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9일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서울지방국토관리청에 마련된 인사청문회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9일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서울지방국토관리청에 마련된 인사청문회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사진)가 또다시 가족 관련 논란에 휩싸였다. 부인 '절도'에 이어 이번엔 차남의 '실업급여 부정수급' 의혹이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청와대의 인사 검증 실패와 함께 노 후보자가 가족 전체에 도덕적·법적 문제가 있는 만큼 장관직에 부적합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3일 <한경닷컴>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관계자로부터 제공 받은 '노 후보자 직계존속의 실업급여 수급내역'에 따르면 노 후보자의 차남 노모 씨는 지난해 12월부터 이달까지 실업급여 대상자다.

'공동창업자'면서 퇴사 후 실업급여 수급

노 씨는 구직급여 수급 기간이 한 달 남아있는 가운데 지난달까지 총 721만원을 수령했다. 문제는 노 씨가 실업급여 근거로 내세운 '엘릭서 뉴트리션'이라는 회사다.

노 씨는 '엘릭서 뉴트리션'의 '공동창업자'다. 강모 씨, 박모 씨와 함께 2019년 8월 '엘릭서 뉴트리션'을 공동창업했다. 서초구 소재 한 아파트를 사업장으로 신고하기도 했다. '엘릭서 뉴트리션'은 온라인 문진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영양제 등 건강기능 식품을 추천해주고 판매하는 사업을 다뤘다.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아들인 노모씨가 공동창업한 '엘릭서 뉴트리션'이 채용 공고를 낸 공지사항 관련 내용. /사진=온라인 채용공고 사이트 갈무리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아들인 노모씨가 공동창업한 '엘릭서 뉴트리션'이 채용 공고를 낸 공지사항 관련 내용. /사진=온라인 채용공고 사이트 갈무리
노 씨는 2020년 11월 회사를 나왔다. '일렉서 뉴트리션'은 같은해 12월19일 서초구에 폐업신고를 했으며 식품의약품안전처에는 지난 1월26일 폐업신고를 했다. 노 씨는 회사에 있는 기간 약 3200만원의 월급을 수령했다.

문제는 정부 지원을 위해 제안하는 계획서에 노 씨가 '공동창업자'로 기재된 부분이다. 채용 공고에 기업을 설명하는 내용에서도 노 씨는 '공동창업자'로 설명돼 있다. 그렇지만 노 씨는 고용노동부에 근로자로 신고, 퇴사 후에 실업급여를 받고 있다. 노 씨가 사업주로 고용보험에 가입한 내역은 없다. '부정수급'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

"부인에 이어 아들…靑 인사 검증 실패"

또다른 문제는 회사 운영 과정에서도 정부 보조금을 받고 영업과 관련해 눈에 띄는 활동이 없었던 부분과 폐업을 하며 '먹튀'를 했다는 의혹이다.

'엘릭서 뉴트리션'은 창업진흥원으로부터 △2019년 8월 예비창업패키지 6000만원 △2020년 6월 글로벌엑셀레이팅 사업 1000만원을 받았다. 그러나 정부 지원을 받고 별다른 활동 없이 지난해 12월 문을 닫은 것이다.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9일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서울지방국토관리청에 마련된 인사청문회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9일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서울지방국토관리청에 마련된 인사청문회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엘릭서 뉴트리션'은 문을 닫기 직전에는 추가로 지난해 6월에 강남에 영업장을 신고하는 등 사세를 확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사세 확장 후 반년도 지나지 않아 바로 폐업을 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부인에 이어 이번에는 아들 관련 논란"이라며 "청와대 인사 검증의 실패가 여실히 드러나고 있으며 가족 문제가 이렇게 많은 사람을 두고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노 씨는 사업주가 아닌 근로자였다. 현재 구직 활동도 하고 있고 절차에 따라 실업급여를 받은 것"이라며 "정부 지원금도 본인이 사업주가 아니었기에 관련이 없는 내용"이라고 해명했다. 다만 "왜 정부 지원을 위한 계획서와 채용 공고를 위한 기업 홍보에 노 씨가 '공동창업자'로 명시됐는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답을 하지 못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