데 파장이 가장 큰 선거는 역시 9월 독일 총선이다. 현재 집권중인 기민당 연합정권의 수성여부가 관건이지만 현지 분석은 정권교체를 점치는 전문가들이 절대적으로 많다. 유럽을 이끌며 4연임에 성공했던 메르켈의 퇴장과 함께 녹색당의 약진, 극우보수정당이 얼마나 표를 얻느냐에 따라 유럽연합과 유로화의 운명이 결정될 전망이다.

만약 연정 형식으로 녹색당이 집권할 경우 독일은 그동안 꺼리던 대규모 재정투입을 통해 미국 바이든정부와 비슷한 정책을 채택할 가능성이 높지만 극우당이 득세할 경우 정치,경제,사회적 불안은 국경선을 넘어 전 유럽으로 확산될 공산이 크다. 유럽연합의 경기회복을 위해선 안정된 독일 정국은 필수 불가결한 기본 요소이기 때문에 정반대의 상황이 생긴다면 유로화 표시 자산가격은 변동성 확대 뿐만 아니라 가치하락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3.일본 총선

올해 연말 치뤄지는 일본 총선은 사실상 아베 전 총리가 개헌을 추진하려던 바로 그 선거였다. 후임 스가 총리의 인기가 갈수록 떨어지는 가운데 새로운 총리가 선출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자민당 장기집권의 기본 틀이 바뀌지 않는만큼 새로운 정권이 탄생하더라도 정치,경제적 변화는 상대적으로 적을 것이다.

4.홍콩 총선

의회에 해당하는 홍콩 입법회 총선도 12월에 치뤄진다. 이미 한 차례 연기해 치뤄지는 총선이지만 홍콩의 야당과 민주세력을 탄압하는 중국 중앙정부의 강경입장을 반영하면 사실상 그 결과에 대한 의미는 떨어진다. 선거를 계기로 미국과 유럽, 일본 등의 압박이 가중되면서 양측간 긴장이 더욱 고조될 수 있다. 내년 3월로 예정된 행정부수장인 행정장관 선거도 마찰이 우려된다.

<2022년 주요국 선거>

3월 홍콩 행정장관 선거

4월 프랑스 대통령 선거, 호주 총선

10월 브라질 대통령 선거

11월 미국 중간선거

1.프랑스 대통령 선거
주가·금리는 잊어라...이제는 선거다 [뉴스뒤집기]
현 마크롱 대통령과 지난 선거에서 아깝게 고배를 마셨던 르펜 국민연합(RN)의 재대결 결과가 주목된다. 프랑스 역시 코로나 사태로 보수우파의 인기가 수직 상승하면서 르펜의 지지도는 5년 전 34%에서 현재는 47%까지 높아졌다. 1차 투표에서 승패가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2021년 독일 총선결과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르펜이 집권한다면 유럽연합과 유로화는 그야말로 `풍전등화`가 될 것이고 유럽의 역사가 새로운 갈림길에 설 수도 있다. 프랑스의 유럽연합 탈퇴를 뜻하는 `프렉시트(Frexit)`는 올 하반기부터 주요 외신보도의 제목을 점령할 것이다.

실제로 유로화 표시 자산가격의 위험프리미엄이 일제히 상승하고 있고, 내년초 만기가 몰린 국채와 통화 선물가격은 르펜의 집권가능성을 일정 부분 반영하고 있다. 독일국채와 프랑스국채의 수익률 스프레드는 갈수록 확대되는 모습이 대표적이다.

2.호주 총선

`친이민과 친환경`을 내걸로 2018년 총선에서 승리한 호주 자유당은 대규모 산불사태와 코로나 팬데믹 과정에서 겪은 어려움과 최대 수출국인 중국과의 갈등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풍부한 유동성으로 집값이 폭등한 점도 빼놓을 수 없다. 리플레이션 과정에서 상품가격의 상승으로 도움을 받았지만 지지부진한 지지율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3.브라질 대통령선거

최근 인도의 코로나 확산에 가렸지만 브라질은 현 보우나소르 대통령의 실정으로 정권교체가 유력하다. 좌파정권의 장기집권으로 지쳤던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았던 현 정권은 코로나 확산에서 무능함을 여실히 드러냈다. `좌파의 대부` 룰라 전 대통령이 법원에서 수뢰혐의 무죄를 받은 점도 변수로 떠올랐다.

호주와 마찬가지로 자원과 식량부국인 브라질 대선 결과는 이들 가격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4.미국 중간선거
주가·금리는 잊어라...이제는 선거다 [뉴스뒤집기]
취임과 함께 밀어붙인 2조달러 재정부양책과 21세기 뉴딜정책은 바이든 대통령이 내년 의회 중간선거를 처음부터 염두하고 진행된 정책이라 할 수 있다.

상원 1/3, 하원 전체, 주지사 36명을 뽑는 2022년 선거는 바이든 행정부의 중간평가와 함께 그의 정책이 의회를 통해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을지를 가늠한다.

Fed의 금리인상이 2022년말부터 본격화 될 것이라는 전망의 근거도 바로 중간선거 시점을 고려한 것이라고 할 정도로 정치,경제,사회적으로 양극화로 치다는 미국의 선거결과는 자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상대적으로 시간 여유가 있지만 선거를 의식한 양당이 경제와 대중국정책에서 무리수를 둘 수 있는 만큼 그 영향력은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진욱부국장 jwchoi@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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