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아산공장도 멈추나…"반도체 10배 웃돈 줘도 못구해"
차량용 반도체 부족에 현대차가 울산1공장의 휴업을 결정한 데 이어 쏘나타와 그랜저를 생산하는 아산공장도 휴업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반떼를 생산하는 울산3공장도 반도체 수급난으로 오는 10일 특근을 실시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코나와 첫 전용 전기차인 아이오닉5를 생산하는 울산1공장은 7일부터 14일까지 휴업하기로 했다.

조사에 따르면 반도체 수급 문제로 20% 이내로 감산한 업체는 64%, 50% 이내로 감산한 업체는 36%로 나타났다.

도요타와 폭스바겐, 포드, GM, 혼다 등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은 이미 연초부터 줄줄이 일부 공장을 닫거나 생산을 줄이고 있다.

시장정보 업체 IHS마킷은 반도체 부족으로 올해 1분기 자동차 생산이 100만대, 일본의 노무라증권은 2분기 생산량이 160만대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을 내놓았다.

컨설팅회사 알릭스파트너스는 올해 전 세계 자동차 업계는 반도체 부족으로 매출이 약 606억달러(약 69조원)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반도체 부족은 가전업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미 세계적 가전업체인 월풀이 마이크로컨트롤러 부족으로 전자레인지와 냉장고, 식기세척기 등의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고, 중국 가전업체인 항저우 로밤 어플라이언스는 신제품 출시를 연기했다.

노근창·박찬호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자동차 반도체의 공급 부족은 2분기 말부터 일정 부분 해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는 올해 3분기나 4분기쯤에는 차량용 반도체의 수급이 균형을 맞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차량용 반도체는 고사양 첨단 반도체는 아니지만, 안정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공정이 까다로워 쉽게 생산량을 늘리기 어렵다.

세계 3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글로벌파운드리스(GF)의 톰 콜필드 최고경영자는 최근 방송에 출연해 세계 반도체 부족 현상이 내년 이후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당장 마땅한 대책이 없다는 점이다. 정부는 차량용 반도체를 확보하기 위해 대만 정부는 물론 TSMC 측과도 협의를 진행했으나 지금까지 별 소득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위탁생산 1위 업체인 TSMC로서는 미국, 유럽, 일본 등 열강들로부터 공급 압력을 받는 마당에 우리나라에만 물량을 늘려주긴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다.

정부로서는 "관련국들의 동향을 예의주시 한다"거나 "민간과의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원론적 언급 외엔 달리 할 말도 없어 보인다.

자동차 부품 업체들도 동분서주하고 있으나 10배 안팎의 웃돈을 줘도 구하기가 어렵다며 망연자실해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영호기자 hoya@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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