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 연합뉴스)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반도체와 배터리 분야에서 중국과의 패권 다툼을 예고했다.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라도 해당 분야에 공격적인 투자를 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인프라 투자를 늘리는데 필요한 재원은 법인세율을 올리는 식의 증세(增稅)로 채우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통상 법인세가 급격히 인상된다면 기업들의 심각한 조세저항이 발생할 우려가 크다. 현재 미국 재계에선 '기업경쟁력을 저하시킨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하지만 대규모 인프라 투자가 미국의 명목 국내총생산(GDP)을 10% 이상 끌어올려, 법인세 인상이 기업이익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을 줄일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13일 '미중 패권경쟁은 ICT 밸류체인 경쟁'이라는 제목의 리포트를 내놨다. 김일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 글에서 "이번 바이든 행정부의 인프라 투자계획이 단순한 경기부양책을 넘어 중국과의 패권경쟁이 장기화될 것에 대비해 미국 경제의 구조를 정비하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앞서 지난달 말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조2000억달러에 달하는 인프라 투자 방안을 내놨다.

그러면서 미국 경제의 호황이 수년간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1조9000억 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에 서명한 지 3주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한 달 만에 GDP의 20%에 달하는 재정정책이 발표되면서다. 이에 변동성지수인 VIX는 20에서 16포인트로 떨어졌다고 했다.

인프라 투자에 들어갈 재원 일부는 증세로 채우려고 한다. 법인세율을 21%에서 28%로 인상하고, 글로벌 법인세 최저한세율을 현행 13%에서 21%로 올려 15년에 걸쳐 부양책에 들어가는 비용을 충당하겠다는 게 바이든 대통령의 계획이다.

김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법인세 인상은 기업이익을 줄여 주식시장에 부정적"이라며 "그러나 대규모 인프라 투자가 명목GDP를 올해 10%, 내년에도 5% 이상 증가시켜 법인세 인상이 기업이익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줄이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바이든 행정부가 내놓은 미국 내 반도체 공장 설립에 대해서 언급했다. 그는 "실패한 오바마 행정부의 거시적 중국 봉쇄전략에서 탈피해 글로벌 밸류체인에서 중국의 약점인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을 중심으로 한 미시적 봉쇄전략으로 불 수 있다"고 강조했다.

ICT 산업은 패권경쟁에서 미국과 중국 모두에게 중요하다고도 했다. 김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입장에선 자신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밸류체인에 아시아 국가들을 계속 머무르게 해서 미국의 봉쇄전략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미국 입장에선 자국내 공장을 만들어 아시아 국가들을 미국 중심의 새로운 밸류체인에 편인시켜 중국을 경제적으로 봉쇄하기 위해서 중요하다"고 밝혔다.


조세일보 / 강상엽 기자 yubyoup@jose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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